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터졌다" 선장 외침 10분 뒤 전복…칠흑 바다서 부유물 타고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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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터졌다."
바닷물은 순식간에 급격히 차올랐고 이후 10여분 만에 24톤급 청보호는 거꾸로 뒤집혔다.
목적지까지 100마일(160㎞) 정도 남았을 때 "물이 터졌다"는 선장의 다급한 외침이 울려퍼졌다.
A씨는 "랜턴으로 주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 잠을 자던 선원들은 물이 터졌다는 선장의 외침에 갑판으로 올라왔다. 저를 포함해 구조된 2명은 선수에 있었고, 나머지는 선미에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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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순식간 차올라 전기 다 꺼져…"구명보트 작동 안했다"
(목포=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 "바닷물이 터졌다."
50대 선장의 다급한 외침이 울려퍼졌다. 바닷물은 순식간에 급격히 차올랐고 이후 10여분 만에 24톤급 청보호는 거꾸로 뒤집혔다.
기관실에서 깨어 있던 선원 3명과 선실에서 잠 자고 있던 일부 선원들이 갑판으로 나왔다. 선수에 있던 3명은 구조됐고 나머지는 실종됐다.
청보호에 탑승했다가 구조된 선원 A씨(48)는 5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청보호 전복 사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청보호는 전날 오후 11시19분쯤 전남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침수돼 전복됐다.
A씨에 따르면 청보호는 어구를 잔뜩 싣고 어청도 남쪽에서 항해를 시작해 추자도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목적지까지 100마일(160㎞) 정도 남았을 때 "물이 터졌다"는 선장의 다급한 외침이 울려퍼졌다.
A씨는 "바닷물이 차오른 상황을 인지했을 때는 달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배가 급격히 왼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주위는 불빛 하나 없이 칠흑 같은 어둠 상태였다. 바닷물이 차면서 배의 전기는 모두 나갔고 주 기계도 작동하지 않았다.
A씨는 "랜턴으로 주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 잠을 자던 선원들은 물이 터졌다는 선장의 외침에 갑판으로 올라왔다. 저를 포함해 구조된 2명은 선수에 있었고, 나머지는 선미에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선미에 있던 선원들에게 선수 쪽으로 올라오라고 했으나 오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일단 선수 쪽으로 오라고 했는데 배가 기운 데다 중간 통로가 합판과 각종 짐, 통발 등에 가로막혀 오지 못해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갑판 위로 올라가자 선장은 어딘가로 전화를 급박하게 걸고 있었다. A씨는 휴대전화로 구조 요청을 하면서 선박 위치를 알려줬다.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너무 빨라 바닷물을 막거나 빼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A씨는 "배가 전복할 때까지 10분밖에 안 걸렸다. 배가 좌측으로 기울어 최대한 파이프를 잡고 버텼다"며 "배가 뒤집어질 게 확실했다. 탈출하는 게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배가 뒤집어지면서 바다에 빠진 A씨는 헤엄을 쳐 주변에 떠다니던 부유물 3개를 모았다. 함께 바다에 있던 선원 2명도 이 부유물로 끌어올려 찬바다에서 버텼다.
A씨는 "물이 터졌다는 게 구멍이 나서 터진 건지, 해수 펌프가 터진 건지, 엔진 열을 식히는 물을 끌어다 쓰는 호수가 터진 건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며 "배에 설치된 구명뗏목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명뗏목은 배가 물에 2m 정도 잠기면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작동한다. A씨는 "구명뗏목이 작동하지 않은 건 아직까지 의문"이라고 했다.
사고 당시 해상 날씨는 초속 6m 정도의 바람과 0.5~1m 파도로 비교적 잔잔했다.
A씨는 "날씨는 괜찮았고 충돌 등 어떤 전조증상도 없었다"며 "배가 넘어지는 상황에서 구명조끼를 입을 겨를도 없었다"고 전했다.
A씨는 인근을 지나던 민간어선인 광양프론티어호에 의해 구조됐다. 광양프론티어호는 목포 광역 해상교통관제센터로부터 '선박이 전복돼 도움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고 7㎞쯤 떨어진 사고 해역으로 뱃머리를 돌려 A씨 등을 구조했다.
A씨는 "선미에 있던 선원들이 선수 쪽으로 조금만 빨리 이동했으면 생존자가 더 많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나머지 승선원이 빨리 구조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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