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잊지 못할 경험”…‘소녀 리버스’가 찬미·이연에게 남긴 것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3. 2. 6.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OA 찬미(왼쪽)와 밴디트 이연이 ‘소녀 리버스’를 통해 버추얼 캐릭터 걸그룹에 도전한 소회를 전했다. 사진|FNC엔터, MNH엔터
“진짜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느낌이었어요.”(찬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걸그룹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 미션을 짧고 굵게 마친 도화(AOA 찬미)의 목소리엔 기분 좋은 떨림이 가득했다.

‘소녀 리버스’는 현실 세계 K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의 세계에서 아이돌 데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참가자들은 현실 세계에서의 정체를 완벽히 숨긴 채 새로운 버추얼 캐릭터를 통해 춤과 노래 실력은 물론, 스타로서의 끼와 매력을 선보이며 최종 5명의 데뷔 멤버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응원 속 2회에서 1:1 데스매치가 진행된 가운데 소녀V로 활약한 AOA 찬미(도화), 밴디트 이연(유주얼), 위클리 재희(차차다섯공주), 트라이비 송선(라스칼)이 탈락했다. 이후 6회에서는 트라이비 미레(키키), 위키미키 엘리(시계는와치), 로켓펀치 수윤(하이루), 러블리즈 출신 이수정(체리)과 정예인(정호랑), 여자친구 출신 예린(차도도), 헤즈 홍의진(화의자), 아이리스 아이엘(예니콜)이 추가 탈락하며 서바이벌 미션에 마침표를 찍었다.

본선 진출자가 가려지기 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 나선 AOA 찬미와 밴디트 이연은 ‘소녀 리버스’를 통한 경험과 소회를 진솔하게 털어놨다.

먼저 찬미는 “새로운 걸 한다는 데 많은 의미를 두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데뷔한 지 시간이 오래 흐르다 보니 새로운 포맷이나 자극에 많이 무뎌진 것 같다. 그 와중 버추얼 캐릭터가 새로운 자극이 될 것 같았고, 서른 명의 소녀들이 서로를 모르고 한다는 데 흥미를 느껴 참여했다”고 말했다. AOA로서 쌓아온 커리어를 내려놓았다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서는 “내려놓고 포기한다기보다는 더 얻을 거란 마음으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게 사라지는 게 아니라 또 다른 경험이 하나 더 추가된다는 생각이라 기쁜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연은 “저는 처음엔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겠다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나중엔 진심이 되어버려서 점점 하면 할수록 더 마음이 진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AOA 찬미는 ‘소녀 리버스’에서 도화 캐릭터로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일원으로서 활동해 온 이들에게, ‘소녀 리버스’는 오롯이 그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찬미는 “프로그램 제안서를 받고 좋았던 건 새로웠다는 점, 그리고 서바이벌 무대에서 나를 보여주는 걸 혼자 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며 “탈락이나 잔류에 대한 부담보다는 도전하고 만들어가는 데 대한 설렘이 컸다”고 말했다.

“멤버들과 함께 할 때는 모두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 입는 느낌이 강해요. 다같이 잘하는 데 포커싱을 맞추죠. 반면 버추얼 세계에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 제일 잘 하는 것에 중점을 뒀죠. 외적인 불가능이 없어졌다고 할까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를 내가 만들고, 좋아하는 모습으로 해서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찬미)

“저는 소심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얼굴과 모든 정체를 가리고 임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많이 용기가 됐어요. 그 점이 출연 결심하게끔 해준 것 같아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내 그릇으로는 상상도 못 하는 프로그램인데, 얼?을 가리고 정체를 가리고 제가 하고 싶은대로 다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출연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였어요. 또 팀에서 어울리지 않아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던 제 목소리를 이번 기회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좋았죠.”(이연)

프로그램 내에서 ‘목소리가 잊혀지고 싶지 않아’ 출연했다고 밝히기도 한 찬미는 “사실 잊혀지기 싫다기보다는, 내 목소리를 좀 더 명확하게 각인하고 싶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라며 “내 얼굴이 안 보여도 목소리만으로 찬미라는 걸 알 수 있게, 나의 진짜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밴디트 이연은 ‘소녀 리버스’에서 유주얼 캐릭터를 맡아 개성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화면 상에선 예쁘고 개성 만점인 캐릭터로 시청자와 서로를 만났지만,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VR 기구를 착용한 채 촬영에 임했다. 촬영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묻자 두 사람 모두 “VR 기구 착용 촬영이 어렵진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찬미는 “가장 편한 옷을 입고, 외적인 부분에 신경쓰지 않고 노래하고 춤 출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고 눈을 반짝였다.

10년 가까운 연차 차이 때문일까. 가상의 캐릭터의 성격을 구현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두 사람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찬미는 “연기를 했다기보다는 조금 더 내 자신에게 솔직했다”고 한 반면, 이연은 “나는 밝고 온순하고 단순한 편인데, 유주얼(이연 캐릭터)은 험악한 말도 하고 화도 많이 나 있는 친구다 보니 연기에 가깝게 표현했다. 그 과정에서 속시원한 점도 있었으니 어쩌면 나의 다른 모습을 찾게 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실 세계에선 각종 음악방송에서 늘 부딪치는 이들이지만, 서로가 서로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로 서바이벌에 임한다는 점 그 자체로도 ‘소녀 리버스’는 특별했다. 현실 아닌 가상세계에서 타 가수들을 만난느낌은 말할 것도 없이 말이다.

“저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매력적인 친구들이 많다고?’ 하는 생각을 했어요. X로 활동할 땐 할 수 없는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소녀 V로서 더 솔직하게 나오는 것 같아요. 좀 더 솔직하게 활동할 때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느꼈죠.”(찬미)

제약이라곤 1도 없는 버추얼 세계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저는 선배님이라고 불리지 않는 게 짜릿했어요. 예전에는 80% 정도가 선배님이었다면 이제 아이돌 친구들을 만나면 거의 다 후배분들이죠.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것의 존중의 의미와 중요한 호칭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지고 저 역시 조심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친구들이 다들 ‘도화야’라고 불러주고, 저는 또 도화가 본명인데 ‘도화야’라고 부르면서 오니까 그게 정말 짜릿했어요. 스스럼없이 다가와주는 데서 짜릿함을 느꼈습니다.”(찬미)

“처음엔 망설인 부분이 많았다고 말씀드렸는데, 해방감을 느끼는 선배님들을 직관하면서 짜릿했어요. 이래도 되나 싶은데, 많이들 그렇게 하시더라고요.(웃음) 어쨌든 제가 조금 마음 안에선 망설임이 있었지만 설정 자체가, 다들 친구에 반말 모드 설정이었다 보니 후배들 입장에서도 굉장히 짜릿한 순간이 많았어요. 어디서 이렇게 반말로 호칭 없이 불러보겠어요. 하하.”(이연)

AOA 찬미는 ‘소녀 리버스’를 기점으로 도화라는 새 인물로 나아간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두 사람은 ‘소녀 리버스’를 통해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 점도 언급했다.

“제 인생의 첫 서바이벌은 아니지만 솔로로서 첫 서바이벌이었는데. 실력적으로 성장하기엔 짧은 시간이었고, 무대에 대한 책임감을 확실히 느꼈어요. 오로지 내가 설계한 무대고 이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한다는 걸 분명히 느끼면서, 멋진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걸 느꼈죠. 얻은 점은, 사람들의 사랑이요.(웃음) SNS로 메시지가 정말 많이 와요. 제가 그렇게 응원을 많이 보내주고, 친구들에게 잘하라고 해준 게 정말 진심이었는데, 서로가 서로를 실제로 만났을 땐 잘 못 하게 되더군요. 그런 말조차 평가가 될까봐 조심스러운 거죠. 그런데 그 안에선 그런 것도 다 내려놓고 서로 응원해주는 데서 위로가 많이 됐다는 메시지가 왔어요. 그런 내 모습을 많이 알아봐주신 것 같아서, 저는 ‘소녀 리버스’를 통해 사랑을 얻은 것 같아요.”(찬미)

“저는 부담을 내려놓는 걸 배웠어요. 그게 성장인 것 같아요. 다들 카메라가 꺼진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데, 저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어요. 낯가리는 것일 수도 있는데, 다른 방송에선 사실 못 보여드렸었죠. 솔직하게 부담은 내려놓는 점에서 성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음 방송에선 어떤 걸 하든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얻은 점은, 제 부캐가 생겼다는 점이요. 비록 지금은 소멸됐지만 내 마음 속에 있으니까, 너무 소중하고 값진 경험을 얻었어요. 잊지 못할 것 같아요.”(이연)

향후 활동 계획도 덧붙였다. 찬미는 “아무래도 배우로서 모습을 조금 더 보여드리게 될 것 같고, 가수로서 무대에 서야 하는 일이 있다면 이번에 ‘소녀 리버스’를 함께 한 것처럼 너무나 행복한 마음으로 무대에 설 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소녀 리버스’를 하면서 많이 느낀 부분은, 조금 더 선입견 없이 편견 없이 사람들 보는 눈을 가져야겠다는 점입니다. 분명 활동하며 마주친 선후배들이 있는데, 분명 인사도 나누고 무대도 봤을텐데 그 땐 나도 모르는 색안경도 끼고, 진짜를 보는 눈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는 눈을 넓히고 사람을 판단하는 걸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찬미)

밴디트 활동도 이미 마무리한 탓에 의도치 않게 휴식기를 갖게 된 이연도 담담하게 향후 계획을 전했다. 그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그냥 내 모습 그대로를 보였을 때 사람들이 더 진심을 느끼고 좋아한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활동할 때도 그렇게 하게 될 것이란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밴디트 출신 이연은 ‘소녀 리버스’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계획을 정해놓지 않는 타입이다. 순간순간을 열심히 하다 보면 맞닥뜨리는 게 있는데, 일단은 가수 활동으로 생각한 건 아직은 없지만 곡 작업은 계속 하면서 배우로서도 활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두 사람은 향후 버추얼 캐릭터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조건 할 것”이라며 “다음 기회가 또 있다면 아주 독특하고 뇌리에 박히는 캐릭터를 보여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한편 ‘소녀 리버스’는 본격적인 본선 라운드를 앞두고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시청자 투표도 진행,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받고 있다. 투표 결과는 본선 결과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소녀 리버스’는 매 주 월요일 오후 9시 카카오페이지에서 공개되며 목요일 유튜브를 통해서도 공개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