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이어 ‘자체 디스플레이’…더 공고해지는 ‘애플 생태계’

구교형 기자 2023. 2. 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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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설계·제작한 ‘마이크로LED’
2025년 애플워치 탑재…향후 확대
무선 충전·모뎀 칩도 내재화 계획
‘맞춤형 UX’로 고객 충성 높이기
LGD 등 납품사 수익 악화 우려

독자적인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를 통해 탄탄한 충성고객을 끌어모은 애플이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까지 자체 제작을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직접 고안해서 빈틈없는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해 충성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5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늦어도 2025년에는 애플워치(사진)에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신 직접 설계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예정이다.

마이크로LED는 칩 크기가 5~1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초소형 발광다이오드로, 빛을 내는 소자를 하나씩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만드는 기술이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른 제품군에도 차례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제작’은 뜬금없이 나온 얘기가 아니다. 2014년 마이크로LED 개발회사 ‘럭스뷰 테크놀로지’를 인수하고 3년 뒤 마이크로LED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텔 칩을 대체한 애플의 고성능 반도체 ‘M1’도 10년 넘게 준비한 역작이다. M1은 맥북과 아이패드 등에 들어간다. 애플은 2008년 반도체 설계회사 팔로알토세미컨덕터, 2011년 플래시메모리 기업 아노비트, 2018년 전력반도체 전문업체 다이얼로그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반도체 자체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애플은 브로드컴에서 공급받는 무선주파수 칩과 무선충전 칩도 2025년 자체 설계한 반도체로 대체할 예정이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퀄컴의 휴대전화용 모뎀 칩도 자체 칩으로 조달키로 했다.

애플은 제품 제작 일원화를 통해 빈틈없는 사용자 경험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세계 최고 두뇌집단으로 불리는 애플 개발자들을 소프트웨어인 iOS를 넘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하드웨어 연구·개발까지 투입하며 글로벌 산업 생태계를 흔드는 중이다.

애플은 마이크로LED도 설계 기술을 확보한 뒤 외부 기업에 위탁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도 아이폰과 맥북에 들어가는 칩을 자체 설계하되 생산은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에 맡기고 있다. 2026년쯤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인 일명 ‘애플카’ 또한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변심에 애플워치 OLED 주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는 물량 축소 위험이 생겼다. 가뜩이나 중국산 저가 공세로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애플이 자체 설계에 나서면 타격이 크다. 애플에서 마이크로LED 물량을 수주받는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수익성은 지금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체 기술로 생산만 외주를 맡기는 것과 1차 협력업체의 기술이 적용된 부품을 구매하는 것은 가격 협상에서 큰 차이가 있다”면서 “기존에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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