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인 원투펀치’ 올해는 믿고 볼까
돌아온 알칸타라는 ‘업그레이드’
새 얼굴 딜런도 제구·구위 탄탄
시드니 전훈 몸풀기 기대감 높여
지난 시즌 두산의 9위 추락은 외국인 투수진 붕괴에서 시작했다.
2021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빛났던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통증에 시달리며 7.2이닝 등판에 그쳤다. 로버트 스탁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채웠지만 기대치에는 모자랐다. 미란다 대체 선수로 입단한 브랜든 와델도 다르지 않았다. 셋의 지난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스탯티즈 기준) 총합은 1.86 리그 꼴찌, 어지간한 외국인 투수 1명만도 못했다.
3년 만에 돌아온 라울 알칸타라(31)와 새 얼굴 딜런 파일(27·이상 두산)이 해줘야 할 몫이 크다. 이들이 외국인 원투 펀치로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면 올 시즌도 두산 성적은 기대하기 어렵다.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에 합류한 알칸타라와 파일은 지난 4일 불펜 투구로 첫선을 보였다. 알칸타라와 딜런은 이날 전력투구의 50~60% 수준으로 25개씩 던졌다. 포수 양의지가 알칸타라, 장승현이 딜런의 공을 각각 받았다.
시즌 개막을 향해 이제 막 시동을 건 단계지만 평가는 긍정적이다. 둘 다 오프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알칸타라는 지난해까지 2년을 일본에서 보냈다. 2020년 KBO리그 20승을 거뒀던 데 비해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다. 불펜으로 63경기에 나가 평균자책 3.96에 그쳤다.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 알칸타라는 일본에서 2년 동안 주무기 중 하나인 스플리터를 더 예리하게 가다듬었다며 3년 만에 맞는 KBO 무대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스플리터는 알칸타라를 20승 투수로 만든 원동력 중 하나다. 2019시즌 알칸타라는 KT에서 평균자책 4.01에 11승11패에 그쳤다. 재계약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두산 이적 후 스플리터를 새로 장착하면서 한 단계 올라서 특급 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을 2.54로 끌어내렸고, 탈삼진은 100개에서 184개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그 스플리터를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두산으로 돌아왔다.
딜런도 출발이 좋다. 제구는 기대만큼 좋고 구위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두산 관계자는 “손끝 감각이 좋고, 상황에 따라 팔각도를 달리하며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전했다.
아주 오랫동안 두산은 외국인 투수 걱정은 없는 팀이었다. 더스틴 니퍼트, 조쉬 린드블럼, 알칸타라와 미란다까지 최고의 투수들이 이어달리기 하듯 두산 마운드를 이끌었다. 그래서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은 매우 당혹스러웠다.
알칸타라와 딜런으로 새단장 한 두산 원투펀치가 예년의 위용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추락한 왕조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첫 단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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