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방중 전격 취소... 미중 고위급 협의 무기한 연기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에 진입한 지 엿새째 되던 3일(현지 시각)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6일로 예정된 중국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예정된 첫 미·중 고위급 협의를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고려해 이번 주말로 예정된 중국 방문을 연기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영공에 (중국) 정찰 풍선이 들어온 것은 미국 주권과 국제법의 분명한 위반이며 무책임한 행위”라며 “나의 방문에 앞서 중국이 이런 행동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 우리가 준비했던 실질적 토론에 해롭다”고 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계획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 간 첫 대면 회담에서 도출된 얼마 안 되는 성과 중 하나였다.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양국 정부·군의 교류가 전면 중단되자, 바이든 행정부는 ‘소통 부재로 인한 오판’을 우려해왔다. 이 때문에 블링컨 장관을 베이징에 보내 양국 고위급 교류를 복원하려고 했던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당시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도는 없다”며 양국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방중 직전 불거진 정찰 풍선 문제로 미국 내 여론이 중국에 강경해지면서, 블링컨 장관이 방중을 강행하기 힘든 분위기가 됐다. 올해 출범한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과의 전략 경쟁 특별위원회’의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공화당)과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민주당 간사는 2일 공동 성명을 통해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을 불과 며칠 남기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중국공산당의 최근 외교적 접근이 정책의 실질적 변화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중국이 다시 대미 강경 노선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양국 관계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3일 방중 취소를 통보하는 블링컨 장관과 통화에서 “우리는 근거 없는 억측과 허위 선전을 수용하지 않는다”며 문제의 풍선이 군사 정찰용이란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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