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윤석열 마음’ 놀이, 野 ‘이재명 방탄’ 놀이/물가·집값·난방비 비상에도 정치는 놀고 있다

경기일보 2023. 2. 6. 03:0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당 전당대회에 대통령실이 너무 개입한다. ‘윤심 논란’의 감별사 노릇을 자임하고 있다. 그 감별·검색의 방향이 안 후보 쪽으로 일방적이다. 안 후보가 말만 하면 대통령실이 나선다. 급기야 듣는 국민의 귀를 의심케 하는 전언까지 나왔다. ‘대통령과 당 대표 후보는 급이 다르다’고 했다. ‘안-윤 연대 주장’이 그래서 무례한 표현이라는 논리를 폈다. ‘급’이라니. 지금이 70·80년대 군부 독재인가. 어떻게 대통령과 타인을 급으로 차별하는 논리를 입에 담나.

대통령의 탈당 경고는 또 뭔가. 김 후보의 후원회장 신평 변호사의 SNS 글이다. ‘안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며 어찌 될 것인가’라고 자문하며 ‘윤 대통령은 정계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의 ‘안-윤 연대론’에 무례하다며 노한 대통령실이다. ‘대통령의 탈당’을 언급한 이 말에는 대로해야 맞을 것이다. 하지만 조용하다. 이러니 윤심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깊이 관여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장외로 나갔다. 2016~2017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운동 이후 처음이다. 그 6년간 장외로 나서야 할 국가·정치 현안은 많았다. 광화문과 서초동을 양분했던 ‘조국 집회’가 대표적이다. 그때도 장외로 나서지 않았다. 그랬던 당을 장외로 이끈 상황, 6년 만에 달라진 이 특별한 사정 변경은 당 대표 수사 말고 없다.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 독재 규탄대회’라고 적었다. 이재명 당 대표의 이름은 빠졌다. 하지만 그 핵심 목적이 이 대표를 위한 방탄에 있음은 자명하다.

집회에서 이 대표가 직접 단상에 올라 연설을 했다.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직접 비판했다. “나를 짓밟더라도 민생은 짓밟지 말아야 한다”고 외쳤다.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가 수만명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한 셈이다. 그렇게 당당히 할 말이 많으면 검찰 수사에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검찰에서는 입을 다물었다. 본인이 미리 추려낸 진술서로 끝냈다. 사실상의 묵비권이었다. 그래 놓고 지지자들 앞에서는 열변을 토하며 공분을 유도했다.

작금의 상황을 보며 국민이 접하는 기시감이 있다. ‘기호 1번 이재명, 기호 2번 윤석열’의 작년 이맘때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를 쫓아다니며 당심을 챙겼다. 이 후보는 대통령에 떨어지면 감옥 갈 것 같다며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시간은 흘렀다. 한 사람은 대통령이 됐고, 한 사람은 제1야당 대표가 됐다. 그런데도 그대로다. 여전히 당권에 매달리는 중이고, 여전히 억울하다며 버티는 중이다. 그때는 선거였다지만 지금까지 왜들 이러나.

천정부지 고물가, 침체로 가는 집값, 공포의 난방비.... 어제는 신안 앞바다에서 배도 뒤집혔다. 그런 주말에도 정치는 놀고 있었다. 여당은 윤심 놀이, 제1야당은 방패 놀이 중이었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