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지는 ‘사탐’… 9과목 중 5과목은 만점자 1% 안 됐다
전년 6.91% ‘정치와법’ 이번엔 0.25%
‘사회문화’ 0.05% ‘생활과윤리’ 0.79%
한두 문제 따라 등급 좌지우지는 옛말
만점 어려운 ‘과탐’은 전반적 난도 비슷
서울대 등 가산점·필수과목 지정 유의
암기만으론 고득점 받기 어려운 영역
개념 적용해 문제 푸는 훈련… 내재화를
5일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에서 사탐 9과목 중 5과목(경제·생활과윤리·윤리와사상·정치와법·사회문화)의 만점자 비율은 1%가 되지 않았다. 사회문화의 경우 만점자가 0.05%밖에 되지 않는 등 2022학년도 수능(0.8%)보다 난도가 크게 상승했다. 전년 수능에서 6.91%였던 정치와법 만점자 비율도 이번 수능에선 0.25%로 떨어졌다. 이밖에 경제 만점자 비율은 5.55%에서 0.67%, 생활과윤리는 2.89%에서 0.79%, 세계사는 6.27%에서 1.75%, 세계지리는 5.17%에서 2.16%, 한국지리는 4.27%에서 2.57%로 줄었다. 만점자 비율이 오른 것은 동아시아사(5.34%→6.47%)와 윤리와사상(0.56%→0.59%)뿐이었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9과목 중 6과목의 1등급 컷이 만점인 50점이어서 5과목(세계지리·동아시아사·세계사·정치와법·경제)은 원점수에서 만점을 받아도 백분위 점수로 환산하면 97점이었다. 반면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1등급 컷이 만점인 과목은 동아시아사뿐이었고, 1∼2문제 차이로 등급·백분위가 하락하는 현상도 발생하지 않는 등 점수 분포가 밀집된 구조를 보였다.
과학탐구 난도는 전반적으로 전년과 비슷했고, 만점자 비율 변동 폭도 사탐보다 적었다. 특히 생명과학Ⅰ(0.1→0.13%)과 생명과학Ⅱ(0.2→0.28%)는 만점자 비율이 전년도와 거의 비슷했다. 이 밖에 지구과학Ⅱ(0.06→2.68%)와 물리Ⅰ(0.17%→2.4%)도 만점자 비율이 올랐고, △물리Ⅱ(1.66→0.27%) △화학Ⅱ(1.9→0.14%) △화학Ⅰ(0.64%→0.45%) △지구과학Ⅰ(0.35→0.06%)은 떨어졌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어려운 과목이 물리Ⅰ에서 화학Ⅰ로 바뀌었을 뿐 전반적으로 전년 난도가 그대로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과탐의 대입 변수 중 하나는 서울대다. 서울대는 2024학년도부터 과탐Ⅱ 필수 응시 조항을 폐지하고, ‘Ⅰ+Ⅰ 조합’ 지원을 허용하는 대신 Ⅱ과목 선택자에게는 3%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일부 모집단위에서는 물리·화학 중 한 과목을 필수 응시로 지정해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탐구 고득점은 암기만으론 불가
흔히 탐구영역은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하지만,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지식의 내재화·자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기만으로는 고득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탐구영역은 철저한 내신 대비를 통해 다져진 학습 기반이 성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N수생’이 늘면서 최상위권 경쟁도 계속 치열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위 ‘킬러 문항’에만 집중하는 학습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최근 킬러 문항이 아닌 문항에서 시간을 들이게 하는 식으로 전반적인 난도를 높이고 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쉬운 문제나 기본적이라고 생각하는 문제부터 빠르게 풀 수 있도록 연습할 것을 추천했다. 이는 단순 암기나 기계적인 문제 풀이로는 해결할 수 없고, 문제를 꼼꼼히 살피고 머릿속의 개념을 문제에 적용하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원점수 1점이 백분위에서는 5∼6점 이상의 차이를 만드는 만큼 1점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으로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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