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린 '목동 신시가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장벽 남았다
[편집자주][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정작 내부는 조용한데 밖에서만 떠들썩하죠. 전화 문의는 간간이 옵니다." - 목동신시가지 단지 내 상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정부의 규제 해제 조치로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일대가 재건축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신시가지 개발 계획에 의해 14개 단지, 2만6635가구 규모로 건설된 목동신시가지는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준공돼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모두 넘겼지만 안전진단 기준 미달로 재건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풀면서 무더기로 기준을 통과했다.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나면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지만 경기 악화에 고금리 여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문제 등이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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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31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3단지. 주민들이 간혹 보일 뿐 단지는 대체로 한산했다. 단지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재건축이 되면 좋겠지만 기대는 크지 않다고 했다. 그는 "추진위원회는 언제 결성하고 조합은 또 언제 설립할지, 재건축 단계가 너무 많아 사업 성사까지는 까마득하다"며 "이 곳에서 15년을 살았는데 앞으로 10년은 더 넘게 살아야 재건축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5단지에서 만난 주민 B씨는 "새 아파트로 이사 가는 것보다 지금 사는 곳이 재건축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며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야 하는데 일단 지켜볼 뿐"이라고 했다.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통과로 목동신시가지 공인중개업소들도 들떠 보였지만 정작 현장은 차분했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문의 전화는 간간이 오지만 급매물에 대한 문의만 있을 뿐 전반적으론 신중한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는 4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만료되는데 해제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목동신시가지 전체의 거래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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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신시가지 단지들이 안전진단을 대거 통과하면서 규제 완화 전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주변 목동 아파트들도 재건축으로 사업 방식을 우회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목동 한신청구 아파트는 리모델링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199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1512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설명회에는 국내 시공능력평가(2022년 기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비롯해 2위 현대건설, 5위 GS건설 등이 참여했다.
조합은 물론 시공사 입장에서도 리모델링보다 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재건축 사업이 유리한 만큼 건설업계도 목동 일대 단지들의 재건축 소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재건축 사업이 확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신중한 분위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설명회가 열리면 참여는 하겠지만 현재까지 구체화된 곳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풀면서 전국에 재건축 훈풍이 불고 있지만 고금리와 원자잿값 인상 등에 따른 공사비 부담에 과거보다는 적극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목동뿐 아니라 사업성이 확실히 보장된 곳도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선뜻 수주전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며 "이익보다 자칫 손실이 클 수 있어 업체들도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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