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윤 대통령·친윤 총공세에 일정 중단하고 숨고르기

조문희 기자 입력 2023. 2. 6. 09:23 수정 2023. 2. 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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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적” 발언 보도 다음날
안 “전혀 그럴 의도 없어” 한발 후퇴
“윤핵관·윤안연대 표현 안쓰겠다”
총리직 거절설엔 “제안받은 적 없어”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대문구 갑을 합동 당원대회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가 6일 예정했던 일정을 취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윤안연대’, ‘윤핵관’ 등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표현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다. 안 후보는 해당 발언과 관련해 “나쁜 표현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한 발 물러서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안 후보 캠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예정되어 있었던 독거노인 무료 배식 봉사와 KBS1 ‘사사건건’ 대담 출연은 차후 일정으로 순연됐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오늘 안철수 후보의 일부 일정 순연은 상황점검 및 정국 구상을 위해 조정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일정 취소 사유를 설명했다.

안 후보는 최근 대통령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실체도 없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안 후보가 최근 ‘윤안연대’(윤 대통령과 안 후보의 연대)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일정 중단 직전 MBC 라디오에서 윤핵관 표현을 둘러싼 대통령실의 비판에 대해 “제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실 줄도 사실은 몰랐다”며 “말씀하신 대로 부정적인 그런 어감들이 있어서 저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안연대 표현에 대해 “나쁜 표현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두고 ‘일보 후퇴’한 모습이었다. 그는 ‘대선 후보 단일화 파트너였고, 대통령직인수위원장까지 지냈는데 윤 대통령과 관계가 대체 어떻냐’는 진행자 질문에 “저도 사실은 정확하게 이해는 되지 않습니다만 제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실망했다는 말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만약 실망하셨다면 그건 제가 충분히 제 의사 전달을 제대로 잘 못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인수위 시절 총리직을 제안했으나 안 후보가 거절해 윤 대통령이 실망했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선 “총리직을 제안받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내에선 안 후보가 대선을 노리는 만큼 자기정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진행자가 묻자 “당대표라고 할지라도 자기가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잘 대처해서 자기가 대선 후보감이라는 걸 증명해야지 겨우 대선 후보군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안 후보 당선 시 윤 대통령이 탈당할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신 교수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의 후원회장”이라며 상대 당권 주자인 김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안 후보는 일단 윤 대통령과의 충돌은 피하면서 로우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과 맞서다가 자칫 비윤석열계 이미지가 되면 대선 후보 단일화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에 기여했다는 강점이 소멸되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이날 친윤석열계와 김 후보의 색깔론·친노조 공세와 윤안연대·윤핵관 발언에 대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경고가 있었지만 별도 반박 입장을 내지 않았다. 현재의 ‘피해자’ 스탠스가 오는 8·9일로 다가온 컷오프(예비경선) 득표에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수 있다. 안 의원 측은 숨고르기는 하루로 끝내고 오는 7일 열리는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 비전과 정책으로 김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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