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이재명 지키자’, 당원들 착잡했을 것…尹 ‘똥볼’ 차길 바라면 또 질 것”

권준영 2023. 2. 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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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무소속 의원, ‘장외투쟁’ 민주당 향해 ‘쓴소리’
“30년 민주당원인 한 분은 집회에 다녀와 ‘투쟁 명분’에 공감할 수 없다며 ‘부끄럽고 자괴감 든다’고 말해”
“내편 네 편 가르려 할 뿐 중도층 ‘소비자’에게 어필할 요소 갖추는 데 매우 불성실”
“정당의 매력, 능력·비전서 나와…국민은 현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에 걱정·불만 많아”
“그렇다고 민주당을 ‘대안세력’이라 생각할까…아닌 것 같다”
“거대 의석 가졌지만 국정 운영할 충분한 수권 능력 보여주고 있는가”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향자 무소속 의원. <민주당 제공, 연합뉴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향자 무소속 의원. <양향자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장외투쟁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내년 총선까지 윤석열 정부가 똥볼을 차주기를, 국민의힘이 더욱 자중지란하며 국민에게 실망을 끼쳐주기를, 이재명 대표의 분노에 많은 국민이 공감해 투표장에 나와 주기를 바란다면, 민주당은 또 질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양향자 의원은 6일 '장외투쟁과 민주당의 길'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민주당이) 지난 4일에는 급기야 당원 '총동원령'까지 내려 대규모 장외투쟁을 했다. 고초를 겪는 당대표에 대한 안쓰러움과 검찰에 대한 분노가 왜 없겠는가만 엄동설한에 거리에 앉아 '이재명을 지키자', '김건희를 특검하라', '이상민을 탄핵하라'고 외친 당원들의 마음은 한편으로 착잡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의원은 "30년 동안 민주당원인 한 분은 어제 집회에 다녀와 투쟁의 명분에 공감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부끄럽고 자괴감이 든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자칭 비전 모임, 타칭 비명 모임 '민주당의 길'이 출범했다. 당 지도부가 있는데 따로 결사해 '민주당의 길'을 찾겠다니 그 자체로 반(反) 이재명 조직처럼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민주당 출신으로서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그분들의 뜻에 공감한다.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 또한 현 지도부의 길(전략과 방향)과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의 기조 발언을 들어보니, 그 분들이 찾는 '길'은 한 마디로 2024년 총선 승리의 길"이라며 "나는 상념에 잠겼다. 총선 승리가 정당의 길인가.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는 할 수 있는가. 두 가지 근본적 의문이 생겼다"고 했다.

"첫째, 지금 민주당의 정체성(Identity)을 잘 모르겠다. 민주당은 어떤 정당일까. 국민은 왜 민주당을 찍어줘야 할까"라며 "한 정당의 정체성은 보통 '일관성'에서 비롯된다. 2020년 총선부터 민주당은 원칙 없이 흔들리기 일쑤였다"고 현재 민주당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그토록 비난하던 위성 정당을 만들었고, 귀책 사유가 있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던 약속을 깼고, 당내의 반대에도 직전 대선 후보가 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실리와 상황 논리를 내세우며 일관성을 훼손한 것은 이뿐이 아니다"라며 "사법리스크가 있는 대권 후보를 지키기 위해 당헌을 바꾸고, 검수완박 국면에서도 위장탈당을 자행했으며, 각종 비리 의혹 수사를 받는 사람을 당대표라는 이유로 원칙과 관례를 거슬러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양 의원은 "두 번째 문제, 민주당은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선거는 일종의 마켓이다. 많은 유권자는 소비자의 마인드로 투표한다"며 "민주당은 그들에게 왜 우리를 '구입'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주지 못하고 있다. 진영논리로 내편 네 편을 가르려 할 뿐 중도층 '소비자'에게 어필할 요소를 갖추는 데는 매우 불성실하다. 내년 총선 때는 달라질 수 있을까"라고 민주당이 중도층을 끌어올 매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당의 매력은 보통 능력과 비전에서 나온다. 국민은 현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에 걱정도 불만도 많다. 그렇다고 민주당을 그 대안세력이라고 생각할까. 아닌 것 같다"면서 "거대 의석을 가졌지만 국정 운영할 충분한 수권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가. 예컨대 이재명 대표가 약속한 '초당적 공통 공약 실천위원회'는 현 정부 탓하며 계속 미루기만 할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세계 패권 경쟁에서 이길 과학기술 육성 전략, 경제 위기를 극복할 산업 발전 전략 등에서 민주당이 이끄는 아젠다는 없다"며 "점점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2030을 위한 정책 대안 또한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양 의원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기려면 이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 분명한 브랜드와 명확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내년 총선의 메인 프레임은 '정권 심판론' 대 '정권 안정론'이 될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편향된 폭주를 막기 위해 국정 동력을 빼앗아야 한다'거나 어제 장외투쟁에서 보여줬듯 '이재명을 지키는 선거'로 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민주당이 이길 수 있을까"라고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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