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인재가 최고의 자원이 되는 사회'의 도시정책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2023. 2. 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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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세계적인 미래학자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는 '도시의 성공 열쇠는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도시들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세계적인 대학의 존재이다'라고 주장했다. 플로리다의 주장을 뒷받침할 도시정책의 사례로 뉴욕을 소개하고 싶다. 뉴욕시장을 3차례 역임한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Rubens Bloomberg)는 임기 중 새로운 뉴욕을 만들고자 다양한 슬로건을 내걸었다. 첫 임기에는 '안전한 뉴욕', '매력적인 뉴욕'과 같이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을 통해 뉴욕의 경쟁력을 높였다면, 세 번째 임기에서는 뉴욕시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과학기술과 혁신을 시정정책 기조로 삼았다. 뉴욕은 세계 최고의 경제도시지만, 혁신인재 자원이 적극적으로 육성되지 않으면 샌프란시스코처럼 고급인재 기반의 혁신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도시들에 상대적으로 밀릴 수 있다는 미래학자들의 예측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뉴욕을 첨단기술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해 고급인재 기반의 혁신 정책을 제시하고, 그 시작으로 세계 유수의 연구중심대학을 대상으로 뉴욕캠퍼스 유치 공모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로 코넬대와 이스라엘의 테크니온공대의 컨소시엄인 제이콥스 테크닉-코넬연구소가 뉴욕 루즈벨트 섬에 캠퍼스를 조성하고 뉴욕을 창업과 혁신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이처럼 새로운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뉴욕의 모습은 우리지역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뉴욕이 세계 유수 대학의 캠퍼스를 유치해 고급인재를 양성해 지역 발전을 꾀하는 것처럼 우리 지역도 인재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핵심 사항을 3가지로 요약해보면 첫째, 대학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융복합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T형 인재 육성과 같이 한 분야의 심도 있는 전공실력과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융합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갖춰 변화하는 미래 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존 학과들을 연결해 새로운 산업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디그리와 같이 새로운 분야의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창업생태계 육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도입해야 한다. 교과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업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교과목을 단계적으로 개설해 학생들의 스타트업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 창업에 대한 교육은 스타트업을 위한 사전교육에 국한되지 않고, 실패와 도전을 경험하면서 기업현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함께 일을 추진할 수 있는 협업역량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고교에서 대학까지 교육계가 함께 협력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교육적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 보장과 흥미가 유발되면 지역 대학에 관심이 높아져 자연스럽게 본인이 전공을 결정하고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대학으로 입학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다행히도 우리 지역의 대학들은 고교학점제, 원클래스 등을 통해 고등학생들의 관심 분야와 진로 관련 분야에 대한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이스라엘의 인재양성 정책이 고교, 군복무, 대학에 이르기까지 연계교육을 통해 고급기술인재가 대학캠퍼스에서 육성되고 실험실 창업을 거쳐 세계적인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사례에 대해 세계 각국의 교육리더들이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입시 교육에만 몰입하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 참고해야 할 사례다.

우리 지역도 4대 산업을 중점 육성 분야로 선정해 해당 분야의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우수인재를 육성하고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재가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최고의 자원이 되는 시대'에 우리 지역도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고의 자원이 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 그리고 지자체가 협력해 뉴욕의 21세기 미래전략과 같은 새로운 지역발전을 도모할 시점임을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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