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밤토끼' 잡았으니 끝?…불법 웹툰, 시장 잠식한다

CBS노컷뉴스 김성기 기자,CBS노컷뉴스 장윤우 기자 입력 2023. 2. 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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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K-콘텐츠의 약진과 함께 2022년 1조 5천억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웹툰 불법유통 시장 규모도 8천억원까지 커져버린 상황입니다.
국내 최대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였던 '밤토끼'가 폐쇄된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불법 웹툰 시장은 매년 커져가고 있습니다.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해 각 기관과 웹툰 사업자가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사이트가 생겨나는 속도를 따라잡긴 어려워 보입니다.

합법 웹툰 시장의 규모는 1조 5천억원…불법 침해율 53.81%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시장의 추정 규모는 2021년 1조 5660억원으로 2020년 1조 538억에 비해 48.6% 크게 증가했습니다.

웹툰 산업에 종사하는 작가 수는 2020년 7407명, 2021년 9326명으로 25.9% 증가했고, 신규 작품도2600건에서 3649건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웹툰 수출 규모도 증가해 웹툰 기업 평균 수출액은 259만 4500달러로 나타났고 1천만 달러 이상을 수출한 기업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웹툰 산업이 발전한 만큼 불법 웹툰유통 시장 규모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추정 웹툰 불법유통 시장 규모는 8427억원으로 2020년(5488억원) 대비 53%가량 늘어났습니다. 이는 합법 웹툰 시장 규모의 53.81%에 이르는 것으로 상당한 부분을 침범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웹툰 조회수인 트래픽의 경우 합법 사이트의 트래픽이 286억8천만회인데 반해 불법 유통 사이트의 트래픽이 334억2천만회인 것으로 나타나 불법 공유된 웹툰을 합법 웹툰보다 더 많이 본다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웹툰 불법 유통 시장은 과거에는 국내 사이트를 중심으로 불법 유통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영어, 중국어 외에도 미얀마어, 힌디어 등 각국 언어로 무단 번역돼 해외에서도 불법 유통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웹툰 작가의 58.9%는 불법 공유 피해 입어


웹툰 콘텐츠를 제작하는 작가들의 경우 그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웹툰 작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 작가의 58.9%는 불법 사이트에 자기 작품이 게재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경력 4년 차 작가의 경우 "지금 제가 연재하고 있는 플랫폼에 달린 댓글보다, 불법사이트에 달린 댓글이 더 많다"며 자조섞인 답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작품이 불법 유통된 직후 월 수익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작가도 있었습니다.

이에 웹툰 사업자인 카카오엔터, 네이버웹툰, 리디 등 국내 7개 콘텐츠 회사가 2021년 '웹툰 불법유통 대응 협의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통해 "웹툰 불법유통 대응 주무 부처로서 관련 사안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고 범정부 차원의 협력을 도모한다"며 웹툰 불법유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불법에 불법…배너 광고로 도박 홍보까지

불법 웹툰 사이트는 사이트 도메인이 차단되면 곧바로 기존 도메인 뒤에 숫자를 붙이는 방식으로 새 도메인을 통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차단된 도메인으로 접속해도 새 도메인으로 자동으로 옮겨줘 불법 웹툰 회원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트위터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메신저를 이용해 회원들에게 새로운 도메인을 공지하면서 홍보하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이트들은 단순히 웹툰 불법공유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사이트 내 배너 또는 팝업 등으로 불법 온라인 도박, 불법 대부, 성매매 등 또다른 불법 사이트를 광고하고 있고, 이에 따른 수익을 얻고있는 상황입니다.

이같은 불법 웹툰 사이트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밤토끼 이후에도 사이트는 건제…구글에 검색만 해도 나와


구글 캡처

글로벌 검색 사이트인 구글에 '무료 웹툰', '웹툰 미리보기' 등 간단한 검색어만 사용해도 쉽게 불법 웹툰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 사이트는 웹툰 시장을 침해하는 문제도 있지만 또 다른 범죄의 통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대부분은 메인 화면 가장 윗부분부터 곳곳에 불법 도박 사이트를 광고하고 있습니다. 앞서 운영자가 검거됐던 '밤토끼'도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웹툰 9만여편을 무단 게시하고 도박사이트 배너광고 등으로 9억5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8년 검거된 국내 최대 웹툰 불법유통 사이트 프로그래머인 A씨의 압수된 현금더미.


이러한 상황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7일 "최근 웹소설, 웹툰 분야가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외 불법 이용으로 피해도 심각해지고 있다"며 웹툰과 웹소설 분야 저작권 침해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종합대응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웹툰이 불법 공유·유통되는 것을 저작권을 가진 권리자와 일반인이 신속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 절차를 간소화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불법사이트를 통해 웹소설·웹툰을 이용하는 것은 단순히 업계 매출액 감소와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못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K-콘텐츠 산업의 위축과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라며, "문체부는 우리 콘텐츠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고, 웹소설이 원천콘텐츠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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