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해 뜰 날은 온다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3. 2. 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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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성과급은 눈물 젖은 성과급이에요."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과급 지급을 두고 현직 직원이 한 말이다. 지난해 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난생처음 기본급의 87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전신인 LG화학 전지사업본부는 2019년 영업적자로 2020년 성과급 미지급 결정을 내린 바 있다. 2020년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은 2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면서 성과급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렸다.

그간 미래 신성장 동력이지만 실적이 부진해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아온 LG 계열사의 전장, 배터리 사업이 빛을 보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와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전과 TV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전장, 배터리 사업이 성장한 점은 가뭄 속 단비같이 반갑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영업이익 1696억원으로 연간 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다. 이를 기념해 VS사업본부 직원들은 올해 550%로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받는다. 한 VS사업본부 직원은 "그동안 낮은 성과급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이직한 동료가 많았다"며 "올해 사업부 실적도, 성과급도 좋아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LG화학에선 전체 영업이익 중 첨단소재사업본부 비중이 2021년 4%에서 지난해 30%로 증가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 속에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양극재가 '실적 효자' 역할을 했다. 역대 최대인 735% 성과급 지급 결정에 첨단소재사업본부 직원들의 사기도 진작되고 있다.

미래 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고 키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성과가 나오지 않는 사업을 정리해야 할 때도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쓰더라도 미래 성장 사업의 경우 수년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영자의 뚝심과 묵묵히 일한 직원들의 노력이 더해져 신사업 성과로 이어졌다. 앞으로도 배터리, 전장 사업이 꾸준히 성장해 국내 산업계에 선순환을 가져오길 기대한다.

[정유정 산업부 jung.youju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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