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우값 폭락, 어떻게 할 것인가

양유복 전 전남 영암 도포농협 조합장 2023. 2. 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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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는 우리 민족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민족의 80% 이상이 비료도 없이 거친 땅에 농사를 지을 때 한우는 외양간 두엄으로 퇴비를 내주고, 한편으론 논과 밭을 갈고 곡식을 심고 거두는 데 든든한 큰 일꾼 역할을 했다.

정부는 현재 한우값 폭락사태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 책임 있는 정책을 펼친다는 자세로 수급안정을 이루는 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한우 사육농가들에게 희망을 되찾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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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는 우리 민족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민족의 80% 이상이 비료도 없이 거친 땅에 농사를 지을 때 한우는 외양간 두엄으로 퇴비를 내주고, 한편으론 논과 밭을 갈고 곡식을 심고 거두는 데 든든한 큰 일꾼 역할을 했다. 또한 나라 잃은 설움 속에 극심한 식량 부족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많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양질의 영양분(한우고기)을 제공해 우리 민족이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설 수 있도록 북돋은 보배와도 같은 가축이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너무도 혹독하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한우값이 폭락했으나 많은 소비자는 한우고기가 너무나도 비싸 수입 쇠고기를 사 먹으니 통탄할 일이다. 필자 또한 한우를 사육하는 생산자임에도 지난 설 명절에 한우 갈비가 너무 비싸 엄두도 못 내고 고민하다 결국 수입 갈빗살로 차례상을 차려 명절을 보내는 씁쓸한 경험을 했다.

한우 암소 기준으로 2022년 1월에 50개월령 700㎏이 700만∼800만원에 경매되던 것이 2023년 1월말 기준 400만∼5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수소 거세우도 2022년 1월에 비해 30% 넘게 폭락했다. 그럼에도 소비지 대형마트나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소비자가격은 옛날 그대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비싼 한우고기 대신 수입 쇠고기를 구매하다보니 현재 국내 쇠고기시장에서 수입 점유율이 70%대에 육박했다. 상황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한우 사육 기반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릴지 모른다.

지금 우리는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능률적이며 혁신적인 축산물 유통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한우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조속히 제도화해야 한다. 도소매가격 연동제란 도매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가격도 내리고, 도매가격이 오르면 소비자가격도 올리는 합리적인 방안을 말한다. 소 사육마릿수가 늘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면 소값이 떨어지고 결국 소비자가 지불하는 쇠고기값도 내리게 돼 소비자는 구매 부담이 줄어든다.

연동제에 따른 소비자가격 하락은 소비 확대로 연결돼 전체 한우 수요를 증가시켜 농가는 안정적으로 한우를 사육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도소매가격 연동제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후생을 늘리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현재 한우값 폭락사태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 책임 있는 정책을 펼친다는 자세로 수급안정을 이루는 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한우 사육농가들에게 희망을 되찾아주길 바란다.

양유복 (전 전남 영암 도포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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