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국회의원 수를 늘린다고?

이연섭 논설위원 2023. 2. 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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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회의원 정수는 현재 300명이다. 1948년 제헌국회에서 200명으로 시작해 차츰 늘어난 의원 수는 2012년부터 300명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의원 수가 200명에서 300명으로 늘어난 만큼 국회는 발전했을까? 대다수 국민들은 단호하게 ‘NO’라고 답할 것이다. 의원들 스스로도 자신 있게 ‘YES’라도 답하는 이가 거의 없을 것 같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 반감이 크다. 국민을 위한 정치보다, 그들 자신을 위한 정치에 몰두하며 정쟁만 일삼고 있어서다. 민생 문제는 외면하고, 국민 혈세로 특권만 누린다는 생각에 정치인들을 혐오하는 이도 많다.

우리 국회의원의 특권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 국민 1인당 소득 대비 1.5배가량 많은 억대 연봉, 의원 1인당 9명의 보좌진, 일본·유럽 국가에 비해 4~5배 넓은 사무실 등 특권이 200여가지나 된다. 임기 4년 동안 의원 1인당 지원되는 금액은 34억여원에 이른다.

의원들은 2008년 총선 이후 선거 때마다 세비 30% 삭감, 무노동 무임금 도입 등을 약속했지만 지킨 적이 없다. 툭 하면 “특권을 내려놓겠다” 하면서 번번이 공수표를 날렸다. 지난 1월 임시국회 기간에도 본회의는 딱 한 번 열었고, 상임위는 물론 시급한 민생법안 하나 처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세비와 수당은 알뜰히 다 챙겼다.

의원들에 대한 반감·혐오·비판이 거센 현실에서 국회의원 증원 얘기가 나왔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며칠 전 선거제 개편의 대안으로 ‘국회의원 증원·인건비 동결’ 카드를 제시했다. 국회의원 숫자를 현행 300명에서 30∼50명 늘리되 의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예산을 5년 동안 동결하자는 내용이다.

국민 여론은 차갑다. 의원 수가 적어서 일을 안 했냐며 분노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의원을 100명으로 줄여야 한다’ ‘보좌관 줄이고 운전도 직접 해라’는 식의 댓글이 넘치고 있다. 각종 지원과 특혜를 받으면서 민생은 거들떠보지 않는 국회, 당리당략에 치우쳐 싸움질만 하는 국회에 왜 혈세를 쏟아붓느냐고 소리친다. 의원 정수 확대는 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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