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꼭지에 집 산 제 자신 용서할 수 없네요” [매부리레터]
대출부담과 집값 하락에 ‘좌절감’
“내 집 마련의 장점만 생각하세요”
내 집 장만을 했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야하는데 김씨는 요즘 잠을 못잡니다. 올해 들어 집값이 급락해서입니다. 2021년 9억에 매수한 집은 7억까지 떨어졌고, 호가는 6억원까지 내려와있습니다. 공인중개사 말로는 “5억원 대 호가 매물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김씨는 “집을 산 내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다”고 토로합니다.
2021년 ‘꼭지’에 집을 산 사람들은 매일 떨어지는 실거래가를 보며 한숨이 깊어갑니다. 또한 급격하게 오른 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에 걱정은 더 커집니다.
통계청 ‘2021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집값 꼭지이던 2021년 무주택자 103만6000명이 집을 샀습니다. 증여와 상속도 포함되지만 무주택에서 유주택자로 전환한 사람이 100만명을 넘기기는 이때가 처음입니다. 무주택자에서 유주택자가 된 사람은 2018~2019년 80만명대였지만, 2021년 100만명을 넘어선 것입니다. 소위 ‘패닉바잉’으로 집을 산 사람들입니다.
멈출줄 모르고 상승하던 집값은 지난해 들어 하락이 가팔라졌습니다. 서울 동탄 용인 부산 울산 등 전국적으로 고점대비 40% 가까이 빠진 곳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체감상 ‘반토막’인 셈입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복동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주상복합) 84㎡(전용)는 지난달 8억5000만원(5층)에 실거래 신고됐습니다. 2021년 2월 최고가 14억9500만원(31층)에 거래된 곳인데, 층수가 다른 것을 고려해도 2년 만에 아파트값이 6억4500만원이 하락한 것입니다.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 101㎡는 지난달 11일 10억5000만원에 손바뀜됐습니다. 2021년 8월 기록한 최고가 17억2500만원보다 6억7500만원 급락했습니다.
김씨처럼 고점에 집을 사 집값 하락에 마음졸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박 위원은 저서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트렌드 수업’에서 “당분간 아파트 시세는 보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가격을 보면 볼수록 판단실수에 따른 자괴감이 밀려와 심리적으로 힘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출 이자가 부담된다면 대출을 슬림화하는데 주력하라고 조언합니다.
또한 집을 산 것에 대한 장점을 계속 생각하는 것도 부동산 블루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집을 산 뒤에는 무조건 자신을 합리화하세요. 심리학에 선택 후 지지 편향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스스로 생각을 주입하세요. 이제 내집이 되었으니 장점만 발견하세요.”
박 위원은 결국 부동산은 우상향한다고 강조합니다.
“아주 긴 시계열을 보면 부동산 가격은 물가만큼 오릅니다. 인플레이션은 침체기에는 집값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시장이 안정되고 점차 상승 사이클로 접어들 때 부동산 시세에 한꺼번에 반영됩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침체기에 누적되어 있다가 상승기에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인플레이션의 시세 반영은 연속적이기보다는 단속적입니다.”
당장은 집값 하락이 속쓰리지만 현재 대출 부담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내집마련의 장점을 생각하며 버티다보면 좋은 시절이 온다는 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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