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발견하고 인류를 발전시킨 ‘발견자들’의 이야기 눈길[화제의 책]

엄민용 기자 2023. 2. 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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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당연한 얘기이지만,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것들임에도 과거의 시대에서는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일들이 있었다. 지구가 둥글다거나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도 한때는 상상조차 못한 지식이었다.

이러한 지식들은 당시의 관습과 상식을 깨트리고 새로운 길을 열어간 ‘발견자’들에 의해 하나하나 쌓여 갔고, 그들은 인간의 지식을 발달시키며 현재 우리가 서 있는 곳까지 세계를 이끌어 왔다. 그 과정은 지금도 진행 중으로, 역사 속의 발견자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늘 신선한 자극을 준다. ‘발견자들’(대니얼 J. 부어스틴 지음 / 이경희 옮김 / EBS BOOKS)을 읽는 즐거움이 있여기에 있다.

저자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연대순으로 위대한 발견자들을 3권에 걸쳐 15부로 나눠 들려 준다. 각 권 뒤쪽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방대한 책들을 소개한다. 이 부분에서 저자가 인류 역사의 위대한 발견자들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세심하게 관찰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발견자들의 영역은 아주 다양하다.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야에서 발견자들은 저마다의 의지를 보여준다. 그것이 읽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발견자들1



이 책 1권은 최초의 위대한 발견인 경험의 조망, 즉 ‘시간’의 발견자들과 지구를 발견하게 되는 중요한 경로인 바다의 발견자들을 다루는 ‘지구와 바다’로 구성돼 있다.

인류는 해와 달과 주일, 날과 시간, 분과 초로 나누고서야 자연의 단조로운 주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림자의 이동이나 잎이 피고 지는 일이 시계의 일정한 똑딱거림으로 바뀌었고, 이는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데 유용한 척도가 됐다.

그리고 인류는 이 지구를 발견하기 위해 먼 옛날의 희망과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야 하고 경험에 뛰어들 출입구를 열어야 했다. 그러면서 미지의 바다와 대륙 그리고 광활한 우주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서양은 한 걸음 앞서 있었고, 그 결과 역사의 대부분 동안에 서양은 발견자인 반면 동양은 발견된 자였다.

서양에서 지구의 반대편을 향한 최초의 도달은 부지런하고 외로웠던 육지 여행자들에 의해 이뤄졌다. 그러나 지구 전체를 향한 탐험은 바닷길을 열려는 조직 공동체들이 주도했고, 바다는 위대한 일들을 만나는 주요 경로가 됐다.

발견자들2



2권에서는 자연을 탐구한 발견자들을 만날 수 있다. 과거 행성의 운동이나 식물과 동물 등 자연의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 통념부터 깨뜨려야 했다. 그렇게 과학은 일상의 경험을 입증하면서가 아니라 역설을 파악하고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하면서 진보했다. 특히 망원경이나 현미경 같은 새로운 기구들은 혼란스러운 새로운 관점을 안겨 주었다.

그 과정에서 과학 집단(학구적 언어가 아니라 비전문적 언어를 사용하는 지식 공동체)에서는 일반인들이 전문가에게 도전할 수 있고, 또 전문가들은 서로에게 도전할 수 있었다. 자연스레 대중이 목격자이자 후원자가 됐다.

그중 자연은 중요한 후원 대상이었다. 자연은 그 자체로 역사이자 새로움이 가득 담긴 보물창고 같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주 먼 옛날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생명체들의 흔적이 발견되고, 여기에 자극을 받아 발견되지 않은 종을 찾으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그리고 자연의 신비를 풀어 줄 실마리들이 하나둘 발견됐다.

발견자들3



이 책 3권에서는 우리 사회의 발견자들에 대해 소개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역사는 탐험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었다. 과거의 메시지는 처음엔 기억을 통해, 그다음은 기록을 통해, 마지막으로 책을 통해 급격하게 전해졌다. 지구의 예상치 못한 유적의 보물은 선사시대까지 다다랐다.

아울러 새로운 세계의 육지와 바다, 먼 대륙의 자원,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 등이 진보와 새로움의 전망을 열어 주었다.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일상을 담은 사회는 새로운 발견과 변화의 풍경이 됐다.

이처럼 저자는 수많은 발견자들을 소개한다. 하지만 더 많은 위대한 발견들이 아직 채워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인간 지식의 환상’에 갇혀서 말이다. 저자가 들려주려는 진짜 이야기는 이것인지도 모른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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