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분단 상관없이 흐르는 임진강처럼...경계없는 자연을 상기하라
다보스포럼서 환경운동 주목
세계적 건축가·작가 마야 린
페이스갤러리 서울 개인전
미국 오하이오주 시골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부터 물에 매료됐다는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겸 작가 마야 린(64)이 한남동 페이스갤러리 서울에서 개인전 ‘마야 린: 자연은 경계를 모른다’를 열고 있다. 국내 첫 개인전에 맞춰 처음 방한한 그는 신작 ‘Pin Gang-Imjin and Han’(2022)와 ‘Marble Han River Dam’(2022)을 선보였다. 전자는 하얀 판에 핀으로, 후자는 재활용한 구슬로 충주호 주변 물줄기를 되살려낸 입체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이 그은 정치적 경계선과 상관없이 물은 흐르고 자연은 살아있다”며 “인공위성 이미지를 기본으로 하되, 남북 분단 이전 옛날 지도도 참조하며 만들었다”고 전했다. DMZ(비무장지대)가 오랫동안 인간의 접촉이 없어 생물보존지로 남게 된 점도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기체, 액체, 고체로 형태를 바꾸는 물의 조각적 특성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시각화해온 경험을 새로운 연작에도 살려냈다. 4대 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강을 재활용 은으로 벽에 구현한 조각 ’Silver Tigris & Euphrates Watershed’(2022)는 우아하다. 이와 비슷한 작품 ‘Where the Land Meets the Sea’(2008)가 캘리포니아과학아카데미 천정에 걸려있다.
반전운동과 여성과 원주민의 권리 등 미국의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는 기념비 작업에 특화한 그는 “이 프로젝트야 말로 나의 마지막 기념비 작업이 될 것”이라며 “다른 수익을 모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가는 “건축과 미술, 기념비는 일종의 삼각대처럼 내 인생의 핵심 축”이라며 “건축이 소설, 미술이 시와 같다면, 기념비 작업은 둘의 혼합(hybrid)이다. 기능성도 있지만 상징과 개념에 관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마야 린의 40년 대표작 위주로 담기에는 좁은 전시장 탓에 작품들이 건축물 미니어처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쉽다.
전시는 3월 1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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