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생각] 경제안보 시대의 우리의 고민

김홍기 한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2023. 2. 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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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이후 급속히 전개된 글로벌화는 우리와 같은 소규모 국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회로 작용했다.

특히 글로벌화로 인해 국가간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제안보를 위한 각종 다변화와 재배치는 그동안 추진돼 온 효율성이 훼손되는 문제가 수반된다.

글로벌화 과정에서 얻은 혜택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미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극대화하도록 제반 요소를 식별하고 나아가 정책수단 및 상황별 대응 전략메뉴를 수립하는 것이 경제안보의 시대에 요구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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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기 한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1980년 이후 급속히 전개된 글로벌화는 우리와 같은 소규모 국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회로 작용했다. 국가를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시장의 크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즉 큰 국가는 자원과 시장이 크므로 생산과 판매에 있어 규모의 경제가 작용해 유리하다. 따라서 일정 이상의 인구와 영토를 갖는 것이 그 나라가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글로벌화는 국가 간에 자원, 사람, 재화나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동하게 해 국가 내에 제한되는 자원과 시장의 한계를 완화시켜 소규모 국가가 갖는 불이익을 해소해 준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급속히 진행된 글로벌화의 이익을 크게 누렸고,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경제력 순위 10위를 차지하고 있고 인구 5000만 이상의 일인당 국민소득 3만불 이상인 30-50클럽에 가입한 7번째 국가가 됐다. 이렇게 우리 경제가 성장한 중요한 동력은 시장의 크기나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게 한 글로벌화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화가 크게 후퇴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가간 경제협력의 주요 내용은 시장개방이라는 용어는 사라지고 자국의 산업육성을 위한 산업정책이나 투자유치, 기술개발지원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이 자국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한 산업정책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세계규범에 어긋날 뿐 아니라 중상주의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는 성공할 수도 없고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과 중국간의 전략적 경쟁이 가열된 후, 미국은 중국이 취한 정책을 답습하거나 보다 정교화·고도화해 추진하는 상황이다. 그 중심에는 경제안보의 전략이 있다.

경제안보라는 용어가 경제학계에서 그리 익숙한 용어는 아닌 듯하다. 지난주에 고려대학교에서 진행된 경제학공동학술대회에서 주요 이슈중의 하나가 경제안보였다. 경제안보라는 용어가 아직은 경제학계에서 정형화돼 있지는 않다. 김경수 교수는 미래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불확실성을 제어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불확실성 제어'다. 즉 경제안보 시대에는 글로벌 시대에 중요한 동인이었던 효율성보다는 불확실성 제어를 통한 안정성이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경제안보에 있어 문제는 경제안보의 위협요인과 사용수단이 매우 다원적이고 다면적일뿐 아니라 경제안보가 국가 간에 상충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경제안보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의 경제적 이해를 정의하고, 나아가 잠재적 위협을 식별하고, 국가안보를 위한 다른 비경제적 수단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그리 녹녹지 않다. 과거 글로벌화 시대의 정책은 상호 윈윈이라는 상호주의적 원칙에 입각하고 정책수단도 단순화돼 있어 정책을 추진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작았다. 하지만 경제안보라는 전환 시대에는 과거 보다 정책목표나 정책수단, 대응 방안들이 훨씬 가변성과 다원성이 크다. 특히 글로벌화로 인해 국가간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제안보를 위한 각종 다변화와 재배치는 그동안 추진돼 온 효율성이 훼손되는 문제가 수반된다. 예를 들어 글로벌화 과정에서 많은 혜택을 향유한 결과로 발생한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과도한 수출입 의존성을 줄이는 작업은 우리의 경제안보를 위해 절실히 요구되는 사항이다. 하지만 이에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될 것이다.

글로벌화 과정에서 얻은 혜택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미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극대화하도록 제반 요소를 식별하고 나아가 정책수단 및 상황별 대응 전략메뉴를 수립하는 것이 경제안보의 시대에 요구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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