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음악 첫 도전, 생애 가장 많이 연습"

박대의 기자(pashapark@mk.co.kr) 입력 2023. 2. 5. 17:18 수정 2023. 2. 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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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음반 '헨델 프로젝트'
발매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하프시코드 모음곡 3곡 등
대중 인지도 낮은 곡 녹음해
팬데믹으로 얻은 여유 활용
하루 8시간 연습하며 매진
"새로운 시도에 희열 느껴"

"태어나서 가장 많이 연습했던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 조성진(29·사진)이 지난 3일 발매한 자신의 여섯 번째 정규 음반 '헨델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강조한 것은 연습량이었다. 조성진에게 바로크 음악을 담은 음반을 선보이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바로크 음악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음악 같아요. 자신감이 붙는 데 다른 장르보다 오래 걸리는 것 같더라고요."

지난 4일 거주 중인 독일 베를린에서 영상으로 만난 조성진은 코로나19로 의도치 않게 주어진 여유가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작년 2월에 계획된 투어가 취소되면서 한 달 동안 집에 있을 시간이 있었어요. 매일 7~8시간씩 연습했어요. 요즘은 새 곡을 익혀야 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고민이었거든요. 집에서 새 곡을 익히고 연습하는 생활이 재밌고 좋은 것 같아요. 제게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이번 음반에는 17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출판된 헨델의 하프시코드 모음곡 2권 중 조성진이 가장 아끼는 3곡이 수록됐다. 바로크 시대 작품 중에서 잘 연주되지 않아 덜 알려진 곡이다.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하지만 대중이 잘 모르는 곡을 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것도 쑥스러운 게,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아무도 안 하는 곡을 하는 것처럼 말하느냐고 할까 봐서요. 그래도 대중에 덜 알려진 곡을 프로그램에 넣는 편이에요."

그가 생각하는 바로크 음악의 특징은 해석의 폭이 넓다는 점이다.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시대 음악보다 악보의 인디케이션(지시)이 훨씬 적거든요. 연주자들이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해석으로 헨델을 쳤습니다."

조성진은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데에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옛날에는 피아니스트가 이렇게 투어를 많이 하면서 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게으르긴 하지만 여행도 하면서 일을 하는 게 좋아지더라고요. 바쁜 게 좋아요. 살아 있는 느낌도 들고, 제가 쓸모 있다는 느낌도 들어서요. 그게 원동력 같아요."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며 젊은 한국 연주자의 활약도 체감한다고 말했다.

"1년 전부터 피부로 많이 느껴요. 외국에서 인터뷰할 때마다 한국 연주자의 비결을 묻거든요. '원래 잘했다'고 답했죠. 뛰어난 한국 음악가가 많았기에 지금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콩쿠르 자체는 싫어하지만 그것밖에 기회가 없을 수도 있거든요. 연주할 기회가 생기고, 그걸 잘해서 매니지먼트와 계약할 수 있고요. 가장 쉬운 길이라고 생각해서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조성진은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고 세계적 클래식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DG)과 계약하며 세계적인 연주자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성공 정도에 대한 생각을 묻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협연 같은 거요. 이제는 어떤 사람들과 공연하느냐가 중요하게 된 것 같아요. 아주 유명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요."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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