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MBC본부 "보수정부 때 MBC 망가뜨린 사장 입후보자들 뻔뻔"

박서연 기자 2023. 2. 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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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 지원… 특정 정당 소속 정치인이 특정 후보자 지지 발언 비판
오는 7일 정기이사회에서 입후보자 대상 면접 평가 후 최종 3인 뽑아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향후 3년 공영방송 MBC를 이끌 사장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됐다. 총 13명이 입후보한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MBC를 망가뜨리는데 앞장섰던 자들과 '공정방송'에 대한 아무 철학 없이 기회주의적 행보를 보였던 자들이 MBC 사장이 되겠다고 뻔뻔하게 이름을 올린 모습에 실소를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지난 2일 MBC 관리·감독기관이자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023년 MBC 사장 후보자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MBC 전현직 인사 '13명'이 공모에 지원했다. 사장 공모 명단이 발표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최성혁)는 <정치권에 줄부터 대는 후보, 당장 그만두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보수 정부 때 MBC를 망가뜨린 사람들이 입후보한 것과 특정 정치인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MBC본부는 “여기에 더해 일부 후보자의 경우 온갖 정치 권력에 선을 대고 이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위중한 MBC의 현실에서 공영방송 MBC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앞장서야 할 차기 사장 자리를 정치 권력의 힘을 빌려 차지하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조합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국회의원 출신 한 인사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공연히 밝히고 다니고 있다. 또 다른 정치권 유명 인사 역시 특정 후보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정치인들이 아무런 이유나 계산 없이 온전히 그릇된 오지랖만으로 특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당장 오는 7일로 예정된 후보자 3배수 압축을 두고 특정, 후보가 정치권의 뒷배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일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은 자신의 유튜브채널에서 “박성제 사장은 훌륭한 분이다. 박 사장이 나가는 거에 대해 구성원들이 문제 제기하는 이유가 박성제는 3년 동안 열심히 했는데, 그러다 보니 다 노출이 되어있다는 것”이라며 “추정컨대 방문진이나 용산 측에서 박성제가 재임 선언한 거에 대해 박수를 보냈다고 하더라. 박성제가 또 됐으면 좋겠다는 거다. 박성제가 (또 사장이) 되면 되자마자 방통위원장 갈고 방문진 갈고 바로 압박하면서 개인적으로 비리 있다, 운영상 문제 있었다면서 끌어내린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정봉주TV 유튜브채널.

정봉주 교육연수원장은 이어 “구성원들이 (사장에 입후보한) 권아무개씨한테 지지를 보내는 이유가 완전 우리 편이지만 노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차버리기가 쉽지 않다. 내년까지는 일단 버틴다는 거다. 일단 방문진 임기가 내년까지다. 박 사장은 내년에 민주당 몫으로 국회 진출하면 되는 거고, 권씨에 대해서는 노출된 것도 없고 비리도 없어서 시간을 버는 거다. 우리도 동의하고 국민의힘도 동의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만들려고 노력하면 저쪽에서 함부로 쳐낼 수 없다. 그래서 권씨가 제일 적임자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방문진은 오는 7일 정기이사회에서 응모자 대상 면접 평가를 통해 정책토론회에 참여할 후보자 3인을 뽑는다. 이들은 오는 18일 시민평가단이 참여하는 정책발표회에 나서야 하고, 평가단은 최종후보자 2인을 이사회에 추천한다. 방문진 이사회는 오는 21일 면접을 실시해 투표로 신임 사장 내정자를 최종 결정한다.

MBC본부는 “말 그대로 구태 중의 구태이자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행태다. 그동안 방문진이 정치적 후견주의에 따라 은밀히 MBC 사장을 선임해 온 역사가 적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정치 권력에 기대려는 유혹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며 “특히 공영방송 MBC 사장을 맡기에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구성원들의 평가 또한 냉혹할수록 더욱 그릇된 유혹에 빠지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사장 자리에 오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고 했다.

방문진에도 경고했다. MBC본부는 “방문진에 분명히 경고한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뒷배를 이용하는 후보자들을 철저히 걸러내라. 이를 방관하거나 정치적 계산 하에 부당한 압박을 거스르지 않는 것은 MBC를 관리할 방문진 이사로서의 책임 방기다.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이 MBC 사장 선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평가단을 도입한다고 해놓고, 결국 정치적 입김에 따라 사장을 결정한다면 이는 자기모순이자 눈속임이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방문진이 발표한 사장 입후보자 명단은 △강재형 현 아나운서국 소속 국장 △권순표 현 MBC 뉴스룸 선임기자실 소속 국장급 △김석창 전 MBC 문화사업국장 △김원태 현 MBC 감사 △문호철 현 MBC 심의팀 소속 부장급 △박성제 현 MBC 사장 △안형준 현 MBC 메가MBC추진단 소속 부장급 △유재용 현 안동MBC 사장 △이윤재 전 MBC 아나운서국 부장급 △이은우 현 MBC 심의팀 소속 국장급 △이재명 현 MBC 송신팀 소속 부장급 △조창호 현 MBC 뉴스포맷분석파트 소속 부장급 △허태정 현 MBC 콘텐츠협력2팀 소속 국장급 등 모두 13명이다.

[관련 기사 : MBC 사장 공모 마감... 전현직 인사 13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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