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군부 독재자 페르베즈 무샤라프 별세

박용하 기자 입력 2023. 2. 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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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파키스탄 군부 독재를 이끌었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5일 숙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79세.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매체들은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지병 치료를 받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의 가족은 지난해 6월 무샤라프가 아밀로이드증으로 인해 입원했으며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밀로이드증은 단백질 응집체인 아밀로이드가 여러 조직이나 장기에 쌓이는 병이다.

군 출신인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과거 10년간 파키스탄을 독재 통치한 인물이다. 그는 육군참모총장이던 1999년 10월 무혈 쿠데타를 일으켜 당시 총리였던 나와즈 샤리프를 밀어내고 군사 정부를 출범시켰다. 이후 대선에 출마해 2001년 대통령에 취임했으며 2008년까지 집권했다.

파키스탄은 의원내각제 국가라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이지만 무샤라프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그는 2007년 11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법관을 해임·억류해 전국적인 반발에 직면했으며, 그해 12월에는 당시 야당 총재였던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파키스탄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부토 전 총리는 이슬람 국가 최초의 여성 지도자로 총선을 앞두고 유세 도중 자살폭탄 공격으로 사망했다.

무샤라프는 이후 열린 2008년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한 뒤 자신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 그해 8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이와 함께 부토 전 총리 살인, 살인 음모, 반역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을 받던 그는 척추질환 치료를 이유로 2016년 두바이로 출국한 뒤 줄곧 현지에 머물러왔다. 2019년 12월에는 반역 혐의로 테러방지 특별법원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고등법원은 2020년 1월 특별법원 구성 등 절차가 위헌이라며 사형 판결을 뒤집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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