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꺾겠다"… 구글·네이버·바이두도 뛰어든 AI 전쟁 [`대화형 AI` 개발 글로벌 경쟁]

윤선영 2023. 2. 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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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화형AI 챗봇 서비스 선포
언어모델·검색엔진·생성형 공략
오픈AI, 추격 맞설 업그레이드 버전

미국 스타트업 오픈AI발 '챗GPT' 열풍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가세하고 있다. 구글, 네이버, 바이두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공룡들은 상반기 중 대화형 AI(인공지능) 챗봇 챗GPT에 대항할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AI 챗봇 '클로드'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 앤스로픽과 제휴 관계를 맺고 4억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했다.

◇구글, 오픈AI 경쟁사에 5000억 투자= 앤스로픽은 오픈AI에서 갈라져 나온 기업으로 지난달 클로드의 제한된 테스트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오픈AI 창립자 그룹의 일원이었던 대니엘라 애머데이, 다리오 애머데이 남매가 2021년 앤스로픽을 설립했다.

구글이 앤스로픽과 손을 잡은 배경은 초거대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오픈AI가 지난해 11월 말 선보인 챗GPT는 단기간에 사용자 100만명 이상을 모으며 구글이 지배하던 검색엔진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챗GPT는 출시 2개월 만인 올해 1월에 월활성사용자(MAU)가 1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며, 조만간 월 20달러의 유료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MS(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2조3000억원)를 투자하고 엑셀, 파워포인트 등 자사 제품에 챗GPT 기술을 반영하겠다고 밝히자 앤스로픽와 손잡고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특히 MS는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챗GPT를 적용해 구글이 우위를 점한 검색시장을 빼앗겠다는 목표다.

◇구글 "가장 강력한 언어모델 내놓을 것"= 구글은 이르면 수주 내로 챗GPT에 대항하는 AI를 선보일 방침이다. 구글이 내놓을 대항마는 현재 보유한 대화형 AI '람다(LaMDA)'와 유사한 언어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2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구글의 AI 기반 언어 프로그램 람다와 같은 광범위한 AI 기반의 언어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출시하겠다"며 "사람들은 조만간 우리의 가장 강력하고 새로운 언어 모델을 검색 기능의 동반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상반기 중 서치 GPT 공개= 구글과 MS가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하며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생성형 AI 같은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로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된 검색 경험 서치 GPT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선보일 서치 GPT는 대화형 AI는 아니지만 챗GPT가 몰고 올 검색엔진 시장의 지각변동을 의식한 행보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60% 이상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챗GPT가 향후 사람들의 검색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고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의 지각변동 역시 네이버와 무관하지 않은 만큼 대응책을 준비하는 것이다. 다만 서치 GPT를 네이버 검색 결과에 바로 접목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네이버는 또한 검색·AI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한 뒤 이를 검색, 쇼핑, 예약 등 자사 서비스 전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는 AI와 B2B(기업간거래) 사업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로 통합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엔터프라이즈·금융 등으로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바이두, 생성형 AI 기반 챗봇 서비스 준비 중= 중국 기술기업의 추격도 거세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는 다음 달 중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 서비스를 출시한다. 바이두는 생성형 AI '어니(Ernie)'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두가 출시할 AI 챗봇 서비스는 어니에 기반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두는 우선 AI 챗봇을 독립 앱 형태로 출시한 뒤 점진적으로 기존 검색엔진과 통합할 전망이다.

◇오픈AI, 더 강력한 GPT-4 내놓는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추격에 맞서 오픈AI도 챗GPT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 오픈AI는 올해 안에 GPT-3.5의 업그레이드 버전 GPT-4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GPT-4는 인간 시냅스 수(100조 개)만큼의 매개변수를 갖출 것으로 점쳐진다. 매개변수는 AI에 데이터를 입력한 뒤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찾아내는 변수다. AI 능력을 판단하는 최종 척도는 아니나 성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글로벌 AI 경쟁이 격화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AI가 차별·혐오·편견 등을 학습할 수 있고 챗GPT가 부정행위나 표절 등의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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