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훈련중인데,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는 WBC 왜 불참하나?

노재형 2023. 2. 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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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WBC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가 공식 밝혀진 것은 없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페리 미나시안 LA 에인절스 단장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제한은 없다. 운동장에 나가 치고 던지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그가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타니 쇼헤이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참가를 승인한다면서 덧붙인 말이다. 오타니는 일찌감치 WBC 참가 의사를 내비쳤고, 구단도 흔쾌히 허락을 한 상황이었다. 미나시안 단장에 따르면 오타니는 시범경기에 한 차례 등판하고 오는 3월 2일 일본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WBC는 그 어느 대회보다 많은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이 참가를 신청하고 있다. 오타니와 다르빗슈 유(이상 일본)를 비롯해 마이크 트라웃, 폴 골드슈미트, 클레이튼 커쇼(이상 미국), 후안 소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샌디 알칸타라(이상 도미니카공화국), 프레디 프리먼(캐나다), 훌리오 유리아스(멕시코) 등이 각국 WBC 최종 명단 혹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엔트리는 8일 제출 마감이다.

물론 브라이스 하퍼,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딜런 시즈처럼 부상 중이거나 최근 부상 경력이 있는 선수들은 자의반 타의반 출전을 포기했다. 그런데 아쿠나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메이저리그가 WBC를 창설했으면서 어떤 선수는 구단 허락을 받고 어떤 선수는 못 받는 것인가? 내가 그 중 한 명"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베네수엘라 국적인 아쿠나는 지난 시즌 내내 WBC에 참가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애틀랜타 구단이 막아서고 나섰다. 메이저리거의 WBC 참가는 구단 동의가 있어야 한다. 최근 양키스 투수 루이스 세베리노와 시애틀 매리너스 투수 루이스 카스티요(이상 도미니카공화국)가 구단으로부터 WBC 참가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아쿠나의 경우 지난해 4월 29일 복귀 후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모두 소화했음에도 애틀랜타 구단은 부상을 우려해 WBC에 참가하지 말라고 했다. 아쿠나는 2021년 7월 무릎 인대를 다쳐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다.

그렇다면 '홈런왕' 양키스 애런 저지는 왜 WBC에 불참하는 것일까. 저지는 최소한 작년 62홈런을 친 뒤 WBC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저지와 WBC를 연관시킨 현지 언론 보도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

그가 캘리포니아주 린든에서 태어났고 입양아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똑같은 미국 국적인데도 작년 내셔널리그 MVP 골드슈미트는 참가하지만, 아메리칸리그 MVP 저지는 불참한다.

저지는 2021년 7월 코로나 확진으로 열흘 정도 쉰 것을 빼면 최근 2년 간 부상 결장이 없었다. 지난해에는 157경기에 출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게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여전히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저지의 훈련을 돕고 있는 딜런 로슨 양키스 타격코치는 최근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저지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열심히 훈련한다는 점이다. 열심히 하는,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가 저지와 같은 훈련량을 소화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는 재능과 노력, 둘 다 갖췄다"고 밝혔다.

부상이 없고 순조롭게 훈련을 하고 있으면서도 WBC에 불참하는 건 적어도 구단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62홈런을 치느라 지칠대로 지쳤는데, WBC에서 체력을 소진시키게 할 이유가 있겠나. 더구나 저지와 양키스는 이번 오프시즌 9년 3억6000만달러 계약을 맺고 이제 첫 시즌을 맞는 입장이다. WBC '따위'는 우선 순위가 아니다.

미국 대표팀은 지난해 7월 트라웃을 주장으로 선임한 뒤 토니 리진스 대표팀 단장이 후보로 선정된 선수와 구단에 참가 의사를 묻고 긍정 답변을 들으면 발표했다. 트라웃, 골드슈미트, 커쇼 뿐만 아니라 무키 베츠, 놀란 아레나도, 트레이 터너, 메릴 켈리, 애덤 웨인라이트 모두 이런 식으로 WBC 참가 소식이 전해졌다. 저지와 양키스에도 참가 의사를 물어봤을 것이다.

WBC는 현존 최대 규모 및 최고 수준의 야구 국가대항전이지만, 주최측인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손아귀에서 자유롭지 않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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