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용어’ 고객 호르몬 특징까지 살피라[Monday DBR/이수민]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입력 2023. 2. 6. 03:02 수정 2023. 2. 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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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딸이 몰래 구입한 최신 스마트폰을 아내가 발견했다. 잔소리가 시작됐다. “그 휴대폰이 얼마나 비싼 건 줄 알아? 미래를 위해 저축해야지. 휴대폰은 통화만 잘되면 되는데 요즘 최신 폰들은 쓸데없이 기능만 복잡해!” 아내의 말이 구구절절 옳은 것 같은데 과연 아이도 같은 생각일까?

신경마케팅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박사는 저서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에서 연령별 소비 패턴이 뇌에서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 및 호르몬의 분비량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연령별 소비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호르몬은 도파민, 테스토스테론, 코르티솔이다. 호이젤 박사의 저서와 다른 뇌과학 연구에 근거해 고객 연령별 효과적인 세일즈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소개한다.

청년층은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이 왕성하게 분비돼 새로움과 재미를 추구하려는 욕구가 높다.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높아 복잡한 제품 설명도 빠르게 이해한다. 제품을 구매할 때 꼼꼼히 계산하거나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경우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드물다. 도파민이 현재 구매의 즐거움을 높이고 테스토스테론이 구매 행동을 공격적으로 촉진하기 때문이다. 전전두엽의 적절한 통제를 받지 못하면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다음 예시와 같이 제품이 지닌 독특하고 새로운 면을 보여주면 청년층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기능이 장착돼 있는 혁신적인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패션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기는 아직 수입이 많지 않은 시기다. 구매 여력이 부족한 이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만족을 얻을 수 있을지다. 이 니즈를 충족해주는 형식으로 세일즈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면 원하는 반응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한 달 사용은 무료입니다. 마음껏 이용해 보시고, 천천히 결정하세요!”

중장년층은 걱정과 불안을 불러오는 코르티솔이 증가하는 시기다.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줄어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적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나 신뢰할 만한 곳에서 만든 제품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구매 형태를 보인다.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고객층이기도 하므로 다음 예시와 같이 편안함과 신뢰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제품은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고객 1000만여 명이 사용한 브랜드 제품입니다.”

노년층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는 호르몬은 코르티솔이다.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이 동시에 줄어들면서 정보처리 능력과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다. 25세가 초당 약 40비트의 정보를 처리한다면 65세의 경우 이 수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젊은 시절보다 세로토닌 분비가 적어 사소한 일에도 과잉 감정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세일즈 대상이 노년층인 경우 두 가지만 기억하자. ‘간단’과 ‘안심’이다. 저하된 정보 처리 능력과 기억력을 고려해 전달 내용을 최대한 간단하게 작성해야 한다. 청년층에 효과가 있는 창의적인 세일즈 문구에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변화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노년층 고객에게는 먼저 안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 예시와 같이 행동 변화가 적다는 사실을 강조하거나 익숙한 제품과 비교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커피가 알아서 만들어집니다.” “고객님이 사용하시던 ○○과 사용법은 동일한데 성능은 훨씬 좋은 신제품입니다.”

이처럼 연령별 구매 태도에 맞춰 커뮤니케이션하면 고객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청년 같은 노인 고객을 만나거나 노인 같은 청년 고객을 만날 수도 있다. 환경, 교육, 재정 상태 등 구매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도 있다. 예외는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에는 고객을 연령에 따라 구분하고 접근하는 세일즈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 글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62호(2023년 2월 1호)에 게재된 ‘세일즈 용어, 호르몬에 맞춰 다르게’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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