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적폐 몰렸던 4대강, 다시 ‘희망의 강’으로 흘러야 한다
치산치수(治山治水)는 국가의 기본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산림녹화를 통해 치산은 잘했지만 치수는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4대강 사업 이전에 치수는 예방보다는 대부분 사후 복구에 치중한 탓이었다. 과거에 큰 수해가 발생하면 막대한 예산의 수해 방지 대책이 발표만 되고 실천되지는 못했다.
4대강 사업은 예방 사업으로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었다. 4대강 사업은 2009년부터 4년간 22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국토의 가치를 높인 다목적 사업으로, 국내외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형 하천 개발 정비 사업이었다. 오랜 세월 퇴적되어온 하천 바닥을 전 구간에 걸쳐 평균 3~4m 깊이로 준설하여 강물이 흐르는 면적이 넓어지니 홍수 시 최고 수위가 0.4~4m 정도 낮아져서 그만큼 하천이 안전해졌다. 낮아진 하천 바닥에 16개 보를 설치한 결과, 평시에는 본류 수위가 평균 1.8m 정도 상승하였다. 16개 보로 확보된 물은 팔당댐의 2.3배에 해당한다. 홍수기에는 준설로 인해 하천 수위가 낮아져서 안전해졌고, 평시에는 보의 설치로 풍부한 물을 저장할 수가 있다. 준설과 보는 4대강 사업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적폐로 몰아붙이며 2021년 1월 강의 재자연화라는 미명하에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수질 항목의 조작과 잘못된 경제성 분석을 근거로 보 해체를 결정했다는 놀라운 사실이 속속 밝혀졌다. 보의 상시 개방으로 수력발전은 중단되거나 일부 발전 시설은 거의 폐기 상태라고 한다. 탈원전과 마찬가지로 4대강 사업까지 조작하며 보를 해체하는 행위는 정상이라 할 수가 없다. 4대강 보를 해체하기 위해 수질 조작과 허위 분석이 있었다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많은 외국의 정상들과 전문가들이 4대강 현장을 방문했다. 또한 8국 정부의 초청으로 그들 나라를 방문하여 4대강 사업을 소개하여 큰 관심을 받았다. 짧은 기간에 대규모 하천 정비 사업을 성공리에 마쳤다는 것을 외국에서는 무척 놀라워한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로 대규모 수해와 물 부족의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얻은 기술과 경험은 건설업계의 해외 진출에 큰 장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준공 후 10여 년 4대강 사업에 대해 정부의 부정적 기류로 더 이상의 해외 수출에 대한 추진이 연결되지 못했던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2013년 태국의 11조원의 홍수에 대비한 물관리 사업에서 우리나라가 6조2000억원 사업에 참여하기로 되었으나, 태국에서 국내 NGO의 4대강 비방과 반대 활동으로 태국 법원은 당초 계획에 없던 37주 대상으로 주민 공청회를 갖도록 판결하였다. 계약 체결과 공사를 목전에 두고 보류되었고 다음 해는 쿠데타로 적절한 시점을 놓치며 4대강 기술의 해외 수출은 아깝게도 물거품이 되었다.
4대강 사업은 완공 10년이 되었다. 4대강에 생명과 사랑이 넘쳐 다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강이 되기 바란다. 4대강의 회복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한다. 첫째, 4대강 보와 수변 시설들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전면적으로 보수하고 국민들이 수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4대강 사업은 본류인 18개 국가 하천을 대상으로 공사했으며 4대강 본류로 유입하는 지류 지천의 정비 공사도 이어져야 한다. 또한 4대강에서 제외한 국가 하천도 단계적인 종합 정비가 필요하다. 셋째, 4대강의 소중한 기술과 경험이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적극 해외 수출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또한 4대강의 기술과 경험으로 북한의 황폐한 하천을 정비하고 수자원 개발까지 이어져서, 북한의 가난과 전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며, 장차는 통일의 문을 여는 중요한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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