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지방자치] "복지 사각지대 없다" 대전 동구 '천사의 손길'
2011년 6월 이후 누적 112억여원 모여…74만명에게 도움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매달 25일 대전 동구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탁된 후원금이 물밀듯이 들어온다.
지난해의 경우 월평균 2억원 가까이 기탁됐는데, 동구가 공적인 영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매달 1계좌 1천원 이상씩 기부받는 '천사의 손길' 후원금이다.
2011년 6월 구 공무원을 중심으로 1천89명이 433만1천원을 모아 캠페인 첫걸음을 뗐는데, 13년째를 맞은 지금 정기후원자만 3천6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적게는 1천원, 많게는 70만원까지 매달 후원하고 있다.
여기에 기회가 될 때마다 거액을 쾌척하는 후원자들이 있는데, 지난해에는 한꺼번에 7천만원을 기부한 경우도 있었다.
이밖에 행정복지센터에 비치된 나눔저금통에는 서랍 속 잠들어 있던 동전이 쌓이고, 모아모아 기부데이 때는 받아만 놓고 안 쓰는 기념수건 등 물품이 줄을 잇는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바자회를 열고 얻은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렇게 모인 것이 누적 112억5천만원에 이른다.
동구는 이들 후원금과 후원물품으로 취약계층 돌봄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실업이나 사고로 어려움에 처했으나 정부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 주민 603명에게 긴급생계비와 의료비 4억2천여만원을 지원했다.
65세 미만 주민 260명의 치과 치료비 5천900만원을 지원하고, 차상위계층 1만3천가구에는 설과 추석 때 총 2억9천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했다.
저소득층 126가구에는 보일러 설치·수리비 6천700여만원이 지원됐다.
최근 난방비 폭탄 사태가 불거졌을 때 동구가 취약계층 1천가구에 10만원씩 총 1억원의 난방비를 긴급 지원했는데, 이 비용도 천사의 손길 후원금이었다.
세 자녀 이상을 둔 저소득 가정에는 출산축하금과 입학축하금, 성적우수장학금 등도 지급됐다.
현금만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1천275명에게 보행보조기를 마련해줬고, 천사두꺼비 집수리 사업(19가구)이나 모자가정 등의 전기설비 등을 고쳐주는 아빠손길 사업(360가구) 등도 진행됐다.
홀몸 어르신 246명에게는 인공지능 말벗 인형 '천사친구 효돌·효순이'를 지원해 자주 보지 못하는 손자·손녀 역할을 대신하게 했다.
늦가을이면 저소득층을 위한 김장김치 나누기(7천786가구)도 성대하게 마련된다.
특히 2018년부터 주민들이 남은 식재료나 음식을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공유하는 나눔냉장고 사업은 행정안전부로부터 2019년 주민생활혁신 챔피언, 지난해 주민생활혁신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이들 사업을 통해 누적 74만6천659명의 취약계층 주민이 102억여원을 지원받았다.
이 같은 천사의 손길 사업으로 동구는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한 사랑의 열매 대상에서 시민참여 부문 1등급 '행복장'을 받았다.
당시 박희조 구청장은 "구민들이 십시일반 보내주신 사랑을 주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드렸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나눔문화 확산과 어려운 이웃 지원에 최선을 다해 '행복 동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구는 올해 거동 불편 장애인과 홀몸 어르신의 안부를 인공지능이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홈 케어링 콜' 사업과 각종 행사 때 화덕피자를 구워 제공하면서 기부금을 모으는 '천사네 화덕피자' 사업을 새로 시작할 예정이다. 피자를 구울 화덕도 후원자가 기부한 것이다.
올해 총 22개 사업에 10억원의 후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경순 복지정책과장은 6일 "우리 구 예산의 68%가량이 복지 부문에 쓰이는데도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다"며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후원자들이 계시기에 구석구석까지 온기가 퍼지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동구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1만7천680명과 차상위계층 2천643명 등 취약계층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 외에 4천명가량이 사각지대에서 별다른 공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동구는 보고 있다.
cob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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