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베여도 연고 바르던 딸" 이태원 참사 100일 전북서도 '합동 추모'

이지선 기자 2023. 2. 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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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우리 딸 마지막 순간의 진실을 꼭 밝혀내고 갈 수 있도록 응원해줘."

'10·29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맞은 5일 참사 유가족 황명자씨가 사람들 앞에서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는 이날 오후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에 마련된 전주합동분향소 앞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특별법을 통해 독립적인 진상 조사 기구를 설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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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맞아 약밥, 오색나물 상에 올라
진실 규명 통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해야
10.29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맞은 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광장에 마련된 전주합동분향소 앞에서 유가족들이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한 유가족이 딸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고 있는 모습.2023.2.5/뉴스1 이지선기자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엄마가 우리 딸 마지막 순간의 진실을 꼭 밝혀내고 갈 수 있도록 응원해줘."

'10·29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맞은 5일 참사 유가족 황명자씨가 사람들 앞에서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울먹이는 목소리만큼이나 마이크를 쥔 손은 떨렸고, 애써 참으려던 눈물은 결국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황명자씨는 그리운 딸을 생각하며 밤새 써내려간 편지에 "아직은 너무 꿈 같고 진짜 너무 긴 영화를 보는 느낌인데 이상하게 영화가 안끝난다"며 "이제 어렵지만 이게 현실이라는 걸 알 시기가 된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종이에만 베여도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이던 딸을 떠올리며 "네가 감당할 수 있었던 아픔이었는지 궁금하다"며 "네가 아무 고통 없이 마지막을 맞이했길 빌고 있다"고 전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는 이날 오후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에 마련된 전주합동분향소 앞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특별법을 통해 독립적인 진상 조사 기구를 설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합동분향소 상 위에는 캔맥주와 치킨, 과일, 오색나물, 약밥 등이 올려져 있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유가족들이 아들, 딸들이 평소 좋아하던 음식을 준비한 것이었다. 영정 속 환히 웃는 자녀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유가족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공유하고,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위로의 마음을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때와 달리 이번 참사는 전국에 희생자들이 분포돼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전북에 자체적으로 확인한 것 만해도 피해 가족이 10가정 이상 있지만,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희생자 명단 조차 구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10.29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인 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광장에 마련된 전주합동분향소 상 위에 정월대보름을 음식인 약밥과 나물 등이 올라와 있다.2023.2.5/뉴스1 이지선기자

그러면서 지금 운영되고 있는 분향소가 유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장 문성철씨는 "분향소를 운영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추모 공간 자체에 큰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그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하던 유가족들이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범기 전주시장이 참사 직후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린 것을 떠올리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시장님이 저희 마음을 알고 오셨다고 이야기 했고, 그 자리에서 안전과 인권에 대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전주에서 나고 자라 학교를 다닌 아이들을 추모하는 공간인만큼 강제적 철거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전북지역 시민단체는 앞으로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6시34분 추모제를 열고 추모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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