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박경완 스승이 장담한 152억의 가치…"이런 존재 유일하니까"

김민경 기자 2023. 2. 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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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양의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이런 존재는 양의지(36, 두산 베어스)가 유일합니다."

세리자와 유지 두산 배터리코치(55)의 말이다. 그는 일본인이지만, 2010년부터 10년 넘게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두산 등 여러 구단을 경험해 한국에서도 잔뼈가 굵은 코치다. 선수 시절 KBO리그 최정상급 포수로 활약했던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49)와 박경완 LG 트윈스 배터리코치(51)의 스승이기도 하다. 올해 FA 시장에서 4년 80억원 대우를 받은 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강남(31) 역시 그의 손을 거쳤다.

올해 이승엽 두산 감독의 부름을 받으면서 세리자와 코치는 양의지와 함께할 기회까지 얻었다. 양의지는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2년 152억원에 계약하며 역대 FA 최고액 신기록을 세웠다. 30대 후반 나이에 몸값이 너무 높게 책정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그를 한국 최고의 자리에서 끌어내릴 다음 포수가 나타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세리자와 코치는 5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떻게 보면 코치로서 영광이다. 타자는 원래 투수랑 싸운다. 그런데 양의지는 타자가 투수뿐만 아니라 포수랑도 싸울 수 있게 하는 그런 존재감이 있다. 이런 존재는 양의지가 유일하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진갑용, 박경완 등 명포수들과 함께해왔지만, 양의지 역시 최정상급 선수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좋은 포수는 이길 수 있는 포수다. 승률이 높은 포수인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니 양의지의 연봉이 높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와 비슷한 이야기는 정재훈 두산 투수코치도 한 적이 있다. 정 코치는 "(양)의지는 데이터로 나오지 않는 특별한 점이 있다. 내가 선수 때 양의지랑 호흡을 맞춰 보면 엉뚱한 면이 있었다. 그런데 계속 결과가 좋게 나오면 투수들은 그 엉뚱한 선택을 '어 이것도 되겠는데'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 세리자와 유지 두산 베어스 배터리코치 ⓒ 두산 베어스

'국민타자'였던 이 감독 역시 선수 시절 양의지를 만나면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감독은 "양의지가 영리하고 상대 팀 준비를 많이 하는 선수라는 것을 느꼈다. 나도 준비를 많이 하지만, 양의지를 보면 아무 표정 없이 경기를 하지 않나. 이 선수는 어떤 생각으로 하는 걸까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금은 그때(2017년 이 감독 은퇴 시즌)보다 5년이 더 흘렀으니 여우같이 또 곰같이 상대를 공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세리자와 코치는 양의지를 더 완벽하게 만들고자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한 가지 과제를 줬다. 그는 "양의지에게 낮은 공 프레이밍 하는 법을 과제로 줬다. 유강남은 낮은 공 프레이밍 비율이 63%인데, 양의지는 50%다. 유일하게 조금 떨어지는 게 프레이밍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LG 시절 유강남에게 프레이밍을 가르쳐주고 2년 동안 좋은 성과를 냈다. 어떻게 공을 스트라이크로 보이게 할지 그 기술을 완성하는 게 유일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마음은 양의지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세리자와 코치는 지난 4일 양의지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2)와 불펜 피칭을 마치자 따로 불러 프레이밍 속성 과외를 해줬다. 양의지가 나이 30대 후반에 접어든 만큼 체력을 아끼면서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양의지 역시 세리자와 코치에게 더 배워서 성장하려는 마음이 크다. 그는 "옛날에 삼성 왕조 시절 배터리코치님이니까. 좋은 것들 많이 배우려 한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이 있지만, 나이 많은 사람한테 또 어린 친구한테 배우는 점이 있다. 시대는 변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바뀌는 시대에 맞춰 배워야 한다"고 했다.

세리자와 코치는 양의지가 건강만 하면 지난해 9위에 그쳤던 두산이 1년 만에 우승을 다투는 팀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양의지는 지난해 포수 수비 이닝이 750이닝이 채 안 된다. 부상이 있기도 했지만, 양의지가 올해는 주전 포수로 850이닝 이상은 수비를 해줘야 우리가 우승을 다툴 수 있다. 나는 양의지가 쉴 때도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2번 포수(후보는 장승현, 안승한, 박유연)를 잘 만들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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