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김세화·이영식 ‘겨울 이야기’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2023. 2.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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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20%대를 지키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 출연진 가운데 격동의 현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 있다.

장미희가 출연한 1977년작 <겨울여자> 는 겨울을 소재로 한 영화로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주제가(OST)도 크게 사랑받았다.

주제가는 음반으로 발표됐는데 그 가운데 김세화와 이영식이 함께 부른 흥겨운 리듬의 '겨울 이야기'가 좋은 반응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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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미희 삶의 복선 같던 영화 ‘겨울여자’
영화 ‘겨울여자’ OST 앨범.

시청률 20%대를 지키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 출연진 가운데 격동의 현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배우 장미희다. 아마 40대 중반 이상에게 장미희 사진을 보여주면 너도나도 한마디씩 할 것이다. 그만큼 그는 대한민국 최고 스타다.

장미희가 출연한 1977년작 <겨울여자>는 겨울을 소재로 한 영화로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주제가(OST)도 크게 사랑받았다. 장미희가 열연한 주인공 ‘이화’의 삶을 두고 여성 인권 논쟁도 있었던 문제작이었다.

원작은 1976년 조해일이 쓴 동명의 소설로 10만부 넘게 팔렸다. 그러자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를 연출해 명성을 얻은 영화감독 김호선은 곧바로 영화 제작에 들어갔다. 줄거리는 대학에 입학해 성인이 된 이화가 부잣집 아들, 고교 시절 은사, 학생운동 하는 대학생 등 여러 남자를 만나면서 성(性)과 삶에 눈뜨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는 1977년 추석 당일 개봉했다. 당시는 명절에 차례를 지내고 온 가족이 영화를 보는 일이 많던 때로 극장엔 주로 외국 영화가 걸렸다. <겨울여자>는 외화 사이에서 선전하며 133일 상영 기간 동안 관객 58만5000여명을 동원해 그 당시 한국 영화 역대 최고의 흥행 신기록을 수립했다. 1970년대엔 호스티스 영화가 유행했는데 성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이 억압되던 시대 상황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기록은 13년 후 1990년 <장군의 아들>이 나오고서야 깨졌다.

영화 흥행과 더불어 삽입곡도 히트했다. 노래 ‘나비 소녀’로 뜬 가수 김세화는 같은 해 개봉한 <겨울여자> 주제가를 녹음할 기회를 얻었다. 주제가는 음반으로 발표됐는데 그 가운데 김세화와 이영식이 함께 부른 흥겨운 리듬의 ‘겨울 이야기’가 좋은 반응을 끌었다. 제목은 몰라도 첫 멜로디 “봄에도 우린 겨울을 말했죠”를 듣는 순간 ‘아, 이 노래!’ 할 것이다.

OST 음반 표지 사진도 인상적이다. 만 20세의 앳된 장미희 모습이 담겼다. 사진을 보면 당대 최고 스타였지만 1980년대 초반 권력자와의 뜬소문으로 배우 생활을 접고 미국에 체류해야만 했던 그의 불운한 시절이 떠오른다. 영화 주인공 이화처럼 권력을 가진 남성들 때문에 피해를 본 것이다.

동양학에서는 남성을 중시하고 여성을 무시하는 과거 사회를 양성음쇠(陽盛陰衰)라고 했다. 그런데 세월이 변해 이제는 음성양쇠(陰盛陽衰) 시대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과거 불운에서 벗어나 배우로서 재기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장미희의 멋진 활동을 기대한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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