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을 돕자, 군은 영원한 동지"…'호전적'이지 않은 北의 '건군절' 분위기
열병식 주목…김정은 불참시 특이행보로 해석될 여지 있어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건군절·8일)을 앞두고 '원군'(援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열병식이 다가오고 있지만 호전적인 메시지 발신보다는 '서로 돕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집중하면서 결속에 더 방점을 찍는 듯한 모습을 부각해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온 사회에 원군기풍을 확립하는데서 당 조직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제하 기사에서 "원군기풍은 군민이 혈연적 유대를 이루고 생사운명을 같이하며 당의 위업을 받들어나가는 우리 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고상한 미풍"이라고 말했다.
원군은 북한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사회적 캠페인으로, 일반 주민들이나 학생들이 군에 위문편지나 제각기 준비한 지원 물자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올해 정주년(5년·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는 건군절을 계기로 무력도발이나 대대적인 대외 호전적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최근 북한 매체의 보도 기조는 내부적인 결속을 다지는 데 집중된 모습이다.
신문은 "국방은 공민의 제일가는 애국이며 전체 인민의 신성한 의무"라며 "인민군대를 성심성의로 도와주는 것은 단순히 군인들의 생활을 불편없이 돌봐주는 실무적인 사업이 아니라 우리 당의 군사중시사상을 받들고 고마운 사회주의 제도를 지키기 위한 정치적사업"이라며 전체 인민들이 '당 정책 관철' 차원에서 원군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당 조직들에서 당원들과 근로자들, 청소년학생들 속에서 발휘되는 원군미풍을 적극 찾아내고 널리 일반화하기 위한 사업을 잘해야 한다"라며 원군사업을 자발적 의지에 맡기지 말고 당 차원에서 행겨야 할 사안임을 부각했다.
신문은 또 '조국수호의 길에서 우리 인민은 언제나 군대와 어깨겯고 싸웠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군대에 대한 인민의 적극적인 지지성원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라면서 "물심양면으로 도울뿐 아니라 준엄한 시련의 시기에는 영장 없는 병사가 돼 군인들과 한 전호(참호)에서 생사를 함께 한다"라고 언급하며 '어려운 시기'에 군과 인민의 결속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최근 이같이 '원군'을 강조하는 기조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싣고 있다. 신문은 지난 2일에도 1면과 2면에 군의 대민지원 사례, 주민들의 군 지원 사례 등을 언급하며 '원군기풍'을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월1일 '초대형방사포'라고 주장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 한 후 한 달 넘게 무력도발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대대적인 수준의 열병식 준비 동향이 지속적으로 파악되며, 북한이 이번 건군절을 계기로 군사행보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북한이 관영매체로 '호전적'인 분위기를 띄우기보다 '원군'에 초점을 두며 결속을 위한 선전에 나선 이유는 올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내부 사정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전날(5일)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3차 정치국회의를 통해 이달 하순에 '농업 문제' 다루는 당 전원회의 개최를 결정했다. 지난해 말 개최된 전원회의 이후 두 달 반에 다시 전원회의가 개최되는 것으로, 짧은 기간 두 번의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북한은 특히 전원회의 개최 결정서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현 단계의 투쟁에서 농업의 올바른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당면한 농사에 필요한 해당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절박한 초미의 과제"라고 언급하며 농업 정책 추진에 있어 '중대한 결함'이 발생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같이 '어려운' 북한 내부 상황이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이 한미에 던질 메시지의 수위와 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일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성대하게 치러질 이번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그가 경제 정책 이행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는 내부의 사정을 반영해 기존의 적대적 대남·대미 기조에 추가로 '호전적' 메시지를 내진 않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가 내부 사정이 아직 정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연설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먹는 문제의 안정적 해결, 또는 전망 없이 군사적 긴장 고조 국면의 지속, 군비 증강에만 집중하는 것은 북한으로서도 크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만일 김 총비서가 열병식에 아예 불참한다면 북한 내부의 경제 상황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례적인 전원회의 개최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김 총비서의 '국정운영'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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