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서 어선 뒤집혀 … 3명 구조·9명 실종
전남 신안 해상에서 12명이 탄 어선이 전복돼 3명이 구조되고 9명이 실종됐다. 해양경찰은 항공기와 함정 등 가용자원과 인력을 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나섰으나 5일 오후 9시 30분 현재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9분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치비도 서쪽 16.6㎞ 해상에서 12명을 태운 24t급 근해통발어선 '청보호'가 전복됐다.
사고 직후 청보호는 해경에 구조 요청 신호를 보냈고, 당시 잠을 안 자고 있던 승선원 3명도 "기관실 쪽에 바닷물이 차 들어온다"고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은 청보호의 위치를 파악해 사고 지점에서 7.4㎞ 떨어진 곳을 지나던 9750t급 화물선 광양프론티어호에 구조 협조를 요청해 뒤집힌 청보호 위에 있던 유 모씨(48)·손 모씨(40) 등 한국인 2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선원들은 "기관실에 갑자기 바닷물이 차오르면서 순식간에 배가 뒤집혀 전복됐다"고 해경에 밝혔다. 구조된 승선원들은 저체온증을 호소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실종 승선원의 국적은 한국인 7명, 베트남인 2명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사고 현장에 함정과 항공기, 구조대를 급파해 인근 바다를 수색하는 동시에 선체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통발 3000여 개가 얽히고설킨 상태로 선체를 감싸고 있어 선체 내부 진입에 애를 먹었다. 해경은 어선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좌·우현에 6개의 리프트 백(Lift Bag)을 설치한 뒤 수면 위로 드러난 선체 바닥에 구멍을 뚫어 새로운 진입로를 만들었다. 바닥 구멍을 통해 기관실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중 철판 격벽과 내부 장비 등이 가로막아 새로운 진입로를 찾고 있다. 해경은 선체 내부 에어포켓(Air Pocket)에 실종자가 있을 수 있어 뒤집힌 청보호 위에서 선체를 두드렸지만 반응은 확인하지 못했다. 사고 당시 파도는 잔잔한 편이었고, 기상 특보도 발효되지 않아 침수가 사고의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관실 쪽에서 바닷물이 들어오더니 순식간에 배가 옆으로 넘어갔다고 밝힌 구조자들의 진술도 이 같은 추정에 힘을 싣고 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해경청을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는 관계 기관 간 협력을 통해 현장의 수색 및 구조 범위를 넓히는 등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수색·구조 상황 안내 등 부족함이 없도록 철저를 기하라"고 강조했다.
[지홍구 기자 /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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