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檢정권 심판` 장외투쟁 성공적?… 역풍 우려에 고심

김세희 2023. 2. 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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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 출동
"날 부숴도 민생 짓밟진 말라"
세결집불구 '방탄' 책임 부담
국힘 "오직, 재명 수호" 비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무대에 올라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주말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장외투쟁'에 첫발을 뗐지만 계속 이어갈 지는 불투명하다. 성공적이라는 자평에도 그만큼 고민이 많다. 투쟁 당일에도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상당수 불참한데다, 당내에서도 추후 투쟁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2019년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긴 장외투쟁으로 1년 뒤 총선에서 역풍을 맞았던 상황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내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은 장회 집회를 잇따라 열어 '정권 규탄' 수위를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 지 고심하고 있다. 친명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정청래 최고위원 등 강경 인사들은 주말 집회를 상시화하자고 주장하지만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장외투쟁이라고 하면 소수당이 국회 내 문제해결 방법이 전혀 없을 때 하는 것 아니냐. 이걸 계속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적이다.

이처럼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야당이 최근 대규모 집회로 정부·여당을 규탄하는 여론전에 나서 이득을 본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국민의힘도 지난 2019년 야당일 때 여러 차례 장외투쟁을 벌였다.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국 장관 임명, 검찰 개혁 추진에 반발, 삭발에 단식까지 했다. 그러나 오히려 일을 안 하고 정권투쟁에만 골몰한다는 '낙인'이 찍혀 21대 총선까지 참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 비명계 의원은 5일 기자와 통화에서 "국민은 우리가 지금 밖에 나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것과 한국당이 지난 2019년 장외투쟁 벌였던 것을 다르게 보지 않을 것"이라며 "속된 말로 '다 똑같은 X들'이라고 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총선까지 1년 정도 밖에 안 남았는 데 정말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 4일 장외투쟁 현장 분위기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경찰 추산 2만5000명이 모였지만, 상당수 비명(비명)계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욱·김영배·신동근·한병도 등 일부 비명계 의원들만 모습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가 전국 지역위원회에 '총동원령'을 내린 것에 거센 불만이 나왔다. 지역의 한 당직자는 행사가 끝난 뒤 "지방 같은 경우 서울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인원 모집부터 차량 동원 등이 쉽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불만을 안 가질 수가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당 지도부도 이런 불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집회 현장에서 "민주당 규탄 집회의 역풍을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역풍을 걱정해 이 집회에 나오지 않은 민주당 인사가 일부 있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얼마나 기뻐하겠나"라며 "역풍 따위는 없다.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다. 바람은 앞으로만 분다. 이재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힘차게 싸우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 역시 당이 단일대오를 완벽히 구축하지 못했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이 대표는 집회 현장에서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에 경고한다. 이재명은 아무리 짓밟아도 민생은 짓밟지는 말라. 국민을 아프게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의 주인공을 자신이 아닌 국민에게 돌린 셈이다. '방탄집회'를 우려하는 비명계의 지적을 신경쓰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민의힘은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오직 '재명 수호', '방탄 호소'를 위해서 국회를 내팽개친 채 거리를 선택한 것임을 국민께서 모를 리 없다"며 "장외투쟁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조롱하고 법치주의를 짓밟으며, 총동원령으로 집결한 힘을 과시해 여론에 기대어 조금이라도 더 방탄막을 두껍게 둘러보려는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대표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 방탄을 위한 장외투쟁을 멈추고 부디 국회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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