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법인택시 중심 산업 확장

민경하 2023. 2. 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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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조용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택시 산업 이해관계자는 물론 선순환을 유도한 정부도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택시 산업에서 월급제 정착은 사업주와 근로자를 움직이는 유인 체계를 정상화해 시장 확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진정한 혁신은 이해관계자 각자의 역할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고 그 과실이 역할에 맞게 정당하게 돌아가게 하는 과정임을 택시 산업이 증명해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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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연말이 조용했다. 한 해도 빠짐없이 시달리던 연말 승차난 이슈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택시 산업 이해관계자는 물론 선순환을 유도한 정부도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플랫폼 호출료와 심야 할증률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부제를 해제하면서 가격 및 수량의 유연성을 확보한 고민은 시장 중심 문제 해결을 꾀한 정책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제는 고민의 무게추가 시장으로 기울 차례다. 가격은 언제나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가장 강력한 시그널을 주지만 매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요금을 올리기는 어렵다. 요금 인상 요인의 합리성만으로 국민 모두에게 공감을 얻을 수는 없다.

이제는 소비자 스스로 높은 요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 차별화한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미다. 이동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바라볼 때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 그 중심에는 법인 택시가 있어야 한다.

이동이 목적인 기본 서비스는 부제 해제로 공급이 자유로워진 개인 택시가 담당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법인 택시는 소비자가 기꺼이 높은 택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이유를 시장에 제시해야 한다. 개인 택시가 기본적 택시 서비스 제공 주체라면 법인 택시는 시장을 세분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택시 산업의 성패가 법인 택시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법인 택시 완전월급제 정착은 산업 지속 가능성과 시장 확장 관점에서도 필요하다. 택시 산업은 오랜 기간 사납금 형태로 돈 벌 궁리를 기사에게 미뤄 왔다. 하루에 벌어야 할 목표 수입을 채우지 못하면 사비로 채워 넣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수입을 올릴 수 있을지 고민은 기사의 몫이었다. 하지만 시장경제에서 위험을 감당하는 것은 자본이 있는 사업주 몫이어야 한다. 자본을 활용해서 위험을 어떻게 상쇄하며 더 큰 수입을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사업주 역할이다. 자본이 없는 근로자는 사업주의 이익을 위해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급여를 받는다. 역할이 뒤바뀌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도 시장을 확장할 수도 없다. 택시 산업에서 월급제 정착은 사업주와 근로자를 움직이는 유인 체계를 정상화해 시장 확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후에는 플랫폼 목적지 미표시 정책도 필요하다. 플랫폼을 통한 택시 중개가 보편화된 오늘날 목적지 정보를 바탕으로 추가 요금을 받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강제 배차 서비스가 그것이다. 하지만 목적지 정보 유무가 추가 요금 부과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목적지에 따라 승객을 골라 태우는 행태가 승차 거부와 다르지 않다는 당위는 차치하더라도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를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공급이 많은 낮에 빈 차가 많음에도 플랫폼 호출로 택시가 잡히지 않는 이유다. 승객의 불편을 담보로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보다 편의를 제공하며 더 높은 추가 요금을 부과할 수 있어야 한다. 목적지 미표시가 시장 확장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혁신을 거부하는 줄로만 알고 있던 택시 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시장 중심 유인 체계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는 산업이 좀 더 지속할 수 있도록 다질 차례다. 월급제 정착과 목적지 미표시 정책이 대표적이다. 연장선상에서 감차 사업과 교통 약자를 위한 정책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개별 사업 모두 시장 효율성 제고와 시장 확장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진정한 혁신은 이해관계자 각자의 역할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고 그 과실이 역할에 맞게 정당하게 돌아가게 하는 과정임을 택시 산업이 증명해 줄 때다.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kimdy@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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