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가 꿈꾸는 ‘좋은 세상’[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2. 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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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두나,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배우 배두나의 시선이 또 한 번 ‘아이들’에게 꽂혔다. 주검으로 발견된 고등학생 ‘소희’(김시은)과 이를 조사하는 형사 ‘유진’(배두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로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좋은 세상이란 뭘까요. 글쎄요. 무엇보다도 인간이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보다 더 우선시되는 것들이 많잖아요? 돈이라던가, 체면이라던가. 하지만 그보다도 우리의 양심이나 인간을 최우선한다면 이렇게까지 불행한 세상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보호받고 행복하게 지내야한다고 생각하고요.”

배두나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다음 소희’를 찍은 소회, ‘도희야’(2014) 이후 7년만에 재회한 정주리 감독에 대한 생각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우 배두나,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7년 만에 연락온 정주리 감독, 정말 기뻤다”

이번 작품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 ‘도희야’로 한번 호흡을 맞춰봤던 정주리 감독이 9년 만에 내놓는 차기작이기 때문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영화를 안 만드나 싶어서 아까워하던 차였어요. 좋은 감독이니까요. 그런데 7년만에 연락이 와서 시나리오 다 썼으니 봐달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기뻤죠. 두번째 작품을 제게 제일 먼저 보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고요. 한씬만 나와도 출연한다는 마음으로 대본을 봤어요.”

콜센터 직원으로 현장실습을 나간 ‘소희’가 죽음을 선택하게되기까지의 이야기라, 연기하면서도 참 많은 것들을 느꼈다는 그다.

영화 ‘다음 소희’ 한 장면.



“저 역시 학교 다닐 때 몰아붙여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생에서 가장 아무 생각없이 행복해야할 시간에 우린 보호받지 못한 느낌을 받아야만 했을까. 그런 질문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 작품을 보면서 학교 관련 부분에서 많이 공감했어요. 학교 취업률 얘기나 취업하지 못한 학생들에겐 빨간 조끼를 입혀 화장실 청소를 시키는 이야기들이 와닿았죠. 그러면서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도 생각했어요. 나보다 젊은 사람들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요.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적어도 그들은 안 겪도록 얘기해줄 수 있는 게 우리 세대가 해야할 일 아닐까 싶어요.”

함께 연기한 김시은은 반짝거렸다.

“한국영화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리바리하게 맨날 울고 헤맸던 것 저보다 더 어른스럽고 당차서 놀라웠고요. 연기를 잘하니까 제가 뭐라고 말할 건 없었고, 한국영화는 더 잘되겠다 이런 생각만 들었죠. 정말 당찬데 보호해주고 싶은 매력까지 있었고요.”

배우 배두나,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차곡차곡 쌓은 필모그래피, 열심히 살았다는 의미가 있어요”

그는 전세계로 활약중인 대표적 배우다.

“처음 해외 활동한 게 2011년부터였는데, 그때보다 지금 한국 콘텐츠가 더욱 인기가 많아졌다는 걸 진짜 체감하고 있어요. 어느 외국 배우는 제게 ‘한국영화계에 나 좀 소문내달라’고까지 하더라고요. 그만큼 힘이 있다는 것 아닌가요.”

이뿐만 아니다. 봉준호, 박찬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내로라 하는 감독들에게 연이어 러브콜을 받으며 자신의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정말 기쁘죠. 또 한 번 같이 작업한 감독들이 다시 불러주면 ‘아, 내가 연기하는 스타일을 좋아하는구나. 나를 현장에서 좋은 배으로 생각했구나’ 싶어서 제 자신에게 칭찬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다들 훌륭한 감독들이니, 스스로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부분이잖아요? 하하.”

그런 노력으로 한땀 한땀 수놓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는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배우 배두나’에게 필모그래피는 어떤 의미냐고 질문을 건네자 그는 동그란 눈동자를 굴리다가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열심히 살았다는 의미가 있어요. 더 성공하고 싶다거나,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느낌은 아니고요. 내 필모그래피를 하나하나 아름답게 가꿔가야겠다, 후세에 남겨도 창피하지 않을 작품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있다고나 할까요. 스스로 예뻐해줄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 같아요. 배우 배두나에게 열심히 살았다고 칭찬해주는 지표고요. 어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고, 흥행했다고 붕떠서 구름 위를 날아다니는 것 같은 작품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양한 장르로 차곡차곡 잘 살아왔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그가 출연한 ‘다음 소희’는 오는 8일 개봉한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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