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대역전극 벨기에 꺾었다···권순우, 고팽 제압 등 3연승 뒤집기
한국 남자 테니스가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로 ‘2년 연속 세계 16강’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박승규(KDB산업은행)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3 데이비스컵 최종본선 진출전(4단 1복식) 이틀째 벨기에와 경기에서 복식에 이어 3·4단식을 모두 승리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를 꺾고 데이비스컵 세계 16강인 ‘파이널스’에 진출한 한국은 2연패 뒤 3연승으로 첫 데이비스컵 2년 연속 16강이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극적인 승부였다. 전체 5경기에서 3승을 올려야 데이비스컵에서 한국은 첫날 권순우(61위·당진시청)와 홍성찬(237위·세종시청)이 출전한 1·2단식에서 모두 져 벼랑 끝에 몰렸다. 둘째날 3경기 중 1경기만 더 져도 월드그룹 예선1로 밀려나는 상황이었다. 이날 3경기도 모두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를 상대하는 일정이라 쉽지 않았다.
희망의 불씨는 ‘선배’들이 나선 3경기 복식에서 살렸다. 송민규(복식 147위·KDB산업은행)-남지성(복식 152위·세종시청) 조가 요란 블리겐(복식 53위)-잔더 질(복식 55위) 조를 2-0(7-6<7-3> 7-6<7-5>)으로 물리쳤다. 1·2세트 모두 서로 한 번의 브레이크도 허용하지 않고 이어진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승리했다. 남지성의 서브가 고비마다 터지는 등 집중력이 좋았다.
전날 패한 에이스 권순우도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에서 자존심을 살렸다. 권순우는 한때 세계 톱10에 올랐던 다비드 고팽(41위·벨기에)에 1세트를 먼저 내준 뒤 2-1(3-6 6-1 6-3)로 역전승했다. 2세트부터 공격적인 스트로크가 살아나면서 상대를 몰아친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승부는 마지막까지 이어졌고, 4단식에 나선 홍성찬이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홍성찬은 전날 권순우를 꺾은 강서버 지주 베리스(115위)를 2-0(6-3 7-6<7-4>)으로 제압했다. 홍성찬은 끈질긴 수비 테니스로 베리스의 공격에서 범실을 끌어냈다.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5-0으로 앞서던 홍성찬은 이후 내리 4점을 줬지만,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 때 상대 범실과 감각적인 로브로 경기를 끝냈다. 한국 선수들은 열렬한 안방 응원 속에서 평소보다 더 힘을 냈고, 벨기에 선수들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가운데 멘털마저 흔들렸다.
권순우는 “쉽지 않은 경기인데 팬들이 많이 응원해줘서 이겼다. 첫날 에이스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미안한 마음에 컸다. 형들이 복식에서 이겨주면 자신있게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편히 경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지성도 “상대 선수들이 50위권으로 투어에서도 잘하는 선수들인데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껏 테니스하면서 파이팅을 가장 많이 했던 날인거 같다”며 터닝포인트를 만든 것에 만족감을 보였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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