(영상)애플, 실적 부진에도 주가 올랐지만…“혼란 끝났다”vs“수요 꺾였다”

유재희 2023. 2. 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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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2019년 이후 첫 분기 매출 감소...아이폰 8.1%↓ ‘中생산 차질 여파’
팀 쿡 “2분기 아이폰 매출 가속화·서비스 매출 성장” 전망
다만 거시경제 환경으로 2분기도 매출 감소 가능성 제기
월가 “공급 정상화” VS “이제는 수요 둔화” 엇갈려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애플이 최근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상승했다. 역시 실적이 부진했던 알파벳,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장마감 후 애플(AAPL)과 아마존(AMZN), 알파벳(GOOGL)은 시장 및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못 미치는 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3일 열린 정규 거래에서는 다소 엇갈리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아마존과 알파벳은 각각 8.4%, 2.8% 내린 반면 애플은 2.4% 상승한 것. 특히 이날 1월 고용보고서와 ISM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서프라이즈 하게 나오면서 증시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애플의 2023회계연도 1분기(10~12월) 매출액은 전년대비 5.5% 감소한 117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예상치 1211억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2019년 이후 첫 분기 매출 감소였고 2016년 이후 가장 큰 매출 감소 폭이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전년대비 10.9% 감소한 1.88달러에 그쳐 예상치 1.94달러를 하회했다. 다만 총마진은 42.96달러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아이폰과 맥, 웨어러블(애플워치, 애플TV, 에어팟 등) 매출이 각각 8.1%, 28.7%, 8.2% 감소했다. 아이폰의 경우 중국 공장 생산 차질 여파가 컸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반면 아이패드와 서비스 부문 매출은 각각 29.7%, 6.7% 증가했다. 특히 앱스토어, 아케이드, 뉴스+, 뮤직 등이 포함된 서비스 부문의 경우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애플 뮤직과 애플TV+의 월 이용요금을 인상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CEO)는 “1분기 거시경제 환경이 전년과 비교해 훨씬 어려웠다”며 “2분기 실적도 1분기와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년대비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다만 “중국 경제 재개로 생산 차질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며 “향후 아이폰 매출 가속화 및 서비스 매출 부문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패드와 맥 부문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월가에서는 애플에 대한 평가 보고서가 쏟아진 가운데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섰다.

모건스탠리의 에릭 우드링 애널리스트는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격 175달러를 유지하면서 “2분기 아이폰 매출 개선 및 높은 마진 유지 가능성, 사용자당 지출 증가 추세, 애플 생태계의 힘 등을 고려할 때 단기 역풍에 따른 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의 짐 수바 애널리스트도 ‘매수’의견과 목표가 175달러를 유지했다. 그는 “환율 영향 등을 고려하면 1분기 매출과 향후 전망은 평평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우수한 서비스 실적과 애플의 설치기반 성장세, 업계 내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월가의 평가는 매우 비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사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는 종전 180달러에서 175달러로 소폭 낮췄다. 하지만 그는 “애플의 실적 가이던스는 매우 보수적으로 보인다”며 “보수적인 가이던스와 중국 경제 환경 개선 등은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젠블랙의 바튼 크로켓 애널리스트 역시 “중국 공급망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이제 혼란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종전 165달러에서 17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거시 경제 상황에 애플이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았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소비 지출 축소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을 고려할 때 2023회계연도 연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본다”며 “현 주가는 역사적 수준 및 동종 업계 대비 고평가 상태라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 ‘시장수익률’과 목표가 125달러를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도 ‘중립’의견과 154달러의 목표가를 유지했다. 그는 “견고한 마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제는 수요 둔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으로 기대 요인보다 매출 역성장 가능성 등 우려 요인이 더 많다는 판단이다.

유재희 (jhyoo7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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