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철통경'개'] ③ 늘 공부하는 탐지견, 자칫하면 낙제생

박성제 2023. 2. 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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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여객, 운항 편수가 회복할 기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외를 오가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보안입니다. 안전한 김해공항을 만들기 위해 최일선에서 가장 바쁘게 일하는 '제3의 요원들'이 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세청, 경찰특공대에서 일하는 탐지견들이 그 주인공으로, 연합뉴스는 김해공항에서 활약 중인 이들 견공 삼총사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5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김해공항 국제선 짐 찾는 곳에서 수많은 수하물이 밀려 내려오는 가운데 검역탐지견 별(6)이가 갑자기 한 캐리어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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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수행 과정에서도 틈틈이 후각 이용한 다양한 훈련 반복
전국 평가 대회 등 '시험지옥'…필요하면 훈련소 보충 훈련

[※ 편집자 주 =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여객, 운항 편수가 회복할 기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외를 오가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보안입니다. 안전한 김해공항을 만들기 위해 최일선에서 가장 바쁘게 일하는 '제3의 요원들'이 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세청, 경찰특공대에서 일하는 탐지견들이 그 주인공으로, 연합뉴스는 김해공항에서 활약 중인 이들 견공 삼총사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5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훈련용 가방을 찾은 검역탐지견 별 [촬영 박성제]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김해공항 국제선 짐 찾는 곳에서 수많은 수하물이 밀려 내려오는 가운데 검역탐지견 별(6)이가 갑자기 한 캐리어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여객들의 시선이 별이와 의문의 캐리어로 쏠리는 이때, 캐리어에서 나온 것은 수입금지품인 육포였다.

별이 '아빠'인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은 임무를 잘 수행한 별이를 향해 "잘했다"며 칭찬을 쏟아낸 뒤 주머니에서 맛있는 간식을 꺼내 주었다.

수하물 수색하는 검역탐지견 별 [촬영 박성제]

사실 문제의 캐리어는 훈련용 가방이다.

담당자들이 검역 대상인 육가공품을 일부러 숨긴 뒤 별이에게 여러 가방들 사이에서 찾도록 한 것이다.

이는 별이가 실제 냄새를 잘 맡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종의 훈련이다.

또 임무 수행 중 좀처럼 검역 대상 물품을 발견하지 못할 경우 의기소침해질 별이에게 자신감을 북돋우기 위한 일종의 '당근'이기도 하다.

훈련할 때 별이 '아빠'는 텐션을 올려주기 위해 일부러 신난 목소리를 내며 훈련 효율을 높이고 있다.

폭발물을 발견한 뒤 핸들러에게 알리는 벤저 [촬영 박성제]

폭발물탐지견 벤저(3)의 경우 다양한 화폭 냄새를 맡는 것이 훈련의 핵심이다.

신종이나 사제 폭발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특정 원료의 종류나 양을 조절해 숨기면 벤저가 이를 찾는 방식으로 폭발물 냄새를 익히는 것이다.

주로 버려진 캐리어나 자동차 타이어 휠, 공항 내 쓰레기통 등을 탐색 대상으로 삼는다.

[차량 아래와 휠 냄새맡는 벤저 [촬영 박성제]

하루하루 임무 수행과 훈련을 하다 보면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뽐내야 할 때도 있다.

바로 전국 경찰특공대의 자존심이 걸린 전술평가 대회에 참가할 때이다.

벤저와 같은 전국의 경찰견들이 참가해 수색, 폭발물 탐지 등 각 종목에서 능력을 겨루는데, 이 시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엄청나게 는다고 한다.

또 업무 특성상 폭발물을 잘못 건드리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벤저는 탐지 물체를 건드리지 않고 멀리서 접근하는 방법을 배운다.

폭발물을 발견하면 한 물체를 계속해서 주시하거나 앉는 방식으로 '아빠'에게 알려야 한다.

홍지훈 부산경찰청 경찰특공대 경사는 6일 "폭발물탐지견은 공항 이외에도 국제 행사, 대회 등 다중이 밀집하는 곳에 자주 출동한다"며 "큰 마이크 소리, 많은 인파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환경에도 익숙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업무 뒤 장난감을 보상으로 받은 알렉산더 [촬영 박성제]

마약탐지견 알렉산더(8)는 마약을 가지고 노는 게 곧 훈련이다.

어렸을 때는 좋아하는 장난감에 마약 냄새를 묻혀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훈련을 마치면 알렉산더는 본격적으로 훈련용 마약류를 찾는 방법을 공부한다.

마약을 발견한 뒤 '아빠'에게 알리면 알렉산더가 좋아하는 간식 등을 보상으로 주는 모의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다.

업무 뒤 장난감을 보상으로 받은 알렉산더 [촬영 박성제]

여기서 알렉산더의 훈련에 사용되는 마약은 실제 범죄 현장에서 압수한 마약이다.

관세청은 알렉산더가 냄새를 맡고 훈련하기 적합한 마약을 별도로 선별해 사용하고 있다.

알렉산더 역시 폭발물탐지견 벤저처럼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시험 지옥'에 빠진다.

탐지견센터에서 실시하는 능력 평가를 치러야 하며, 만약 통과하지 못하면 훈련소로 출근해 낙제생을 위한 보충 훈련을 받아야 한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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