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조민, 뉴스공장서 “난 떳떳, 의사면허 집착 안 해”
검찰·언론·정치권 가혹… “같은 잣대 적용하나”
선고 전날 “구속될까봐 한숨도 못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6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채널에 나와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밝혔다. 그는 “표창장으로는 의사가 될 수 없다”면서 의사면허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조 전 장관의 1심 선고 전날에는 법정구속이 될까 봐 걱정돼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조씨는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에 대해 “지난 4년간 조 전 장관의 딸로만 살아왔는데, 오늘 아버지가 실형을 받으시는 걸 지켜보면서 ‘나는 떳떳하지 못한가’라고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며 “저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기 때문에 (인터뷰를) 결심하게 됐다. 이제 조 전 장관의 딸이 아닌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4년 전 인터뷰 때 조씨가 조 전 장관에게 말을 하지 않고 나왔던 것을 상기시키며 ‘오늘 인터뷰는 말하고 하는 거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씨는 “재판 끝나고 아버지를 집에 데려다 드렸는데, 밥을 안 먹고 어디 가느냐고 해서 그때 말씀드렸다”며 이 말을 들은 조 전 장관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말리지는 않았고 처음에는 말이 좀 없다가 잘 다녀오라고 했다”고 했다. 김씨가 ‘왜 안 말린 것 같나’라고 하자 조씨는 “저는 어른이고 제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제가 결정을 하고, 아버지는 제 결정을 항상 존중해주는 편”이라고 답했다.
조씨는 의사 자격 논란에 대해선 “표창장으로는 의사가 될 수 없다. 그 당시 입시에 필요했던 항목들에서 제 점수는 충분했고 어떤 것들은 넘치기도 했다”며 “(동료들로부터 의사로서)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의사로 새롭게 출발하라는 제안도 여럿 있었다고 했다. 이에 조씨는 “저는 도망가고 싶지 않다”며 “저는 저 자신에게 떳떳하다. 가끔 언론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저는 한국에서 제 방식대로 잘 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씨는 앞으로 더는 병원에서는 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더 이상 병원에서 일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의료지식을 의료봉사하는 데만 사용하려고 한다”며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김씨가 ‘생활이 어렵지 않겠나’라고 묻자 조씨는 “그동안 제가 포르쉐를 몬다든지, 세브란스 피부과를 찾아가 뽑아 달라고 했다든지 여러 허위 보도가 있었는데, 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고 그 배상금이 조금씩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가짜뉴스로 인해 제가 고통받았는데 지금 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씨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조씨는 자신이 의사 면허에 집착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그는 ‘4년 전에 고졸이 된다면 억울하지만, 의사가 서른에 안 되면 마흔에라도 하면 된다고 했는데, 지금도 생각이 같냐’는 질문에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제겐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법체계가 그런 결정을 내리고 제가 그때도 의사가 되고 싶다면 당연히 그 과정을 겪으면 된다. 하지만 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의사 면허에 집착하고 싶진 않다. 의사 조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행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부친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선 “검찰이나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제 가족을 지난 4년 동안 다룬 것들을 보면 정말 가혹했다”며 “과연 본인들은 스스로 그들의 가족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그건 묻고 싶다”고 했다.
특히 모친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수감된 데 대한 심정을 묻자 조씨는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아버지가 장관직을 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정 전 교수를 면회하면 “너희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라고 하신다”고 전했다.
‘혹시 (조 전 장관이) 법정구속될까 걱정은 안 했나’라는 질문에 조씨는 “아버지까지 만약에 구속이 되면 제가 가장이란 생각에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씨는 “아버지가 재판정 가기 전에 법정구속 관련해서 무슨 얘기 안 했나”라고 묻기도 했다. 조씨는 “나가기 3시간 전부터 양복 다 입으시더니 A4용지에 빼곡하게 써서 대문에 붙여두셨다. 아버지가 꼼꼼한 성격”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종이에다가 “아버지가 신청한 어머니 면회를 다 취소해야 한다. 그래야 어머니 면회 횟수가 보장된다” “공과금과 세금은 언제 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적었다고 한다. 또 대문 앞에 책을 쌓아두고는 “순서대로 10권씩 (구치소에)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에 김씨가 웃으며 “아버지 성격 나온다. 그게 전부냐. 제일 기억나는 건 무엇인가”라고 다시 묻자 조씨는 “어머니는 기결수라서 한 달에 6번 면회 가능한데 아버지는 미결수이기 때문에 주 5회 가능하다는 내용도 있었다”며 웃었다. 그러자 김씨는 웃음을 터뜨리며 “그렇게 써놨느냐. 꼼꼼한 분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재판장 마성영)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주요 혐의 13개 중 8개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 7개 중 6개,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가 유죄로 판단됐다. 민정수석 당시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서 장학금으로 200만원씩 3차례, 총 600만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에는 청탁금지법 위반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재판 후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항소해 유무죄를 성실히 다투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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