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도 안했는데 세비 받을 수 없다"는 정성호 당연하지만 참신하다
국회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개월간 위원장 앞으로 나온 수당을 반납했고 세비는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수당과 세비를 합치면 4000만여 원에 달한다. 정 의원은 "일도 안 했는데 세비를 받을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는데 정치권에서 간만에 들려온 양심적인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사개특위가 그해 8월 여야 상견례 회의 한 차례만 열었을 뿐 6개월간 공전한 데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 의원은 위원장에게 지급되는 월 300만원가량의 활동비를 아예 신청하지 않았고, 업무비와 차량 유지비로 나오는 월 290만원은 바로 반납했다. 월 110만원씩 세비로 지급되는 보조비는 규정상 반납이 되지 않아 이후 기부할 것이라고 한다. 특위가 제대로 활동을 못했으니 위원장이 수당과 세비를 반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일도 하지 않고 꼬박꼬박 세비를 챙기는 게 일상이 되다시피 하다보니 정 의원의 행보가 참신하게 느껴진다. 특히 친명계 좌장인 정 의원의 이런 모습은 개인 비리 방탄을 위해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대조적이어서 더 주목을 끈다. 정 의원은 장외투쟁과 관련해서도 "제1야당인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해 놓고 내내 방치하다가 비판이 들끓자 30일 겨우 본회의를 개최했다. 민생을 팽개치고도 세비와 수당은 다 챙긴 셈이다. 국회가 이렇게 무책임하니 "일을 안 할 땐 세비를 반납해야 마땅하다"는 원성이 쏟아지는 것 아닌가. 현재 국회의원 세비는 월 1285만원에 달한다. 임기 4년 동안 국회의원 1인당 지원 예산은 의원수당, 의원실 운영경비, 보좌진 인건비 등을 포함해 34억원이나 된다. 이런 대우에 면책·불체포 특권 등을 누리면서 놀고먹는 것은 직무유기다. 최근 김진표 국회의장의 의원 정수를 30~50명 늘리자는 제안에 여론이 싸늘했던 것도 국회에 대한 불신 탓이 크다. 세비를 대는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면 정쟁은 내려놓고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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