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대표 '송민규-남지성-권순우-홍성찬'의 놀라운 역전 드라마

심재철 2023. 2. 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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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데이비스컵 테니스 예선] 한국 3-2 벨기에

[심재철 기자]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3 데이비스컵 최종본선 진출전(4단 1복식)에서 벨기에를 꺾은 한국 선수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날 복식과 3단식, 4단식에서 승리한 한국은 벨기에와 경기에서 종합 점수 3-2로 승리하며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데이비스컵 16강에 진출했다.
ⓒ 연합뉴스
토요일에 먼저 벌어진 2개의 단식을 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우리 테니스 선수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둘째 날 3개의 매치에 모든 것을 걸고 뛰었다. 복식 게임을 이긴 것부터 분위기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에이스 권순우가 2-1 역전승을 거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그리고 홍성찬이 뛴 마지막 단식은 매 포인트마다 손에 땀을 쥔 랠리의 연속이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홍성찬의 백핸드 로브가 코트 반대쪽 베이스 라인에 떨어져 기적이나 다름없는 역전 드라마가 이루어졌다.

박승규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테니스 대표팀이 5일 오전 11시 서울에 있는 올림픽 테니스 실내 코트에서 벌어진 2023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 벨기에와의 예선 라운드(32강) 4단식+1복식 매치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본선 16강에 오르는 놀라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복식조 타이 브레이크부터 홍성찬의 끝내기까지

믿었던 첫 날 단식 2개의 카드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으니 지난 해 본선 진출 영광을 이어나가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첫 단식 멤버로 나갔던 권순우(ATP 단식 랭킹 61위)가 지주 베리스(115위)에게 1-2(6-1, 4-6, 6-7)로 역전패한 것부터 조금은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두 번째 단식 멤버 홍성찬(237위)이 벨기에 에이스 다비드 고팽(41위)에게 0-2(4-6, 2-6)로 완패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루 뒤 일요일에 이어진 세 번의 기회에서 하나라도 패한다면 그 다음은 없는 일정이었다. 둘째 날 일요일 일정으로 복식 매치부터 시작했다. 복식 랭킹을 비교해도 벨기에 팀이 한 수 위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송민규(복식 랭킹 147위)+남지성(152위) 조가 요란 블리겐(53위)+산더 질레(55위) 조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것이다. 두 세트 모두 타이 브레이크까지 이어진 접전을 1세트 7-3, 2세트 7-5로 이겨낸 것이다. 세컨드 서브로 만든 22개의 포인트가 벨기에 조의 14개보다 많은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차이였다.

이렇게 복식 게임 승리로 대역전 드라마의 발판을 놓은 우리 선수들은 이어진 에이스들의 맞대결에서도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험 많은 다비드 고팽에게 1세트를 3-6으로 내준 것만으로도 마지막 고비를 만난 듯 보였지만 2세트부터 권순우의 날카로운 스트로크와 끈질긴 수비가 빛나기 시작했다.

2세트 마지막 게임을 시원하게 러브 게임으로 끝내며 6-1을 만든 권순우는 되찾은 자신감으로 파이널 세트에 임했다. 3세트에서 권순우의 운영 능력이 빛난 것은 다섯 번째 게임이었다. 직전까지 서로 상대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해낸 흐름 속에 권순우의 포핸드 로브가 놀랍게도 고팽의 키를 넘어 정확하게 떨어진 것이었다.

3세트 여덟 번째 게임도 권순우가 러브 게임으로 따냈는데 '백핸드 드롭샷, 포핸드 로브, 백핸드 하이 발리 앵글샷'을 연거푸 구사한 권순우의 자신감이 반짝반짝 빛난 것이다. 이어진 아홉 번째 게임도 그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며 권순우가 또 하나의 러브 게임을 가져왔다. 고팽의 서브 게임이었지만 과감한 세컨드 서브 백핸드 크로스 위너 리턴이 돋보였고 고팽의 스트로크 실수가 연거푸 이어진 것이 결정타였다.

이렇게 한국과 벨기에가 2-2로 균형을 이룬 상황에서 단식 랭킹 237위 홍성찬과 115위 지주 베리스가 외나무 다리 위에서 만났다. ATP 단식 랭킹을 비교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홍성찬의 침착한 수비가 돋보인 다섯 번째 단식 매치였다. 

1세트 아홉 번째 게임 세트 포인트를 놀라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따낸 홍성찬은 기분 좋은 흐름을 2세트 초반까지 끌고 나가며 홈팬들의 환호성을 연거푸 이끌어냈다. 하지만 지주 베리스도 벼랑끝에 서 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여섯 번째 게임 긴 랠리 끝에 홍성찬의 스트로크 실수를 이끌어내며 지주 베리스가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낸 것이다.  

결국 2세트 게임 스코어 6-6 상황에서 타이 브레이크까지 이어졌고 직전 권순우가 결정적인 고비에 성공시킨 로브샷을 홍성찬도 흉내낸 덕분에 타이 브레이크 3-0까지 달아났으니 역전 드라마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서브 포인트로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은 홍성찬은 또 하나의 놀라운 백핸드 로브샷으로 지주 베리스의 키를 넘겼다. 베이스 라인 위에 믿기 힘들 정도로 정확한 마침표가 찍힌 것이다. 1시간 58분만에 2-0으로 역전승을 확인한 홍성찬은 그대로 코트에 엎드려 전율의 순간을 만끽했고 달려나온 동료들과 뒤엉켜 대역전 드라마를 실감했다. 

이렇게 역대 통산 다섯 번째 본선 16강 진출 목표를 이룬 한국 팀은 오는 9월 더 높은 곳을 노려보며 다시 뭉칠 수 있게 됐다.

2023 데이비스컵 테니스 예선 결과
(2월 5일 오전 11시, 올림픽 테니스 실내 코트 - 서울)

매치 1 ★ 권순우 1-2(6-1, 4-6, 6-7{TB 6-8}) 지주 베리스
매치 2 ★ 홍성찬 0-2(4-6, 2-6) 다비드 고팽
- 이상 2월 4일 토요일 결과

매치 3 ★ 남지성+송민규 2-0(7-6{TB 7-3}, 7-6{TB 7-5}) 산더 질레+요란 블리겐
매치 4 ★ 권순우 2-1(3-6, 6-1, 6-3) 다비드 고팽
매치 5 ★ 홍성찬 2-0(6-3, 7-6{TB 7-4}) 지주 베리스
- 이상 2월 5일 일요일 최종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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