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난 냉혹한 현실…'無전략 근자감'부터 버려야[SS포커스]

정다워 2023. 2. 6.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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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이제 아시아에서도 철저한 변방, 비주류에 속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선거 낙선으로 한국 축구의 민낯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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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최승섭기자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한국 축구는 이제 아시아에서도 철저한 변방, 비주류에 속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선거 낙선으로 한국 축구의 민낯이 드러났다. 정 회장은 7명의 후보 중 6위에 머물렀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세에 밀린 것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으나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후보에게도 상대가 되지 않은 점은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한국 축구는 늘 아시아의 맹주를 자청했다. 성적에서는 자부심을 드러낼 만하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호주, 일본과 함께 16강에 올랐고, FIFA랭킹도 25위로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높으니 근거 없는 자부심은 아니다.

문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내에서의 외교력은 점수를 매기기도 어려울 수준의 낙제점이라는 현실이다. 정 회장은 2017~2019년 FIFA 평의회 위원직을 수행했지만 2019년 재선에 실패했다. 평의회 위원으로 일하는 동안 제대로 된 외교력을 발휘하지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지난 두 차례의 선거 전략도 부재했다. 선거철만 되면 AFC내의 여러 인사를 만나 인사치레만 할 뿐 진정성 있는 호소는 하지 못했다. 중동세가 AFC를 장악한 것은 이미 오랜 전 일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편’을 만드는 정치적 관계 형성이 필요했는데 정 회장은 이도 저도 아닌 채 외딴 섬에 떨어졌다. 한 축구계 인사는 “AFC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정치적인 결탁 관계가 중요하다. 중동세에 붙어 갈 것인지, 아니면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힘을 모을 것인지, 혹은 또 다른 세력을 구축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데 정 회장은 아무 전략 없이 지내다 선거 때가 되니 표를 달라고 맹목적으로 외치고 다녔다. 결과는 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AFC 가입국은 총 47개국이다. 이중 서아시아와 동남아시아(아세안) 소속이 각각 12개국에 달한다. 중앙 아시아 소속이 6개국,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 그룹이 10개국이다. 서아시아, 동남아시아는 결집이 잘 되는 데 비해 동아시아는 각자도생을 선택한다. ‘표심’ 획득에 불리한 입장이다. 그렇다면 일찌감치 노선을 정해 협력 상대를 물색하고 정치적으로 움직였어야 하는데 정 회장은 구체적인 마스터 플랜 없이 무능력한 외교력으로 일관했다.

일본의 경우 스폰서십을 통해 AFC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피셜 글로벌 파트너(크레디 세존), 오피셜 글로벌 서포터(코나미, 몰텐), 오피셜 광역 파트너(KDDI, 기린)로 활발하게 AFC를 후원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 내의 일본 세력은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반면 한국의 AFC 스폰서는 티빙(오피셜 광역파트너) 하나뿐이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다시마 고조 FIFA 평의회 위원이 이번에도 자리를 사수했다.

반면 정 회장과 협회는 제대로 된 현실 인식 없이 선거에 뛰어들었고, ‘근거 없는 자신감’의 최후는 낙선이었다. 국제 정세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무의미한 자신감으로 일관한다면 당분간 한국 축구는 주류에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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