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 무임손실 급증…‘초고령 부산’도 노인연령 상향 촉각

김현주 2023. 2. 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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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된 무임승차

- 서울·대구시장 사회이슈화 주도
- 주호영 “국회서 논의할 것” 가세
- ‘노인 65→70세’ 급물살 가능성

- 적자 중 손실률 부산 56% 달해- “함께 정부 압박 필요성” 목소리- 박형준 시장 “사회적 합의해야”
도시철도 무임승차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여론을 주도하면서 ‘해묵은 과제’였던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도시철도 무임승차로 인한 재정 타격이 가장 큰 부산시도 무임수송에 따른 적자분을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기회에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각종 노인복지 혜택의 기준이 되는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정치권에서 커지고 있다.

부산의 한 도시철도역에서 65세 이상 승객이 우대권을 발급받는 모습. 최근 서울시와 대구시 주도로 도시철도 무임승차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국제신문DB


▮정치적 이슈로 등장

5일 정치권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도시철도 무임승차 이슈를 부각한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오 시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65세 이상 노인의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분을 지원해준다면 올 상반기 계획 중인 대중교통(지하철·버스) 요금 인상(300~400원) 폭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여야는 지난해 공익서비스손실보전(PSO) 예산 확보에 동의했으나 기재부가 반대해 도시철도 무임승차 국비 지원이 무산됐다. 정부 지원으로 도시철도 요금 인상 폭을 낮출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하게 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가세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SNS에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을 노인복지법상 노인 연령인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노인 기준연령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해 시내버스 무상이용 노인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정했으며, 이에 맞춰 도시철도 무상이용도 70세 이상으로 하는 통합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정치권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그동안 서울을 비롯한 전국 광역시가 정부에 도시철도 무임승차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번에는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공요금을 비롯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여러 곳에서 노인을 위한 사회비용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는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85세로 올려라’는 제목의 글에 대상 연령을 상향하거나 혜택 폭을 줄이자는 댓글이 줄줄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인 빈곤층도 증가하고 있어 복지 혜택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철도 무임승차가 쏘아 올린 화살로 노인 연령 상향 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오 시장은 “대중교통 요금 체계 개편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발등의 불이지만, 급격하게 고령사회가 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복지 구조를 어떻게 바꾸느냐’ 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바탕에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정부에 계속 건의”

무임승차의 타격이 가장 큰 부산시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부산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어 도시철도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 2021년 부산 도시철도 적자액은 1948억 원으로, 이중 무임손실 적자액은 1090억 원이었다. 무임손실 비율이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이는 서울(27%)을 비롯한 타지역 도시철도 무임손실 비율보다 배 이상 높다.

이에 대해 시는 오랫동안 정부에 도시철도 무임승차 국비 지원을 요청해왔고, 지난해 다른 지역 도시철도 운영체와 함께 정부는 물론 대선 당시 유력 후보 캠프에 국비 지원 건의문을 전달하는 등 꾸준히 이 문제에 대응해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년째 정부에 건의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시가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한 상황에서 다른 지자체와 함께 정부를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역시 대중교통 적자가 심각해 올해 도시철도와 버스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무임승차로 인한 재정 타격이 심각하지만, 노인 연령 상향 문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도시철도 재정과 연계해 이슈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시는 지금까지 기조대로 정부에 적자 보전을 위한 국비 지원을 계속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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