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다음 주목할 시장은 ‘에너지 전환’ 분야(막을 수 없을 것!) -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KBS 2023. 2. 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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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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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교육은 지식을 단순하게 습득하기 보다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되는지 학습하는 과정으로 변할 것
- 시대별로 필요한 지식과 지혜가 달라져... 거기에 적응하고, 기술 활용하면서 살아가는 방식
- 앞으로 팬데믹은 주기적으로 올 테지만 그만큼 인간은 대응하고 극복할 것
- 지금 가장 우려되는 건 기후위기... 과거보다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생태계 급격히 타격
- 기후위기는 분명히 있고, 인간의 노력에 따라 쉽진 않지만 극복할 수 있어
- 화성에 사람이 사는 건 다른 차원... 달에 기지 만들어 물자 보내야하고 물과 공기, 집 등 생태계 만들어져야
-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인 인류세, 500년 정도 뒤에 인간으로 인해 대멸종 올 수 있어
- 원자력 에너지원으론 괜찮지만 태양광&풍력보다 가격 비싸고 국민 반대... 당장 기후 문제 해결하는 방식 택해야
- 지금 투자하고 돈 벌 수 있고 지구도 살리는 건 에너지 전환... 국내에도 관련 스타트업도 늘고, 기술력도 수출하는 중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 방송시간 : 2월 3일(금) 09:05-10:53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방희 소장(생활경제연구소)
■ 출연 :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김방희> 이번 주가 유독 과학기술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최근에 AI, 챗GPT 같은 이슈들이 불거졌기 때문에 그렇겠죠. 그래서 오늘은 이 과학기술을 아주 흥미롭게 쉽게 얘기해 주신 한 분 모시고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과학기술의 이슈들을 좀 경제적인 관점에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될 텐데요.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로 스스로를 규정해 주고 계신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정모> 안녕하세요. 국립과천과학관의 이정모입니다.

◇김방희> 이정모 관장님은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과학을 통해서 소통하시는 분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이정모> 그러니까 모든 과학적인 연구의 결과는 시민의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 연구는 하나도 없어요. 모든 연구를 시민들이 알아야 될 권리가 있는데 문제는 과학자들이 알려줘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과학자들 너무 바쁘세요. 그다음에 또 하나가 문제가 뭐냐 하면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시민이 사용하는 언어가 다릅니다. 시민은 자연어를 사용하고 있고 과학자들은 주로 수학이라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중간에 누군가가 그걸 통역을 해줘야 하는 거죠. 또 둘이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없어요. 그러니까 대신 양쪽을 만나주고 서로의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마치 복덕방 같은 역할 거간꾼의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라고 생각합니다.

◇김방희> 멋지게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라는 역할을 규정해 주셨는데 그러면 아무래도 과학기술이라는 걸 더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글이나 논문도 읽으실 테고 이걸 어떻게 쉽게 설명할까 고민하실 테니까 영화 한 편을 봐도 과학기술이 주가 된, 예를 들어서 최근에 개봉한 아바타2 이런 걸 보셔도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보십니까?

◆이정모> 저는 아직 아바타2는 보지 않았는데요. 얘기를 딱 들어보면 과연 그런 식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바닷속에서 이런 거죠. 그런데 거기에 아바타는 기본적으로 그래픽, 환상적인 또 다른, 전혀 아바타라는 단어 자체가 매력을 주잖아요. 마션이나 그래비티 같은 영화 볼 때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어떻게 저렇게 과학적으로 철저히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방희> 그러니까 과학기술의 관점에서 고증이 잘 됐다는 말씀이신가요?

◆이정모> 그렇죠. 너무나도 놀랍게 잘 됐고 또 그래비티 같은 경우는 너무나 몰입해서 마지막에 여자 주인공이 지구에 도착하잖아요. 호수에서 딱 일어나는데 일어나지 못해요. 왜냐하면 우주에 있다 보니까 지구 중력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거죠. 그때 저도 영화 끝 장면인데 영화를 보고 일어나야 되는데 저도 지구의 중력에 적응하지 못해서 일어나기 힘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너무 몰입했던 거죠.

◇김방희> 저도 영화를 다 봤거든요. 확실히 다르군요. 이 과학기술의 관점에서 검증하시는 분하고. 저는 그래비티는 수상 후보작이기도 하고 그랬는데 조금 지루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완전히 다른 거군요.

◆이정모> 거기서 어떻게 지루할 수 있어요. 달 나오고 그러는데.

◇김방희> 제 입장은 이제 보통 사람의 입장이니까. AI 얘기를, 인공지능 얘기를 이번 주에 저희 프로그램에서 많이 했습니다. 별 수 없이 이제 시장과 투자의 관점에서 많이들 거론하니까. 그거에 대해서 이제 근본적인 의문 하나가 제기되고 있는데 그걸 관장님께 여쭤보고 싶었어요. AI가 계속 발달하다 보면 특이점이라는 게 나타나고 특이점이 나타나서 사람들의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이른바 기계 혹은 AI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올 거다 하는 주장이 일각에 있습니다. 물론 거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어느 쪽에 동의하세요? 관장님이.

◆이정모> 저는 디스토피아가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죠. 그러니까 이미 과연 AI가 인간을 못 넘어섰냐. 그러니까 특정한 사람하고 비교한다면 못 넘어설 수도 있지만 최고의 사람과 비교한다면. 일반인은 이미 넘어섰죠. 예를 들어서 이세돌을 이기는 알파고 리가 2016년에 등장했어요. 하지만 저를 이길 수 있는 바둑 프로그램은 1990년에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자꾸 인공지능과 사람을 비교할 때 자기하고 비교하지 않고 최고의 인류. 고흐, 모차르트, 이세돌 같은 사람과 비교하면서 이게 특이점이 넘었니 마느니 하지만 보통 자기 평균적인 사람하고 비교하면 이미 넘었죠. 하지만 우리는 문제없이 살아가고 있잖아요.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내가 사용하고 있단 말이죠. 예전에는 지식을 소수의 사람들만 가질 수 있었어요. 아주 더 옛날에 신석기 시대 같은 데 보면 어떤 별이 뜨는지 알고서 홍수가 나겠구나 곧 씨를 뿌려라 하고 알려주는 제관들이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언제 씨를 뿌려야 될지 누구나 다 아는 게 됐죠. 또 인터넷 사용하면서부터 정보는 민주화되어 있고 인공지능도 그런 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제가 챗GPT 갖고 일주일 내내 흔히 말하는 장난을 많이 해봤어요. 그러니까 챗GPT가 기본적으로 2021년까지의 정보만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문재인이다, 이렇게 나온단 말이에요. 시간과 상관이 없는 거 있죠. 예를 들어서 이런 거였습니다. 시편 120편 1절과 2절을 바탕으로 해서 곧 3월에 고향을 떠나 서울로 대학에 입학하는 친구들을 위로하는 3분짜리 설교를 써주세요. 너무나 잘 써주는 거예요. 앞으로 이제는 누구나 설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내가 요령이 없어서 내가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지만 그거를 근사한 설교문을 만들지 못했었는데 이걸 몇 번 하다 보면 누구나 사람에게 전할 수 있는 말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면에서도 교회 안에서의 권력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방희> 연설이나 웅변을 두려워하시는 분들은 원고를 써주니까. 그게 이제 긍정적인 유토피아적인 측면이라면 부정적인 면도 벌써 제기되고 있는데 대학교 리포트, 중고등학교 과제, 다 그걸로 내지 않겠느냐.

◆이정모> 그걸 막으려고 하면 소용이 없어요. 그걸 적극적으로 활용해야죠. 예전에 전자계산기 나왔잖아요. 난리가 났어요. 애들이 다 전자계산기를 개선할 거 아니야 선생님들 걱정했는데 요즘은 교과서의 어떤 문제를 풀 때 이때는 전자계산기를 어떻게 활용해야 돼 하고 나옵니다. 예전에는 무슨 책을 찾아봐야겠지만 요즘은 다 구글에 검색해서 정보를 얻잖아요. 그런데 그걸 보고 탓하는 사람 없잖아요. 전자계산기를 탓하고 뭐라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이제는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여러 가지 리포트를 써네요, 그것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어요. 그걸 막으려거나 막을 방법도 없을 뿐더러 그러니까 좋은 건 뭐냐 하면 지식을 얻게 하느냐가 아니라 그러니까 질문을 던져주는 거죠. 챗GPT를 보니까 좋은 질문을 던져주면 좋은 대답이 나오고요. 두루뭉술하게 대답하면 두루뭉술하게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어떤 지식을 단순하게 습득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내가 어떤 질문들을 던져 나가야 되는지를 학습하는 그런 과정으로 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방희> 어떤 교수님 한 분은 과학기술, 그런 복사한 리포트에도 적용하면 된다 그래서 그걸 거르는 프로그램이 있으니까.

◆이정모> 맞습니다.

◇김방희> 몇 퍼센트가...

◆이정모> 이미 이게 인공지능이 작성한 문서인지 아닌지를 검사해 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나왔더라고요.

◇김방희> 그렇죠. 그래서 비교적 과학기술의 미래를 낙관하고 계시니까 그러니까 디스토피아적이지는 않을 거라고 믿는 분이신데 다만 한 가지 이런 걸 보면 분명히 유토피아만은 아니고 디스토피아적인 성격도 갖고 있는데 SNS라는 게 처음 등장해서, 페이스북이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저커버그가 이게 우리 주변에 있지 않은 사람과 혹은 세계와 연결시켜서 엄청난 공동체 정신을 함양할 거다 이렇게 주장했지만 지금 우리가 보게 되는 건 가짜 뉴스의 온상이라든가 음모론의 배경이 되고 선거에 심지어는 악용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는데 분명히 그런 부정적인 영향들이 크지 않아요?

◆이정모> 엄청 크죠. 처음에 좋게 시작했던 게 선한 의지가 사라지고 나쁘게 되는데 나는 거기에도 사이클이 있는 것 같아요. 여기서 또 극복하는 과정이 생기고 또 이렇게 생각해요. 창과 방패가 주고받으면서 있는 거죠.

◇김방희> 오히려 사람들 자체는 무지해지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는 독서를 권장하니까 책을 왜 읽습니까? 선생님. 구글하고 네이버에 다 있는데 사람들이 더 무지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인공지능이나 이런 게 발달하면서. 어떻게 대답하세요?

◆이정모> 뭐에 관한 무지이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는 불 피울 줄 모르잖아요. 30만 년 전부터 모든 사람들이 나무를 비벼서 불을 피울 줄 알게 됐어요. 사냥을 할 줄 알고 농사를 짓고 돌 채집할 줄 알았는데 우리는 그걸 몰라요. 모르지만 이 사회를 아주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안에서 어떻게 엔진이 구조가 되는지 몰라도 우리는 누구나 자동차를 탈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시대에 따라 우리가 필요한 지식들이 달라지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해요. 지금 생각하면 답답하죠. 저렇게 책을 안 읽고 저래도 될까 그런데 지금 젊은 친구들이 우리보다 훨씬 더 현명하게 행동하는 거 보면 또 다른 지혜들이 있는 거고 그러니까 사람이 30만 년 전이나 지금과 비교해 봐도 똑같은 뇌를 갖고 있잖아요. 여기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방희> 그러니까 어떤 지식이나 지혜라는 게 시대별로 달라지는 거니까 무지해진다 혹은 더 유식해진다 이런 게 아니다.

◆이정모>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보면 기성세대에 보면 그런데 또 정반대로 생각을 하니까요.

◇김방희> 그렇죠. 아마 지식이나 지혜라는 게 인류사를 왜곡시킨 가장 극단적인 예가 우생학 원래는 골상학에서 시작해서 우생학으로 간 건데 그게 인종말살까지 이어지는 비극을 낳았는데 이런 것들은 극단적인 얘기는 하지만 과학기술이 잘못된 경우 아닌가요?

◆이정모> 그렇죠. 우생학이 한참 기승을 부렸을 때가 1920년, 1859년부터 시작해서 1920년에 꽃 피우다가 2차 대전 무려 직전에 아주 만발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 싹 사라져요. 지금 어디서 누가 우생학적인 이야기 하면 심지어 과학자는 자기의 직을 내려놔야 합니다. 그러니까 그게 통하지 않는 시대가 있어요. 처음에 오히려 지식이 일반화되지 않았을 때 어떤 작은 사람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가 마음대로 활용할 때 문제가 생기는 거지 그 지식이 일반화되면 사람들은 금방 그걸 극복하는 것 같더라고요.

◇김방희> 그래서 상당히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해서 낙관하고 계신데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과 함께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가장 과학기술과 관련해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 대목이 바로 대멸종 얘기죠. 여섯 번째 대멸종을 앞두고 있다. 지구의 진화 과정에서 큰 대멸종의 시기들이 있었는데 인류가 그걸 주도하는 여섯 번째 대멸종이 가능하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게 웃어넘길 얘기처럼 초반에는 들렸는데 우선 첫 번째 가능성을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는 게 이 코로나를 막고 나니까 거대한 감염병 사태, 팬데믹이 또 올 수 있는 거 아니냐. 빌게이츠 같은 사람은 대놓고 앞으로 또 온다는 거니까 이건 어떻게 보세요? 이런 비극적 전망을.

◆이정모> 저는 팬데믹은 계속 온다고 생각하죠. 3년 있다, 4년 있다가 올 거다. 그런데 우리가 저번 팬데믹이 한 1918년 정도였잖아요. 스페인 독감. 그다음에도 작은 것들이 있었지만 몇 달 안에 다 끝나는 거였고 1918년 이후에 거의 딱 100년 만에 우리가 경험을 했어요. 1918년만 해도 사실 이게 뭔지 모르고 지나갔던 거고 이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거예요. 한 3년, 4년 있다가 저는 또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동물들과의 거리가 너무나 짧아졌고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의 거리도 짧아졌어요. 엄청나게 많은 이동을 하기 때문에 뭔가 새롭게 등장하는 바이러스가 어떤 차단되기 전에 먼저 퍼져버리는. 그러니까 모든 사람이 한 번 다 걸려야 사회적인 면역 체계가 생겨야지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앞으로 3, 4년 정도에 한 번씩 오지 않을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코로나처럼 우리가 그대로 당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우리 마스크도 없어서 막 그랬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잘 극복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그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팬데믹이 여섯 번째 대멸종의 어느 원인이 되고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여섯 번째 대멸종에서 팬데믹은 거의 우리 일상생활이 되는 한 작은 분야에 불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합니다.

◇김방희> 가장 우려되는 것, 그러니까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해서 낙관하시기는 합니다마는 지금 여섯 번째 대멸종 이런 얘기 나오면 가장 우려되는 건 역시 기후위기입니까?

◆이정모> 기후위기죠. 그러니까 원래 이산화탄소는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거기에 맞춰서 온도도 오르락내리락 하죠. 그런데 최근에 이런 변화는 우리가 경험을 해보지 못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호모 사피엔스가 지난 30만 년 동안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했는데 지금 최근 100년 동안의 변화는 단 한 번도 있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보통 200ppm에서 300ppm 사이를 30만 년 동안 왔다 갔다 했어요. 그런데 최근 100년 사이에 400ppm을, 100ppm을 넘어섰잖아요. 그런데 사람이 농사를 짓게 된 게 그러니까 30만 년 전 사람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두뇌를 갖고 있는데 갑자기 1만 년쯤 전에 농사를 짓게 되는 이유가 뭐냐면 사람이 더 똑똑해져서가 아니에요. 2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 사이에 1만 년 동안 4도가 한꺼번에 올라가 버립니다. 그러면서 빙하기가 끝나요.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던 거죠. 그런데 그러면서 우리는 농사를 지으면서 신석기 시대에, 청동기 시대에 이어지는 문명을 이루어 나갔어요. 행복하게 잘 살았죠.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에 한 100년 사이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 300하던 게 400까지 올라오면서 우리는 1.1도가 올라가 버린 거예요. 급격하게 생태계는 변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1만 년 동안에 4도가 올랐잖아요. 지금 100년 동안에 1도가 올랐어요. 1만 년에 4도가 오른 속도를 시속 100km라고 한다면 100년에 1도가 오른 것은 시속 2500km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시속 100km로 운전하면서는 주변 환경을, 경치를 다 구경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가 시속 1만km를 웽 하면서 경치를 구경할 수는 없을 거잖아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 1만 년에 4도 올라가는 정도면 생태계가 적응을 할 수가 있어요. 하지만 지금의 변화는 규모도 규모지만 속도가 너무 빨라서 생태계가 적응하지 못합니다. 생태계가 급속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온도가 오르더라도 이렇게 빨리 올라가면 생태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무너질 때 가장 큰 타격을 보는 생명체들이 있거든요. 지난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는데 가장 큰 대멸종이 세 번째 대멸종이었어요. 95% 정도가 멸종합니다. 100종류 가운데 95종류는 한 마리도 안 남고 나머지 종류도 몇 마리씩만 남은 상태죠. 그러면서 고생대가 끝나고 중생대로 넘어오는데 어쨌든 5%는 남는 거잖아요. 여섯 번째 대멸종 이미 시작했어요. 1950년쯤부터 시작을 한 건데 우리만 살아남으면 되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멸종해도. 그럼 뭐가 문제겠어요. 그런데 지난 다섯 차례의 대멸종을 보니까 그 당시의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했어요.

◇김방희> 공룡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겠죠.

◆이정모> 그렇죠. 가장, 가장 최고의 포식자는 멸종인데 지금 우리가 최고 포식자예요. 또 하나가 뭐냐 하면 그 당시에 생물량이 가장 많았던 생물도 반드시 멸종했어요. 삼엽충이나 그런 것들이죠. 아주 장점이 최고 포식자는 아니지만 생물이 가장 많은 거예요. 지금 지구에서 생물량이 가장 많은 생명이 인간이에요. 지구 역사상 한 종의 생명이 kg 수가 이렇게 많은 적이 없었어요.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도 최고 포식자든 생물량이 가장 많든 여섯 번째 대멸종을 통과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이유가 뭐냐면 지난 다섯 차례 대멸종은 다 지구적인 문제였어요. 지구 대륙이 합쳐진다든지, 화산이 터진 데에 운석이 부딪히는 거예요. 그 당시 생명체 뭘 하겠어요?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속수무책이에요. 그런데 여섯 번째 대멸종의 원인이 뭐냐 하면 바로 인간이에요. 이게 우리한테 희망이죠. 왜냐하면 우리가 화산 터지는 걸 막을 수 없잖아요. 운석이 오는 것도 막을 수 없는데 문제가 인간이니까 우리만 변하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죠. 그런 점에서 여섯 번째 대멸종 되게 심각해요. 되게 심각한 기후 위기가 있는데 저는 이것도 우리가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왜 기후 위기를 두고서 아주 극단적인 두 부류가 있어요. 아직도 여전히 기후 위기 그런 거 없어 원래 그런 거야.

◇김방희> 거짓말이야 뭐 이런 거.

◆이정모> 거짓말 속지 마 이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한쪽에서는 기후 위기 때 우리 망했어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양극단이 다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는 반드시 있고요. 우리는 우리의 노력에 따라 쉽지 않겠지만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방희> 그 팬데믹 자체도 기후위기와 관련이 돼 있다. 그러니까 온도가 올라가면서 동물과 사람이 떨어져 살지 않고 공존하게 되면서 감염병이 대유행을 하게 됐다. 이런 시선도 있는데 동의하십니까?

◆이정모> 맞습니다. 그러니까 최재천 교수님이 대표적으로 주장하시는데요. 아주 잘 보신 거죠.

◇김방희> 또 하나는 이미 아까 지구 온도가 올라간 얘기를 했는데 지금 전 세계적인 합의는 됐죠. 넷제로도 그랬으니까 2050년까지.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거고 중간 과정으로 2030년이라는 목표치를 또 정해둔 건데 이미 늦었다. 1.5도 이내로 온도 상승을 막는 거. 그러니까 아까 말씀해 주신 두 극단적인 부류 말고도 인간이 노력해서 해결된다는 낙관론을 제시해 주셨는데 아니야 이제 이미 늦은 것 같아 하는 분들도 소수지만 있거든요.

◆이정모> 소수가 아니라 이제 1.5도 못 막는다는 것은 기후를 생각하는 과학자의 대다수가 90% 이상이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1.5도에서 막아야 돼요. 1.5 막아야 돼요. 했어요. 그런데 왜 1.5도냐 하면 사실은 2도예요. 2도가 되는, 2도까지는 우리가 변하면 되는 겁니다. 2도까지는 우리가 변하면 되는데 2도가 되는 순간 온도가 수직적으로 상승하게 돼요. 50도가 금방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2도까지 막으면 되는데 2도에서 막다가 실패하면 어떻게 할 거야? 그러니까 그 전에 미리 막아보자 1.5도부터 미리 막아봐야 되는 거 아니겠어? 1.5도 막으려니까 이산화탄소 어떻게 줄여야 돼. 그런데 처음에 그 얘기할 때부터 적극적으로 줄였으면 가능했는데 너무 늦었어요. 처음에 안 하고 지금 하려니까 한꺼번에 어마어마한 양을 줄여야 되는 거예요. 삶에는 준비가 돼 있지 않았는데. 그런데 많은 과학자들이 처음에 1.5도 이야기할 때는 거의 좌절에 빠졌었는데 1.5가 안 되는 게 확실할 때에도 불구하고 별로 좌절하지 않는 게 생각보다 에너지 전환 기술이 더 빨리 발전하고 있어요. 그다음에 탄소 포집 기술도 더 빨리 발전하고 있고 우리가 1.5도에서 막는 건 실패했지만 전 세계 시민들이 여기에 동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하고 있고 각 정책적으로 자원을 투자하면 1.5도에서 못 막았지만 1.6도라는 목표를 설정해보고 안 되면 1.7도까지 해보고 이런 식으로 극복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하는 희망을 갖는 거죠. 희망을 갖는 게 되게 중요해요. 희망을 안 가지면 자포자기할 뿐이죠.

◇김방희> 그렇죠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과학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하시고 그래서 희망을 가질 만하다고 하셨는데 그런 증거를 어디서 찾아야 될지 모르겠는데 최근에 한 10년 전에 걱정했던 오존층 파괴, 이게 많이 회복이 됐다는 이런 것들이 있나요?

◆이정모> 그렇죠. 요즘에 뉴스에 오존층 얘기 안 나오잖아요. 옛날에 남극에 구멍이 뚫렸어요. 그런데 예전에 3명의 화학자가 오존층이 파괴된 이유는 프레온 가스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사람들이 대단해요. 사람들은 문제도 일으키지만 문제도 해결합니다. 프레온 가스 때문에 오존층이 파괴되는 거야? 프레온 가스 쓰지 말지 뭐 하면서 다른 냉매를 개발했죠. 그거 안 쓰는 거예요. 우리도 수십 년 안 썼더니 그게 정상적인 게 줄어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3명의 그 사람들은 노벨 화학상도 받았죠. 그중에 한 명이 인류세라는 말도 만드셨습니다.

◇김방희> 그렇죠. 인류세. 그 얘기를 잠시 후에 해볼 텐데 이정모 관장님을 추억하시는 분이 한 분 문자 주셨습니다. 7723번님 고3 수능특강에 이정모 관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나옵니다. 과학자들이 일반 사람들과 소통을 활발히 해야 한다는 것. 이런 문장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일반인들의 참여 속에서 과학기술 발전이 더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해 주셨고 류진이연님은 대전 지질박물관에서 뵀는데 반갑습니다. 해 주셨고 윤미숙 님은 만화 영화에서 본 듯한 박사님이시네요. 외모 유튜브를 보고 계신 모양인데 과학기술에 대한 낙관론을 펼쳐주셔서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있는데 이제 인류세 얘기를 해보죠. 이게 경제 분야에서는 또 이게 중요한 게 처음에는 돈 많은 사람들의 플렉스라고 생각했는데 일론 머스크가 대표적이죠. 우리 지구 잘못되면 화성 가서 살 거야. 희망적이기는 한데 황당무계하게 들렸거든요. 현실성이 있는 얘기들입니까?

◆이정모> 아까 스티븐 호킹 박사님도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 지구에 집착하지 말고 화성 가서 살자 하셨어요. 저는 그러니까 참 어려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달까지 빛의 속도로 1.3초밖에 안 걸려요. 똑딱뚝하면 달인 거예요. 그런데 거기에 내려가 본 사람 12명밖에 안 되잖아요. 화성은 제일 가까울 때도 빛의 속도로 3분 4초가 걸립니다. 엄청나게 먼 거예요. 갈 수 있죠. 우리들이 이미 많은 탐사선을 보냈잖아요. 사람이 사는 건 다른 거예요. 사람이 사려면 많은 자원이 있어야 돼요. 그러니까 거기 자원을 보내려니까 어떻게 해요? 일단 달에다가 기지를 만들어야 됩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왜냐면 달은 작으니까 달에서 탈출하기가 쉽잖아요. 지구는 무거우니까 탈출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거기다 자원을 많이 가져다주고 로봇도 갖다 놓고 걔네가 기본적인 걸 만들어 놓고 사람이 살아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사람이 사려면 혼자 살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여러 가지 생태계들이 만들어져야 돼요. 물도 있어야 되고, 공기도 있어야 되고, 집도 있어야 되는 거죠.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지구하고 화성하고는 내부 구조가 달라요. 지구는 내부 구조가 한가운데 고체 금속 내핵이 있고 그 바깥에 액체 금속 외핵이 있어요. 지구는 오랫동안 식지 않았기 때문에 무거운 금속, 철과 니켈 같은 게 가운데 가라앉았죠. 그러니까 식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다 고체 상태면 책상 위에 책 쌓아놨다고 무거운 게 밑으로 내려가지 않잖아요. 무거운 게 밑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오랫동안 액체 상태였다는 거죠. 그런데 고체 금속 내핵 주변에 액체 금속 외핵이 돌아요. 중학교 때 배웠어요. 금속 주변에 금속이 막 돌면 뭐가 생기냐면 자기장이 생깁니다. 태양으로부터는 빛만 오는 게 아니라 방사선과 태양풍이라고 하는 우주 입자들이 와요. 그런데 그 우주 입자들이 여러 가지 생명의 분자들을 다 쪼개버리거든요. 물도 쪼개버리고. 그런데 화성은 일찌감치 식어버려가지고 지구 같은 내부 구조가 없고 자기장이 없어요. 그러니까 태양풍을 그대로 받아야 되는 거예요. 지구에도 바다가 있었듯이 화성도 40억 년 전에 바다가 있었지만 지금 바다가 없잖아요. 태양풍에서 다 쪼개져서 사라지고 말았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거기다 화성에 사람이 사려면 자기장이라는 걸 만들어야 되는데 그거는 화성 내부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몇 명이, 소수가 수백 명이 가서 살 수 있는 건 가능하겠지만 인간이 이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럴 노력을 할 수 있는 의지와, 자원과, 기술과, 지식이 있다면 지구를 조금 더 고쳐서 살아보는 게 낫죠.

◇김방희> 아니 그런데 이 관장께서 가장 흥미롭게 보신 마션이라는 영화에 보면 가서 감자도 키우고, 뭔가 인간 거주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는데요.

◆이정모> 몇 명 살 수 있어요. 몇 명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서 살고 싶냐? 아닌 거죠.

◇김방희> 그건 아닌 거죠. 알겠습니다. 인류세 얘기를 해보죠. 아까 인류세라는 표현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배경을 설명해 주셨는데 이런 표현이나 이런 정체성이 왜 중요한 거고 아직도 그런 말이 과장됐다고 믿는 분들도 있잖아요. 인간이 그렇게 최상위 포식자가 된 게 몇 년이나 됐다고 그러냐? 오랜 역사에서 보면, 지구 역사에서 보면 그런 얘기도 하는데 인류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정모> 아주 이름을 잘 정한 거죠. 잘 정하고 왜냐하면 지금의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자연적인 원인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멸종이기 때문에 대멸종이라는 게 순식간에 이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몇 백만 년, 몇 만 년, 몇 십만 년씩 걸린 겁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꽤 오래 걸릴 때 옛날에 그런데 지금도 몇 년에 끝나는 거 아니에요. 과학자들이 한 20년 전에 뭐라고 했냐 하면 이 인류세는 짧으면 500년, 길면 1만 년쯤 걸릴 거다. 그때 제가 보기에는 1만 년은 터무니없이 길었고 500년은 과학자들이 말이야 시민들을 겁주려고 너무 짧게 보는 거 아닌가 했는데 어쩌면 500년일 수도 있어요. 불과 한 20세대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그러니까 만약에 산업혁명이 없었다면 지구의 인구는 한 10억 명일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산업혁명을 지금까지 한 200년, 길게 봐야 200년 전. 200년 사이에 인구가 8배가 돼 버렸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늘어난다면 감당할 수가 없는 거죠.

◇김방희> 아니 그러니까 인류세의 의미는 인류가 최상위 포식자가 되고, 또 기후 위기를 통해서 멸종을 피할 수 없다면 우리 이 관장님처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위기들을 극복해 나가는 그런 시나리오가 아니라 정말 디스토피아가 오는 거 아닙니까? 잘못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죠.

◆이정모> 그렇죠. 있죠. 가만히 있으면 우리 끝나죠. 가만히 있으면 끝나는데 이제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게 이산화탄소, 메탄의 배출이잖아요. 우리는 원인을 알고 있어요. 우리가 대단한 게 원인을 알면 해결을 하더라고요. 그럼 이산화탄소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필요로 한 거예요. 그 석탄과 석유 없이 살 수 있어 이런 얘기하는데 실제로 지난해 발표 때 3일 됐더라고요. 유럽에서 EU 국가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생산한 게 태양광과 풍력이더라고요. 심지어 이제는 원자력보다도 넘어 벗어나버린 거예요. 저는 원자력 발전은 위험하다. 그런 차원에서 반대하지 않거든요. 저는 원자력발전 발전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멀쩡한 거 문 닫을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원자력을 해결하려면 훨씬 더 많이 지어야 되는데 지을 곳이 없죠. 왜. 국민들이 반대하니까 아무리 좋아도 국민들이 반대하면 못 짓는 거잖아요. 또 옛날에 우리가 원자력 발전을 지어야 되는 이유가 뭐였냐면 싸서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풍력, 태양광보다 비싸요. 발전 단가 자체가 이미. 그러니까 우리가 거기에 매달릴 필요가 없는 거죠. 또 원자력 발전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지으려면 그런데 우리는 그만큼 시간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10년, 15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짓겠어요. 풍력과 태양광 이런 문제들은 훨씬 빨리 접근할 수 있는 거니까 당장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거죠.

◇김방희> 경제, 경영에서 궁금한 건 지금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가자는 합의는 유럽이 주도하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많이 나아지고 있는데 예컨대 전기차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현상이 됐죠.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차의 10대 가운데 하나가 전기차이니까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런 게 답인가 이런 생각도 들잖아요. 전기를 만드는 데는 또 뭐 안 듭니까?

◆이정모> 전기를 만든 전기차는 석탄화력 발전하면 큰 도움이 안 되는 거기는 해요. 전기차가 필요한 이유가 지금은 왜 풍력발전기 세워놓고 해야 하잖아요. 왜냐하면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에요. 전기를 계속 저장해서 쓰면 좋은데 그런데 전기차들이 많아지면 사실은 전기 전체가 배터리가 돼서 거기에 저장할 수 있는 문제도 생기는 거죠.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동양을 줄여야 되는 거예요, 사용량을. 서울 시민들 같은 경우에는 탈 수 있는 게 되게 많아요. 예를 들어서 장수나 양구나 곡성 이런 데서 시민들 보고 대중교통 탑시다. 불가능해요. 하지만 서울 같은 것은 아주 촘촘하게 대중교통이 짜여 있잖아요. 여기서는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되게 좋은 거죠. 우리가 대중교통을 타는 것만 가지고도 상당히 엄청나게 많은 것을 줄일 수가 있어요. 저는 과감하게 주장하는데요. 우리 저거 대중교통 무료하자 서울 무료로 해버리면 차를 급한 사람들 돈 많은 사람들 차타고 가게 하시고 편하게 가시고 그게 아니면 대중교통을 훨씬 더 보강하고서 무료라면 어차피 내가 낸 세금이잖아요. 세금을 가지고서 편하게 기후 문제를 해결하면서 타자는 거죠.

◇김방희> 지금 당장은 재정이나 이런 것 때문에 현실성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기후위기가 더 고조돼서 어떻게든 탄소 배출을 급격히 줄여야 된다면 그런 아이디어들도 공론화될 수 있겠죠.

◆이정모> 저는 빨리 시작해야 될 것 같고 실제로 대중교통 무료인 도시들이 전 세계 10개도 넘어요.

◇김방희>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기업가들은 돈을 버는 게 목적이고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최우선은 아니죠. 그런데 보시기에 지금 인공지능 얘기를 했고 그다음에 우주 개발 경쟁 민간인들이 요즘은 하니까 민간 분야에서 여러 가지 상품들을 내놓고 있는데 이 중에서 인류에 가장 도움이 될 만한 그런 과학기술 활용법들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정모> 저는 지금 시기에서 기업이 가장 투자하고 돈 벌 수 있으면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건 저는 에너지 전환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이제는 에너지 전환율이 되게 낮잖아요. 우리는 어떻게 보면 경제의 8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인데 쫓아가려면 그걸 해결해야 되거든요. 우리는 해결하겠죠. 거기에 엄청난 자원들을 투자할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 보니까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타트업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그러니까 여기 돈 벌 데가 된다는 거죠. 스타트업이라는 게 겉으로는 어쨌든 좋은 뜻도 많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돈을 버는 거잖아요. 돈을 벌 수 있는 큰 오션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제 많이들 들어오시는 거죠. 저는 잘하는 세대 에너지 전환하면 산업도 안 돌아가고 일자리도 없어질 거야 이렇게 걱정하는 게 아니라 정반대로 에너지 전환이라는 부분에 우리의 2세들이 가게를 내고 일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커다란 시장이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그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김방희> 그렇군요. 저희는 사업과 투자의 관점에서 그런 스타트업도 평가하고 일반적인 상장사들도 평가를 하는데 이 관장께서 보시기에 우리 기업들 수준, 우리 과학기술 수준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이런 건 그런 거대한 문제의식에 달려들 수 있을 정도의 수준입니까. 아직은 선진국 수준에 비해서 많이 처지는 편입니까?

◆이정모> 우리가 자꾸 이런 표현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가 선진국 수준에 비해서 비교하는데 우리가 이미 선진국인데 우리가 기술적으로 과학적으로 이미 선진국이 됐어요. 몇 년 사이 딱 보니까 선진국이 돼 있더라고요. 그런데 우리가 자꾸 선진국과 비교하자면 누구랑 비교하자라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는 상위 몇 개국에 이미 들어 있잖아요. 우리가 남들의 기술을 추격하겠다는 게 아니라 추격을 충분히 해서 여기까지 올라왔고 이제 남들이 안 한 것들을 해나가는데 다음에 에너지 전환 부분 탄소 포집 부분에서도 가장 앞선 몇 개의 나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수출도 엄청나게 많이 하고 있잖아요. 우리 이미 하고 있죠.

◇김방희> 에너지 전환 같은 경우는 전기차로 상징되니까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탄소 포집이라는 게 계속 거듭해서 나오니까 그게 뭔지 그리고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겁니까,

◆이정모> 아직 탄소 포집 기술이 어디서 막 실용화되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아이디어가 뭐냐 하면 이미 나와 있는 이산화탄소들을 걷어내자는 거예요. 토양에 걷어내든 땅속에 걷어내든 이미 원리들은 있고 일단 처음에 어마어마한 투자가 필요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배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쪽에는 배출도 하지도 않고 또 한쪽에서는 그걸 거둬들여야 되는 거죠. 물론 가장 쉬운 탄소 포집 방법은 숲을, 숲을 가꾸는 거죠. 숲을 늘리면 돼요.

◇김방희> 광합성을 하면 반대로 가니까.

◆이정모> 그렇죠. 엄청 늘리니까. 숲을 늘리기 위해서 가장 좋은 건 또 뭐냐 하면 양과 소고기를 적게 먹는 거죠. 우리가 고기를 안 먹을 수는 없지만 양과 소 대신 돼지와 닭을 먹는 것만 가지고도 이산화탄소량을 훨씬 줄일 수가 있어요. 또 소를 1kg 소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25kg의 먹이를 먹여야 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소고기 1kg 안 먹은 다음에 25kg의 먹이를 만들 땅을 숲으로 만들 수가 있는 거죠. 그거 돼지나나 닭이면 8kg, 30kg밖에 안 되니까. 그래서 우리가 고기를 먹는 고기용도 바꿔 나갈 수가 있고 또 이제는 우리가 잘 안 하고 있는 건데 이게 너무나 안타까운 거예요. 배양육. 세포를 키워서 고기를 만드는 거예요.

◇김방희> 미국에서 많이 실용화되고 있죠.

◆이정모> 그렇죠. 미국, 유럽, 싱가포르도 많이 하는데 10년 전만 해도 배양육으로 햄버거 하나 먹으려면요. 3억 원씩 들었어요. 누가 먹어야 디카프리오, 빌게이츠도 드시더라고요. 이분들이 산업을 키워야 하니까 그러다가 몇 년 전에 한 200만 원까지 떨어지다가 5만 원까지 떨어지다가 작년 말에는 불과 햄버거 하나의 패티 값이 1만 5000원까지, 10달러까지 떨어지더라고요 이 정도 되면 급속하게 이 시장이 엄청 커질 수가 있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되게 폼 나는 거예요. 나는 고기를 먹더라도 소를 괴롭히지 않고 숲을 가꿀 수 있는 거야라는 거죠. 소를 괴롭힌다는 뜻이 뭐냐 하면 우리 저거 있잖아요. 마블링이 좋다는 게 뭐예요. 생살에 지방이 박혀 있는 거잖아요. 생각해서 생살에 지방이 밖에 있을 정도 되니 그 친구의 내장, 심장, 혈관은 어떻겠어요. 최대한 심장혈관질환자로 만들어놓고 맛있다고 먹는 거잖아요. 실제로 맛있죠. 그런데 그런 부분을 우리가 도덕적으로도 좀 안심하면서 지구도 살릴 수 있는 기술들인 거죠. 기술과 과학이 발달하면서 지구에 너무나 큰 상처를 줬어요. 그런데 되게 편리하기도 했잖아요. 기술과 과학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면 너네 빠져가 아니라 이런 문제가 생긴 것도 기술과 과학이지만 이 문제를 해결한 것도 여전히 기술과 과학이라는 거죠.

◇김방희> 다만 우리의 경우로 다시 돌아와 보면 우리나라는 이제 말씀하신 기후위기가 본격화된 1960년대 이후에 압축적인 고도성장을 한 나라고 아직도 성장 지상주의가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죠. 그런 나라에서 당장은 돈이 안 될 수도 있는 그런 기후위기 얘기를 하면서 과학기술이 그 분야를 지향해야 된다고 하면 조금 거부 반응들도 보이지 않으시나요?

◆이정모> 한 3년 전하고 2년 전하고 완전 달라요. 작년만 해도 사실 가장 많이 기후에서 요청을 한 사람들이 일단 공무원들이에요. 공무원들이 관심이 제일 많아요. 이 문제 어떻게 할까, 공무원들 자료를 촘촘히 만들어서 결국 문제는 정치인들이 해결하는 거잖아요. 법을 만들어야 하니까 아니 자원을 투자해야 되는데 자원은 법이 있어야 투자를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거를 준비를 해 나가는 거죠. 그래서 이제는 어디 가서 이제는 기후 회의론자들을 최근에 작년에 한 번도 못 만난 것 같아요. 그전만 해도 이거 말도 안 돼 원래 이런 거 아닙니까 했는데 다 그 문제를 관심을 갖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에 갈수록 고등학교 가면 완전히 달라요. 지방 고등학교에 갔더니 학생회장 선거할 때 공약 자체가 채식 식당 확보예요. 우리가 1주일이 5일인데 이틀은 채식을 해야겠어 이런 거로 하는 거예요.

◇김방희> 그분 낙선했겠는데.

◆이정모> 압도적으로 됐더라고요.

◇김방희> 그래요?

◆이정모> 그런데 그 학교 교장선생님은 또 그 지역에 환경운동자로 의장 출신이세요. 어떻게 하나 봤더니 선생님이 안 된다 너희들은 한창 성장할 나이에 어떻게 이틀에 채식을 해 하루만 해, 수요일만 하고 금요일 날 대신 생선을 줄게. 이런 식으로 이제 타협을 보시더라고요.

◇김방희> 흥미롭군요. 그러니까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지는 걸 현장에서 느끼고 계신데 과학기술의 미래에서 디스토피아적인 반론들에 대해서 오늘 여러 가지 관점에서 특히 이제 경제 경영의 관점에서 또 유토피아까지는 아니지만 노력해서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걸 충분히 납득시켜 주셨습니다. 국립과천과학관의 이정모 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정모> 감사합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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