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더 추운데”… 오후 6시면 문 닫는 인천시 ‘한파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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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다음날 낮 12시’ 서울과 대조, 실효성 도마위… 市 “경찰 등과 논의”
“추워서 잠을 못 이루는데 한파쉼터는 오후 6시에 문을 닫습니다.”
3일 오전 10시께 인천 구월동 구월4동 행정복지센터. 출입문에 ‘한파쉼터’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센터 운영시간만 문을 연다. 주민 빈장원씨(69)는 최근 가스비 미납으로 가스가 끊겨 난방을 할 수 없어 한파쉼터를 주로 찾고 있다. 하지만 운영시간 외에는 한파쉼터에 머무를 수 없어 추운 집으로 돌아간다. 빈씨는 “집에서 난방도, 저녁밥을 할 수도 없다”며 “저녁에도 따뜻한 공간이 주민에게 제공됐으면 한다”고 했다.
같은날 오전11시께 중구 개항동 행정복지센터의 상황도 마찬가지. 김옥매씨(70)는 “작년에 비해 난방비가 올라 하루에 한 번 난방을 튼다. 난방비 걱정 없이 따뜻하게 지낼 곳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씨는 “경로당과 행정복지센터가 한파쉼터인 줄은 알지만, 하는 일이 6시에 끝나 어떤 시설도 이용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날 중구 만석동, 논현동, 구월동의 경로당 3곳 역시 오후 5시30분에서 6시 사이에 문을 닫았다. 남근관 구월4동경로당 회장은 “경로당이 문을 닫으면 어르신은 추운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야간에 이용 가능한 한파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한파쉼터 중 기온이 내려가는 밤이나 새벽에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전무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한파쉼터는 노인시설 636개, 주민센터 134개, 금융기관 28개, 복지관 3개, 보건소 1개, 종교시설 1개, 기타(도서관, 주민대피시설) 10개 등 총 813개다. 이 중 대부분이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에 문을 닫아 24시간 이용 가능한 쉼터는 없다.
특히 야간 운영은 기관 자율에 맡겨져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야간에 운영하는 곳은 없다. 겨울철 기온은 해가 진 뒤부터 급격히 떨어져 오전 3~6시가 가장 낮다. 결국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시간에 쉼터가 문을 닫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의 경우 1천201개의 한파 쉼터 중 296개가 한파에 대비해 최대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을 한다. 서울 도봉구의 경우 3개의 숙박시설과 협약을 해 오후 6시부터 다음날 낮 12시까지 한파 피해에 취약한 65세 이상 어르신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는 6개의 24시간 찜질방과 협약을 해 취약계층에게 찜질방 이용권을 지원한다.
박승희 전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밤이 온도가 더 낮은데, 오후 6시면 쉼터를 종료하는 것은 한파쉼터로의 흉내만 내는 정책”이라고 했다. 이어 “의미 없는 한파쉼터에 많은 예산을 쓰기보다는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한파취약계층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재정비한 후 각 지자체에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찰·소방 등과도 심도있게 논의해 야간에도 안전하게 쉴 수 있는 한파쉼터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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