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도적 도발” vs 中 “우발적 사고”… 美中 갈등 다시 격화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입력 2023. 2. 6. 03:01 수정 2023. 2. 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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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찰풍선 갈등]美, 영공침범 中정찰풍선 격추
블링컨 “용납못할 행위” 방중 취소
中 “美 무력 동원, 국제관례 위반”
“中 첨단기술 과시가 목적” 분석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데 대해 중국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미중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이 예정된 상황에서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횡단을 두고 “의도된 도발”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중국은 “우발적 사고다. 근거 없는 억측과 허위 선전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후속 조치를 경고했다. 미 의회에선 “중국의 위협에 미국 본토가 뚫렸다”며 군사·경제적 압박을 촉구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미중 갈등이 재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美 “中 해명 거짓, 방향 조종해 군사기지 정찰”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4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정찰풍선은 1월 28일 알류샨열도 북쪽 (알래스카) 지역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고,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準州)를 거쳐 1월 31일 아이다호주 북부 미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정찰풍선은 이어 몬태나주와 미주리주를 거쳐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를 통해 대서양 해변을 통과했다. 7일간 미국을 남동 방향으로 횡단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찰풍선은 이전 행정부에서 적어도 세 번,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 초기 한 차례 미국 영공을 잠시 통과했지만 이렇게 장시간 상공을 침입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기상관측을 위한 민수용 비행선’이라는 해명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이 풍선은 중국의 감시자산으로 의도적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횡단했다”고 강조했다.

풍선은 미국의 3대 핵 기지 중 하나인 몬태나주 맘스트롬 공군기지와 B-2 전략폭격기 등이 배치된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 등 다수 군사시설 상공을 지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풍선에는 목적지로 향하는 바람을 타기 위해 상승과 하강을 조절하는 방향통제 장치와 프로펠러, 감시카메라, 통신장치 및 태양광 패널 등이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풍선에 고도의 통신장비가 있었고 프로펠러를 통해 방향을 여러 번 바꿨다”고 밝혔다. 풍선이 표류했다는 중국 측 설명과 달리 군사기지 상공을 찾아 비행했다는 뜻이다. 미국은 격추된 정찰풍선 잔해를 수거해 복원 작업에 나섰다.

●中 “단호히 대응”… 美 의회 “4월 초 대만 방문”

미중 간 정찰풍선 갈등이 증폭되자 블링컨 장관은 “용납할 수 없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5일로 예정된 방중 일정을 출발 당일 전격 취소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과 회담할 예정이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조건이 갖춰진다면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중국에 적절한 조치를 촉구했다.

중국은 미국의 정찰풍선 격추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은 관련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고 맞섰다.

미국에선 중국이 정찰풍선을 보낸 의도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카네기 국제문제윤리위원회 아서 홀랜드 미셸 연구원은 “미국에 포착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다. 중국이 미국 영공까지 침투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인도, 필리핀 등과 잇달아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규제를 강화한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도발이라는 해석도 있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4월 초 대만을 방문할 수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이어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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