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휘니 캐나다 대사대리 “기술강국 韓·자원 풍부 캐나다, 완벽한 상호보완” [차 한잔 나누며]

홍주형 2023. 2. 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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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라 모휘니 캐나다 대사대리
지난 1월 한국·캐나다 수교 60돌
“2023년 봄 트뤼도 加총리 방한 추진
공급망 재편 등 협력 확대 모색
발령 전 읽은 ‘파친코’ 큰 감명
韓 이민자, 加 사회 다양성 기여
양국 문화교류 증진 위해 노력”

“사람들은 우리(캐나다)가 방금 태평양에 도착했다고 말해요. 아뇨, 우리는 항상 거기에 있었어요. 우리는 태평양 연안을 갖고 있거든요.”

한국인이 전 세계에서 미·중·일 다음 네 번째로 이민을 많이 가는 나라, 6·25전쟁 참전국, 김연아 선수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곳이라는 점 외에 캐나다는 한국과 태평양을 공유한다는 연관성이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정동 캐나다대사관에서 만난 타마라 모휘니 대사대리는 이 점을 유독 강조했다.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대리가 지난달 31일 서울 정동 캐나다대사관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지난해 10월 그가 부임하자마자 11월 캐나다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12월 한국의 인태 전략이 각각 발표됐다. 지난달 14일엔 한·캐 수교 60주년 기념일을 맞았다. “(최근) 국제적 맥락의 변화 속에서 한국과 캐나다는 우리를 하나로 묶는 기회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그의 올해 임무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장관급 인사들의 성공적 방한을 지원하고, 재편되는 질서 속에서 한국과 캐나다 사이 새로운 협력 기회를 만드는 일이다. 그는 “올봄, 트뤼도 총리가 한국을 찾기를 희망한다”며 “(5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즈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가 인태 특사를 파견하기로 한 것도 이 지역에서 존재감을 높일 필요를 어느 때보다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모휘니 대사대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사건들이 공급망과 에너지 문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변화시켰다는 것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공급망 재편을 두 나라 사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단순히 광물자원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이용하고 재활용하는지도 환경적 관점에서 대화해야 하고, 이것이 공급망에 대한 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산업이 발전한 한국과 광물 등 천연자원의 보고인 캐나다는 “완벽한 상호보완 관계”라고 했다.
캐나다의 인태 전략은 중국을 ‘갈수록 분열적인 강대국(an increasingly disruptive global power)’으로 명시했다. 양국 협력이 중국 견제와 연결되느냐는 물음에 그는 “모든 나라는 중국에 대해 다른 관계를 가진다”면서도 “(인권과 가치 측면에서) 우리 국익이 수호되거나 증진돼야 한다고 느낄 때, 우리는 (우리 가치를) 옹호할 것”이라고 분명히 답했다.
모휘니 대사대리의 또 다른 수교 60주년 계획은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적 연관성을 찾는 일이다. 한국 발령 전 소설 ‘파친코’를 읽고 큰 감명을 받은 그는 6월 서울국제도서전과 4월 광주비엔날레 등 한국의 굵직한 문화행사에 캐나다 예술인들을 초청했다. 한식의 세계적 인기에 착안해 ‘캐나다판 백종원’인 인기 셰프 리카르도 라리비를 초청해 음식 교류를 하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 중 하나다.
고등학생 두 아들을 데리고 부임한 ‘워킹맘’인 그는 바쁜 한 주 뒤 귀가해 드라마를 시청하는 일을 즐긴다. ‘K드라마 팬’을 자처한 그는 아들들과 함께 한국 문화를 발견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가 첫째로 꼽은 한국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와 캐나다에서 큰 인기를 끈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은 다양성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공통적이다. 토론토에서 대학을 다닌 그는 토론토의 한국계 김씨 가족의 삶을 다룬 ‘김씨네 편의점’에 대해 “그건 한 가족의 경험인 동시에 다문화 도시인 토론토의 삶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인 이민자들의 문화적 활동이 다양성을 중시하는 캐나다 사회에 크게 기여했다”는 그는 지난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플랫폼상을 수상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캐나다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를 추천하기도 했다. 한국계 캐나다인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한국인 모자가 캐나다 이민 과정에서 겪는 애환을 담았다.
2022년 12월 김연아 선수에게 2023년 한·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명예대사 위촉장을 수여하는 모휘니 대사대리. 주한 캐나다대사관 제공
한국에 부임한 첫 여성 캐나다 공관장인 그가 관심을 갖는 또 다른 다양성의 영역은 성평등이다. 캐나다는 지난달 유엔 인권 정례 검토(UPR)에서 한국 정부에 여성가족부 폐지 이후 여성과 아동 권리를 보호할 방법을 물은 바 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함께 여성과 평화 유지에 관한 이니셔티브를 개발해왔고, 여성주의 외교정책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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