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도 ‘학생인권조례’ 폐지 목소리
현장선 폐지 움직임에 “반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서울에 이어 충남에서도 일고 있다. 교육현장에서는 교사 체벌과 폭언, 과도한 복장 규제 등을 금지해 학생인권 신장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조례 폐지를 반발하고 있다.
5일 충남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일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 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온라인 서명 수는 400여명에 그친다. 오프라인 서명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26일부터 시작된 서명운동은 오는 25일 종료된다. 청구에 필요한 서명인은 18세 이상 도내 전체 청구권자 180만2491명 중 150분의 1 이상인 1만2017명이다.
폐지를 추진하는 측은 “해당 조례에는 학생 권리에 비해 책임과 의무가 균등하게 수반되는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며 “이로 인해 교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정식 도의원(국민의힘)도 주민 발의와는 별개로 폐지 조례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충남도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 체벌·폭언 금지, 양심·종교의 자유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제정됐다. 충남에서는 2020년 7월10일 제정됐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이후 2021~2022년 학생인권센터에는 학생인권 상담이 170여건 접수됐다. 권리 구제 내용은 20여건이 접수됐다.
김지훈 충남교육청 학생인권센터장은 “조례 제정 이후 학생과 보호자들이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상담과 권리 구제를 적극 신청하고 있다”며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인한 긍정적 영향이 객관적 지표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센터장은 “교사 체벌과 폭언, 선도부를 활용한 교문 단속, 과도한 복장·두발 단속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학교문화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도 조례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충남의 한 고등학교 3학년 A군은 “선생님들이 체벌하거나 욕설을 하는 모습이 사라졌는데 조례 폐지 이후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겁이 난다”며 “학생들의 권리와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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