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단지마저 … 10% 할인분양 나왔다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3. 2. 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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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평촌센텀퍼스트 청약
1순위 경쟁률 0.22대1 참패
조합, 분양가 인하 '고육지책'

수도권 대단지 청약에서 대규모 미계약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조합이 선제적으로 분양가를 깎는 상황이 발생했다. 조합원 분담금 상승을 감수하고서라도 분양가를 낮춰 계약률을 높이는 것만이 사업을 정상화하는 유일한 방책이라는 것을 조합이 인정한 것이다.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정책에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이 같은 움직임이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소재 평촌센텀퍼스트(덕현지구 재개발) 조합은 지난 4일 긴급총회를 열고 분양가를 10% 내리기로 결정했다. 당초 이 단지 3.3㎡ 평균 분양가는 3211만원이었지만 조합의 이번 결단에 따라 2889만원으로 내려가게 됐다. 이에 따라 평균 분양가 기준 전용면적 59㎡ 평형은 기존 7억9690만원에서 7억1721만원으로 8000만원가량 싸졌다. 전용 84㎡ 평형은 10억5302만원에서 9억4772만원으로 내려간다. 분양가를 1억원 넘게 할인하는 것이다.

이 단지는 지난달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 시장 문을 열었다. 전체 2886가구 중 1228가구를 시장에 내놨다. 수도권 대표 학군지 중 하나인 평촌에 새로 나오는 대단지로 관심을 끌었지만 문제는 분양가였다.

인근 단지 대비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청약 경쟁률은 1순위 기준 0.22대1에 그쳤다. 1순위에서 1150가구가 소비자 선택을 기다렸지만 청약 서류를 낸 사람은 고작 257명에 불과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계약 참패는 불 보듯 뻔했다.

'평촌센텀퍼스트'와 맞닿아 있는 '평촌더샵아이파크' 등 인근 단지의 시세 하락은 불안감을 더 커지게 했다. 평촌더샵아이파크는 2019년 3월 준공한 1174가구 규모의 아파트다. 2021년 9월 13억85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9억500만원에 계약서가 오갔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인근 단지 시세가 속절없이 내려가는 것을 보고 할인 분양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조합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당초 2020년 선분양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적정 분양가를 둘러싸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분양가를 높일 요량으로 후분양을 택했다. 하지만 분양 시점에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지며 분양가를 내리는 고육지책을 써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앞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될지도 관심사다. 올해 서울 동작구에 나오는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771가구),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 등이 후분양을 택한 대표 단지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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