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K-STO` 사업 잰걸음

연합뉴스

증권형 토큰(STO) 발행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증권사들도 '잰 걸음'에 나섰다. 전세계 STO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5일 금융위원회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국정과제로 STO를 위한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공개했다. 금융위는 블록체인 기술로 증권을 디지털화하는 방식을 허용하고, 이 것이 안전한 장외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관련 플랫폼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증권형 토큰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기술적으로 모든 증권이 토큰화될 수 있다. STO는 토큰이지만 실질은 증권이므로, 기타 디지털 자산과 다르게 자본시장법이 적용된다. 특히 국내 STO의 경우 비정형증권 조각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증권사들은 블록체인 기업이나 조각투자 회사와의 업무협약이나 기업 인수 합병(M&A)을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대신증권, SK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STO 서비스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신증권은 국내 1호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를 인수한다. 현재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과반수 매입을 위한 실사를 진행 중으로, 이달 중에 인수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은 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증권도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 '펀블'과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SK증권은 STO 수혜주로 묶이면서 최근 한 주 사이 5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KB증권은 작년 11월 증권형 토큰 플랫폼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개발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의 발행과 온라인 지갑으로의 분배, 스마트계약을 활용한 상품 주요 거래 및 디지털자산 원장 기반의 호가, 주문, 체결 등 거래 기능과 매체의 연동 기능 등의 테스트를 마쳤다. 이와 함께 SK C&C와 디지털자산 사업에 협업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자체적으로는 유관 부서 실무자로 구성된 STO 플랫폼 구축 태스크포스(TF) 팀을 운영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와 업무 협약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열매컴퍼니는 이밖에도 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SK증권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혁신적인 STO 플랫폼 서비스 개발을 위해 이지스자산운용, 블록체인 기술업체인 EQBR와 더불어 에이판다라는 핀테크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또한 신한투자증권은 STO와 관련한 민간 협의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공식 명칭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협의체 명칭은 'STO 얼라이언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STO 얼라이언스는 STO사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들을 회원사로 모집할 방침이다. STO 사업을 준비하는 증권사뿐만 아니라 선박·항공사 등 실물자산 기업, STO 관련 가상자산 사업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국내 양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사업을 검토 중이고 삼성증권도 STO 사업을 내부 검토 중이다.

유관기관들도 관련 관련 인프라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TF를 꾸려 연내 디지털 증권시장 출밤을 추진 중이며, 예탁결제원도 증권형 토큰의 발행·유통 플랫폼 구축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바 있는 부동산, 저작권, 대출채권 등의 경우 토큰화가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유통시장 운영이 허용되지 않았던 부동산, 선박금융 등 조각 투자 프로젝트들도 거래소가 개설할 예정인 디지털증권시장에 상장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이윤희기자 st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